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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오퍼상이 매출 2천억 원대 수출 기업된 사연

23년 전 전력 제품 수입으로 시작한 ㈜근우, IMF 위기 넘어 매출 2400억 수출 기업으로 우뚝

㈜근우 김재진 대표가 생산 현장을 설명하고 있다. 메인비즈협회 제공㈜근우 김재진 대표가 생산 현장을 설명하고 있다. 메인비즈협회 제공
수입 '오퍼상'이 20여 년 만에 수출 기업으로 거듭났다. 그 주인공은 수배전반 등 전력 장비 제조·시공업체인 ㈜근우다. 근우는 1992년 설립돼 23년을 이어 오고 있다.
 
"처음 설립 때 이름은 '근우실업'이었습니다. 당시 회사 이름에 '실업'이니 '통상'이니 하는 단어가 붙으면 대체로 '오퍼상'이었죠. 근우 역시 전력 제품 수입을 주로 하는 오퍼상 개념으로 출발했죠"
근우 김재진 대표가 회사 이력을 계속 설명했다. "2인 창업 기업이었는데 1995년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면서 회사가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기는 송전 과정에서 손실을 줄이기 위해 15만 4천 킬로 볼트 이상의 초고압으로 승압한다. 반도체 공장 등 대규모 공장에서는 이를 직접 받아 자체 변전소에서 전압을 낮춰 각 공장으로 나눠주는데, 이때 필요한 장비가 '수배전반' 등이다.

"직원 자녀들도 다닐 수 있는 회사 만들겠다"…사람에 집중 투자

기흥 반도체 공장 건으로 초기 사업에 탄력이 붙던 근우였지만 1997년 'IMF 외환위기'를 직격으로 맞았다. 80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이 갑자기 700원대로 치솟으니, 사업이 기로에 섰다. 그나마 삼성 쪽에서 환차손의 절반을 보전해 주고 협력업체에서도 십시일반 도와준 덕에 버틸 수 있었다.
 
IMF 위기를 어렵게 이겨낸 근우의 지난해 매출은 2400억 원으로 성장했다.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다. 김 대표는 "제품의 질을 높이려면 직원이 유능해야 한다"며 "회사가 투자하지 않으면 유능한 직원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다 보니 회사 경영 부서의 반대를 맞기도 했다.
 
"전기 업종은 대체로 규모가 영세한데, 저희 회사가 몇 년 전부터 직원 자녀 학자금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경영 부서에서 비용 부담을 이유로 상당히 반대를 했었죠"
 
학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구내식당 운영, 식사비 지급 등을 놓고도 경영 부서 반대에 부딪혔지만, 김 대표는 '직원 자녀들도 다닐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사람에 대한 투자를 관철했다.

2030년 매출 5천억 목표…"국내 시장 한계, 외국 진출 적극 추진"

기업 성장의 두 번째 비결은 '소비자 직영업' 방식이다. 전기 설비 업종은 보통 시공사를 상대로 영업을 하는데, 근우는 시공사가 아닌 건축주를 직접 상대한다. 성과를 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영업이익률이 높고 설계 단계에서부터 관여할 수 있기 때문에 시공 만족도가 높다. 근우의 영업이익률은 10%를 넘어선다.
 
근우는 2030년 매출 5천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보다 두 배가량 성장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 시장은 최저가 입찰제라서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선진국 제품과 겨뤄야 하는데 우리 제품은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들어 대규모 IT센터가 증가하는 등 시장 여건도 긍정적이어서 수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근우는 최근 미국 법인을 세운 데 이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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