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신축이 결정된 부지를 오가는 진입로. 김혜민 기자관광객이 많이 찾는 부산 해운대 미포 정거장 인근에 상가 신축 허가가 나자 혼잡을 우려한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과 건축주 간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구청 대응에도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평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블루라인파크 미포 정거장 앞. 이곳 명물인 '해운대 해변열차'를 타러 온 관광객이 분주히 오가는 옆으로 각종 자재가 쌓여 있었다. 담벼락에는 '공사 결사반대' 등 문구가 적힌 빨간 현수막이 여기저기 내걸려 어수선했다.
현수막에 적힌 '공사'는 지상 3층 규모 상가 신축을 말한다. 해운대구는 지난해 9월 미포 정거장 인근 부지에 지상 3층 규모 상가 신축을 허가했다. 그러자 일대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현재까지 착공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신축 건물 부지로 이어진 도로 폭이 최대 3m에 불과해 공사를 이대로 진행하면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고 호소하고 있다.
주민 A씨는 "골목이 차량 한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라며 "막다른 길에 건물을 새로 지으려면 건축법상 도로 폭을 최소 6m 확보해야 하는 것으로 아는데,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데도 구청이 신축 허가를 내줬다"고 주장했다.
반면 건축주는 규정상 문제가 없어 허가가 났고, 공사 차량으로 인한 불편은 일시적일 뿐이라고 반박한다.
건축주인 B 문화재단 관계자는 "추후 건물이 들어서면 골목을 오가는 차량은 몇 대 안 될 것"이라며 "상가를 4층까지 지을 수 있지만 주민 일조권 등을 고려해 3층으로 낮춰 허가받기도 했는데, 일부 주민들이 지나친 보상을 요구해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 블루라인파크 미포 정거장 앞 공터에 공사 반대 현수막이 내걸린 모습. 김혜민 기자 양측 갈등은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다. 건축주가 공사를 위한 지반 조사를 진행하자, 일부 주민은 차량으로 골목을 막거나 펜스를 세우는 등 물리적 대응에 나섰다. 이에 건축주 측은 주민들에게 '공사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가 이뤄질 수 있다'며 내용증명을 보낸 뒤 법원에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건축 허가를 내준 해운대구청은 주민과 건축주를 불러 민원 대책 회의를 열고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건축법 관련 해석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해 국토교통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부산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구청은 건축법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해석해 허가를 냈지만, 주민들이 법 위반을 주장해 국토부 최종 답변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운대구의회는 해운대구의 한발 늦은 대응으로 인해 갈등이 더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부산 해운대구의회 심윤정 의원은 "처음부터 논란 소지가 있는 사안이면 허가를 내기 전에 구청에서 상급 기관에 질의하거나 주민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했어야 한다. 이제 와서 국토부 판단을 기다리는 건 행정 신뢰를 떨어트리는 행태"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