서울시 회계 검증 변화, 독점에서 경쟁으로
서울시의 회계 검증 방식이 변화하면서 그간 회계법인 독점 구조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기존의 회계 감사 중심 구조에서 사업비 결산서 검사 방식으로 확대되면서 세무사 등 다양한 전문가가 검증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세무사회 임채철 법제이사는 최근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독점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이제는 회계사뿐 아니라 세무사도 검증에 참여할 수 있다"며 "이는 단순한 절차 변경이 아니라 회계 검증 시장에 경쟁을 도입하는 중요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는 "검증 시장의 문턱을 낮추면 더 많은 전문가가 참여하게 돼 검증의 질은 높아지고 비용은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회계 감사가 투명성을 보장하는 방식이며 결산서 검사는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임 이사는 "회계 감사가 곧 투명성이라는 인식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주장"이라며 "오히려 회계 감사가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사례도 적지 않고 예산 집행의 실질적인 흐름을 검토하는 데는 결산서 검사가 더 유효하다는 평가도 많다"고 말했다.
세무사가 검증에 참여하는 것이 투명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직역 간 경쟁을 의식한 시각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사업비 결산서 검사는 단순한 숫자 확인이 아닌 집행 내역 전반을 점검하는 과정인 만큼 충분한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세무사회 임채철 법제이사. 노컷TV 캡처
서울시의회가 이번 회계 검증 방식 변화의 의미를 제대로 살펴야 한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임 이사는 "과거 특정 회계법인이 다년간 감사 업무를 독점해왔고 입찰 구조도 제한적이었다"며 "이제 다양한 회계·세무법인이 참여하면서 자연스러운 경쟁이 생기고 시민의 세금도 보다 효율적으로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회계 감사가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발상은 시대착오적"이라며 "국고보조금 관련 감사에서도 실제 문제를 회피하기 위한 형식적 보고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결산서 검사와 같은 실질적 검증이 병행돼야 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강화된다는 주장이다.
임 이사는 끝으로 "지금은 특정 직역의 독점을 유지할 시점이 아니라 다양한 전문가가 참여하는 검증 체계를 통해 공공 감시의 실효성을 높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