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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원근재 목사 "성도는 가족, 신장 기증 망설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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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인터뷰_사람꽃

    ■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5년 4월 12일 (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벧엘감리교회 원근재 목사
    삶이 아름다운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인터뷰 사람꽃. 오늘은 벧엘감리교회 원근재 목사를 제주CBS 김영미PD가 만나봅니다.

    <로드인터뷰_사람꽃>벧엘감리교회 원근재 목사
    성도에게 신장 기증, 건강하게 회복 중
    신장 기증 진행 과정에 하나님의 섭리 깨달아
    부족하지만 아낌없는 사랑을 주는 성도들에게 감사

    원근재 목사. 본인 제공원근재 목사. 본인 제공
    ◆김영미> 성도에게 신장을 기증한 일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신장 기증한 지 얼마나 됐습니까.

    ◇원근재> 올해 1월 24일에 수술했습니다. 하지만 신장을 기증하기까지의 과정은 1년 가까이 걸렸습니다. 제게 신장을 이식받은 권사님은 2023년 겨울부터 몸이 아파 왔는데요. 한번 기증을 받았던 분이라 건강에 대한 걱정이 컸던 상황이었습니다. 같이 권사님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던 중에 하나님께서 제게 신장 이식의 마음을 주셔서 지난해 3월부터 준비해 왔습니다.

     ◆김영미> 현재 몸 상태는 어떻습니까.

    ◇원근재> 너무 감사하게도 저와 권사님 모두 건강하게 잘 회복되고 있습니다. 모두의 기도 덕분입니다.

    ◆김영미> 신장 이식을 결정하기까지 쉽지 않았을 거란 생각도 듭니다.

    ◇원근재>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이 제 마음에 주신 생각이었기 때문에 하나님의 뜻이라면 모든 과정을 하나님께서 순조롭게 인도하실 거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식받는 권사님께 일단 검사를 받아보자고 했는데요. 가족이 아니라 타인이기 때문에 안 맞을 확률이 높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다행히도 혈액검사부터 한 번에 통과가 됐어요. 이후에 2차 3차, 그리고 4차 정신 건강 검사까지 모두 막힘없이 통과되면서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참 감사한 건, 제가 잘 안 맞으면 본인도 검사를 받아보겠다고 할 만큼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고 기도를 해 줬고요. 부모님과 형제들도 그간의 과정을 설명하니까 검사에서 맞으면 하나님의 뜻이 아니겠냐고 위로를 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크게 염려되거나 두려운 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김영미> 신장 기증을 통해 느낀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원근재> 일단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할 때 그 마음이 참 평안하다는 걸 느꼈고요. 그리고 인간적으로 생각해 보면 참 힘들고 어려운 과정인데, 그때마다 항상 기도의 동역자와 사역에 필요한 분들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 수술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건 하나님의 섭리와 준비하심, 그리고 하나님의 시간표는 정확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2016년에 벧엘교회를 개척하고 1년간 교회에서 철야 기도를 했는데요. 그때 몸에 조금 무리가 갔던 것 같아요. 그래서 2017년도 신년 주일날 가슴이 너무 아파 병원에 갔더니 협심증이라고 하더라고요.

    다행히 초기에 발견돼서 약물로만 관리해도 되는 정도였는데요. 그렇게 관리를 하다 보니까 이번 신장 기증을 위해 실시한 검사에서 모두 정상 판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것조차도 하나님이 이 때를 위해서 그렇게 준비하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하나님의 섭리에 순종했을 때 모든 것이 평안하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김영미> 신장을 기증받은 권사님은 목사님에 대한 감사함이 너무 클 것 같습니다.  

    ◇원근재> 권사님은 수술 이전부터 첫 열매 신앙생활을 해 오셨습니다. '꼬신 김밥'이라는 사업체를 운영 중인데, 하루의 첫 번째 손님이 오시면 늘 그 판매 금액을 따로 빼서 한 달 동안 모아 저를 위해 주십니다.
     
    이 첫 열매는 제사장 거라고 하시면서 제게 주시는데요. 금액을 떠나서 그렇게 신실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분이라 하나님께서 예쁘게 보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제게도 그런 마음을 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그전부터 이미 교회와 목회자를 위해서 헌신적으로 섬기시는 분이었는데요. 지금도 똑같이 너무나 잘해 주시고 기도의 동역자, 사회의 동역자로서 든든하게 옆에 계십니다. 참 감사합니다.

    ◆김영미> 성도님들의 마음이 큰 교회네요.

    ◇원근재> 너무나 귀한 분들이 너무나 평범하고 부족한 사람에게 와서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다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정말 품을 수 없고 감당할 수 없이 큰 분들이 저를 잘 봐주셔서 이렇게 행복하게 목회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원근재 목사. 원승윤 권사 . 원근재 목사 제공왼쪽부터 원근재 목사. 원승윤 권사 . 원근재 목사 제공
    ◆김영미> 벧엘감리교회를 개척한 게 2016년인데, 제주에서의 목회 힘들지는 않습니까.  

    ◇원근재> 저는 2012년도에 제주에 내려왔고요. 기적의교회에서 부교역자 생활을 4년 하다가 지방 목사님들의 추천과 권면으로 개척을 했습니다. 저희 가족은 제주를 무척 좋아합니다. 사실 기적의교회를 사임하고 육지로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요. 전혀 그럴 애가 아닌데, 중학생인 큰 애가 제주가 좋다고, 아빠만 가면 안 되냐고 일주일 간 울면서 떼를 쓰더라고요.

    저도 사실 제주에서 지내면서 제주분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껴서 제주가 자연만 아름다운 게 아니라 사람도 아름답고 귀하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제주에 남아서 이기풍 선교사님이 하셨던 '느영 나영 예수 안에서 사랑하며 살자'는 표어처럼 그렇게 목회하면서 살고 싶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힘들었지만 떠나고 싶은 마음은 없어서 계속 있게 됐습니다.

    ◆김영미> 이제 도련에서 봉개로 교회를 이전하게 되는데요. 예배당이 완공되기 전에 미리 가서 예배를 드리게 된다면서요.

    ◇원근재> 이곳 상가 계약이 4월 말이면 끝납니다. 그리고 계획대로 된다면 기본적인 골조는 올라가 있게 될 겁니다. 우리 믿음의 부모님 세대가 교회 건축할 때 벽돌을 한 장 한 장 쌓았던 것처럼 그 마음으로 그곳에서 같이 새벽 기도도 드리고 주일 재단도 쌓으면서 지낼 예정입니다. 저는 교회는 돈으로 짓는 게 아니라 성도님들의 기도와 눈물, 땀과 헌신으로 세워진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완공되기 전에라도 가서 예배하고 기도드리고자 합니다.  

    ◆김영미> 건축과 관련한 기도 제목 있습니까.

    ◇원근재> 저희가 20여 명 모이는 작은 교회라서 5억 정도의 건물을 짓는 건 사실 버겁더라고요. 은행권 대출도 쉽지 않고요. 하지만 감사하게도 저희가 예상한 건축비의 20퍼센트 정도는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채워졌는데요. 나머지 부분은 건축하는 과정에서 채워질 수 있다면 감사하겠습니다. 도움을 주는 분들이 계시길 소망합니다. 그렇게 지어진 교회가 누구나, 언제든지 와서 기도하고 예배하면서 성도의 교제와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도 성도님들과 '우리가 비록 어렵지만 작은 것이라도 나누고 섬기는 교회가 되자'라는 말씀을 나누면서 '쉼 그리고 회복'이라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봄과 가을에 육지에 계신 목사님, 선교사님, 그리고 평신도 가정들을 제주에 모셔서 지치고 상한 몸과 마음이 회복을 얻고 다시 사역지로 돌아가실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한 가정 모시는 게 150만 원 정도 들어가는데요. 저희 형편에는 부담되는 금액이지만 이렇게 나누는 일에 성도님들이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새 성전으로 옮겨서 공간이 확보되면 섬기는 사역, 나누는 사역을 더 잘 해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김영미> 목회자에 대한 꿈은 언제 시작됐습니까.

    ◇원근재> 저는 어렸을 때부터 또래 친구들처럼 연예인을 쫓아다닌 게 아니고 강단에 서신 목사님들이 너무 멋있어서 어린 마음에 나도 저런 목사님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렇게 청소년 시기가 지나고 군대를 막 제대했을 때 저희 집이 어려워졌습니다.
     
    집이 부도가 나고 정말 밑바닥까지 내려가면서 이렇게 가족이 어려운데 나만 목회자의 길을 걸어가는 게 맞는지, 공부를 하는 게 맞는지 열흘간 금식하며 기도를 했습니다. 근데, 기도가 딱 끝났을 때 하나님께서 너무나 감사하게 등록금과 학업을 유지할 수 있는 장학금을 주셨어요. 그 이후로도 포기하고 싶을 때면 항상 돕는 분들을 보내주셔서 저를 더 단단하게 목회자의 길로 세워가셨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과정 가운데 힘들고 어려운 부분은 분명히 있습니다. 목회를 한다고 하면, 아는 분들이 교인이 얼마나 모이고 얼마나 성장했냐고 물어보시잖아요. 저희도 교회를 개척하고 50명까지도 모였지만 직장과 학업 때문에 육지로 가고, 서귀포로 이사 가셔서 성도수가 줄어들고 정체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너무 자격이 없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기도 중에 제 마음을 만져주셔서 모두가 다 대형교회가 될 수 있는 건 아니고, 내가 있는 위치에서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갖고 교인분들과 행복하게 신앙생활 할 수 있다면 그게 내가 할 일이구나 하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늘 행복하다는 말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저는 이 개척교회를 하면서 붕어빵 아르바이트도 해 보고 신장 기증을 받으셨던 그 권사님과 같이 김밥집 운영도 해 봤습니다. 몸은 힘들고 고단했지만 마음이 항상 기쁘고 감사해서 즐겁게 사역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 행복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김영미> 제주에 품고 있는 소망도 말씀해주세요.

    ◇원근재> 벧엘이라는 이름처럼 이 교회에 누구나 언제든지 와서 기도하고 신앙의 이야기와 사랑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 하나는 이기풍 선교사님의 선교 모토였던 느영나영 예수 안에서 정말 사랑하며 살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성도님들과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같이 해가면서 행복한 교회, 행복한 신앙생활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제주가 우상이 가득한 곳이 아니라 주의 사랑으로 가득한, 선교의 전진기지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 일에 저희 교회가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소망합니다.  

    ◆김영미> 성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원근재> 늘 감사한 마음밖에 없는 것 같아요. 지극히 평범한 저에게 너무 큰 사랑을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성도님들의 신앙 성장을 위해서 내가 먼저 헌신한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는데요. 지금처럼 서로 감사하면서,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천국 같은 교회를 함께 만들어가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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