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연합뉴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지난 15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주중 연전 첫 날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한 경기 3삼진을 당하며 안타 없이 침묵했다. 직전 뉴욕 양키스와 시리즈 3경기에서 홈런 3개를 터뜨렸던 상승세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 듯 보였다.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이정후는 무안타 침묵 이후에 2경기 연속으로 멀티 히트를 작성하며 여전히 뜨거운 타격 감각을 자랑했다.
이정후는 17일(한국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원정 경기에 3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 4타수 2안타 2득점 2타점을 기록하며 샌프란시스코의 11-4 승리에 기여했다.
전날 경기에서 2루타 1개를 포함해 2안타 1득점 1타점을 기록하며 무안타 침묵 이후 곧바로 반등한 이정후는 이틀 연속이자 올 시즌 7호 멀티 히트를 작성했다.
또 이정후는 시즌 10번째 2루타를 때려 이 부문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시즌 타율은 0.343으로 상승했고 출루율은 0.400, 장타율은 0.657이 됐다. 올 시즌 홈런이 3개밖에 되지 않지만 OPS(출루율+장타율) 순위에서도 리그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출발부터 산뜻했다. 이정후는 1회초 1사 2루 득점권 기회에서 필라델피아의 에이스 애런 놀라를 상대로 깨끗한 우전 1타점 적시타를 쳤다. 이후 윌머 플로레스의 밀어내기 볼넷 때 홈을 밟아 득점도 추가했다. 샌프란시스코는 1회에만 4점을 뽑았다.
필라델피아는 제구력 난조로 흔들린 샌프란시스코 선발 로비 레이를 공략해 경기 중반 4-4 동점을 만들었다. 필라델피아의 간판 브라이스 하퍼가 4회말 동점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샌프란시스코는 5회초 공격에서 곧바로 반격했다. 이정후가 선봉을 맡았다.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놀라가 던진 몸쪽 커터를 시원하게 잡아당겨 1루수 키를 넘겼다. 그리 깊은 타구는 아니었지만 이정후는 전력질주를 통해 2루에 안착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 이런 방식으로 수많은 2루타를 생산해왔다.
4번 타자 맷 채프먼은 중전 안타를 때려 이정후를 3루까지 보냈다. 이때 필라델피아 내야진이 연계 과정에서 실책을 범했고 이정후는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샌프란시스코는 6회초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2번 타자 윌리 아마데스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점수를 뽑았고 계속된 만루 상황에서 이정후는 외야 플라이를 날려 1타점을 추가했다.
7-4로 스코어를 벌린 샌프란시스코는 7회초 플로레스의 적시타, 타일러 피츠제럴드와 마이크 여스트렘스키의 연속 적시 2루타에 힘입어 4점을 추가해 승기를 굳혔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13승 5패를 기록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15승 4패)에 1.5경기 차 뒤진 지구 2위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