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광양시 골약 주민센터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 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보라색 손수건과 장미를 흔들며 연대의 의미를 나누고 있다. 박사라 기자 117년 전, 여성들은 '빵과 장미'를 들고 거리로 나섰다. 생존을 위한 빵과 존엄을 위한 장미를 외치며, 더 나은 세상을 향해 용기 낸 그들의 외침은 100년이 넘는 세월을 지나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여성을 향한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는,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전남 광양에서도 열렸다.
세계 여성의 날 광양추진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8일 오전 10시 30분, 광양시 골약동사무소에서 열렸다. '더 빠르게 행동하라!'라는 올해 세계 여성의 날 구호 아래, 지역 여성 100여 명이 함께했다.
행사는 김양임 광양 YWCA 전 회장의 세계 여성의 날의 의미를 되새기는 강연으로 시작됐다. 이후 2030 여성 청년, 여성 농민, 다문화 가정 여성들이 무대에 올라 각자의 삶 속에서 겪은 어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사회에 바라는 변화를 이야기했다.
한 청년 여성은 "여성의 권리가 많이 향상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고정관념과 차별적인 시선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시대에 뒤떨어진 인식과 편견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 여성 농민은 "농민수당이 한 가구당 한 명에게만 지급되다 보니, 여성 농민들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다문화 가정 여성은 낯선 땅에서 겪는 편견과 어려움을 전하며, 다문화 가족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더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는 참석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어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공연과 '불평등을 깨뜨리자'는 의미를 담은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이날 사회를 맡은 유현주 3.8 광양모임 대표는 "여성의 지위가 많이 향상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성 불평등이 존재한다"며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여성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고, 같은 고민을 가진 이들이 함께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가부장적인 사회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성차별적인 문화와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하고, 특히 육아와 돌봄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 뉴욕에서 1만 5천여 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생존권과 참정권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던 것에서 시작됐다.
이날 광양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도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순천에서도 오후 4시부터 연향동 일대에서 여성의 권리를 되새기는 집회가 열려, 여성들의 연대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들은 3.8여성 1만인 선언 퍼포먼스를 통해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을 향해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