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다시 구속됐다. 김 전 부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측근이다.
서울고법 형사합의13부(백강진 부장판사)는 6일 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원장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5년과 벌금 7천만원, 추징금 6700만원을 선고했다.
김 전 부원장은 항소심 과정에서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이날 다시 법정구속됐다. 불법 자금을 건넨 혐의를 받는 대장동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에게는 징역 8개월이 선고됐다. 김씨와 공모해 남씨로부터 대선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대장동 일당과 연관된 활동을 했던 정민용 변호사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항소심 재판에서는 '구글 타임라인' 기록이 쟁점이 됐다. 구글 타임라인은 스마트폰의 위치정보시스템(GPS) 등을 통해 실시간 위치기록을 온라인에 저장하는 서비스다. 재판부는 감정인을 채택해 감정 절차를 밟기도 했다.
김 전 부원장은 구글 타임라인을 근거로 검찰이 1차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일시 및 장소로 지목한 2021년 5월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유원홀딩스 사무실에 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치자금 명목으로 1억원을 받았다는 혐의 자체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구글 타임라인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디지털 증거는 증거능력이 인정되면 그 내용도 진정한 것으로 인정되지만, 무결성과 정확성이 있지 않으면 증명력이 매우 낮고, 결국 증거로서의 가치가 낮다면 탄핵 증거로서의 가치 역시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테스트 데이터가 한 개밖에 없었다"며 "감정 결과 신뢰성이 상당히 낮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항소심에서는 유원홀딩스 사무실의 '햇빛의 세기'도 다퉜다. 유동규씨는 김씨에게 돈을 전달했을 무렵 햇빛이 강하게 비췄다고 주장했지만, 김씨 측은 검찰이 특정한 오후 6시는 해가 들기 어려운 시간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정씨를 다시 신문한 결과 진술 내용에서 특별히 의심스러운 부분은 발견되지 않았고, (현장검증 결과) 오후 6시를 넘어서도 햇볕이 사무실에 들어오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2심 재판부는 1심 유죄 판단의 핵심 증거가 됐던 유씨의 진술 대부분에 대해서도 신빙성을 인정했다.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씨는 당내 대선 예비경선 전후인 2022년 4월부터 8월까지 유씨 등과 공모해 남씨로부터 대선 자금 명목으로 4차례에 걸쳐 8억47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13년 2월~2014년 4월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성남도개공 설립, 대장동 사업 관련 편의 제공 대가로 유씨로부터 1억9천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