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공사장에서 불이 나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부산경찰청 제공부산 반얀트리 리조트 공사장에서 불이 나 작업자 6명이 숨진 가운데 경찰이 현장에서 화재 안전기준이 지켜졌는지 등 업체 측 과실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1층에 있던 작업자들이 대피하지 못하고 숨지면서, 대피유도등 작동과 화재감시자 배치 등이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화재가 발생한 기장군 반얀트리 신축 현장에서 숨진 작업자 6명이 발견된 곳은 모두 1층이다.
1층 배관 관리 공간인 PT룸(Plumbing terminal room) 주변에서 불이 난 뒤 가연성 자재 등에서 나온 검은 연기가 빠르게 퍼지면서 대피가 어려웠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소방당국도 자재들이 내부 바닥에 쌓여있는 탓에 방향을 잃어, 작업자들의 대피가 오래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화재 발생 시 고층보다 비교적 탈출하기 쉬운 1층에서 6명이 숨지면서, 일각에선 대피를 도와줄 유도등이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도등은 화재나 정전과 같은 비상 상황에서 탈출 경로를 명확히 보여주기 위해 설치되는 조명 장치로, 인명 구조와 대피에 핵심 역할을 한다.
14일 오전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현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지고 27명이 다쳤다. 불이 난 B동 1층.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소방법에 따라 준공된 의무 대상 건물은 운영 여부와 관계없이 대피구 유도등과 통로 유도등이 작동해야 한다는 게 소방당국 측 설명이다.
아파트와 호텔 등 주거·숙박 시설뿐 아니라 영화관, 공연장과 같은 다중 이용시설, 교육시설, 업무 및 상업용 건물 등이 유도등 설치 의무 대상이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준공된 상태이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대피구와 통로 유도등 등이 점등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당시 실제로 켜져 있었는지 등은 앞으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당시 현장에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하는 화재감시자의 존재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용접·용단 작업 11m 이내 건물 구조나 내부에 가연성 물질이 있으면 초기 진화와 대피를 도와줄 화재감시자 배치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당시 현장에서는 초기 진화를 하거나 작업자들을 대피시킨 화재감시자가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경찰청 전담수사팀은 현장 내 화재감시자 배치 여부와 대피 유도등과 같은 안전조치 설치 여부 등을 확인하는 등 업체 과실이 있는지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부산경찰청 전담수사팀 관계자는 "현장에 화재감시자가 있었는지, 대피 유도등이 켜져 있었는지 등 원청과 하청에 모두 확인을 하고 있다"며 "또 화재감시자나 유도등이 의무 사항인지 등 안전 규정을 종합해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