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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매티재, 여순사건 희생자 유해 발굴 시작…탄피와 유해 발견

광양 매티재, 여순사건 희생자 유해 발굴 시작…탄피와 유해 발견

21일 개토식 개최, 발굴 작업 착수
현장 조사에서 탄피 3점과 유해 발견
8월 결과 보고 및 봉환식 예정

여순사건 희생자 발굴 작업이 시작된 광양 매티재에서는 탄피 3점과 유해가 발견된 지점에 표시가 돼 있다. 박사라 기자 여순사건 희생자 발굴 작업이 시작된 광양 매티재에서는 탄피 3점과 유해가 발견된 지점에 표시가 돼 있다. 박사라 기자  
전남 광양시 매티재에서 여순10·19사건 희생자 유해 발굴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는 정부 주도로 진행되는 두 번째 발굴로, 개토식 전 현장 조사에서 탄피 3점과 유해가 발견돼 진상 규명 작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광양시는 21일 오후 2시 진상면 비평리 매티재에서 개토식을 열고 본격적인 발굴 작업에 착수했다. 개토식에는 여순10·19사건위원회, 전남도, 광양시, 하동군 관계자와 10·19광양유족회 회원 등 30여 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개토제와 발굴 시삽을 진행했다.

매티재는 여순사건 당시 광양과 하동 지역에서 희생된 보도연맹 관련자들의 처형지로 알려져 있으며, 지형이 거의 변하지 않고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발굴 가능성이 높은 장소로 꼽혔다.

여순사건위원회는 지난해 10월 광양시와 유족회의 요청에 따라 현장 조사를 실시한 뒤 발굴을 결정했다.

이날 참석한 유족 박모(74)씨는 "큰 아버지에게 아버지 시신이 묻힌 곳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해마다 이곳을 찾아왔다"며 "비록 늦었지만, 이제라도 발굴 작업이 시작돼 다행이다"고 전했다. 박 씨는 지난해 매장지로 추정되는 곳에 노란 꽃을 꽂아 놓았다.

박선호 광양시유족회상임대표 겸 전국유족총연합회장은 "수십 년 만에 이 일이 세상에 알려진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죽어서도 편히 쉬지 못했던 부모님의 마음을 생각하니 먹먹하다"고 말했다.

여순사건 유족 박씨는 매장지로 추정되는 지점에 노란 꽃을 꽂아 놓았다. 박사라 기자 여순사건 유족 박씨는 매장지로 추정되는 지점에 노란 꽃을 꽂아 놓았다. 박사라 기자 
이번 발굴 작업은 총 4개 지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개토식을 시작으로 오는 7월까지 유해와 유류품을 수습하고, 8월에 결과 보고와 봉환식을 진행하는 일정이다.

박현용 여순사건위원회 진상규명과장은 "주민 증언과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매티재를 발굴 대상지로 확정했다"며 "희생자들이 유가족 품으로 돌아가 마음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여순사건특별법 제정으로 2022년 출범한 여순사건위원회는 지금까지 7,465건의 진상규명 및 희생자 유족 신고를 접수했으며, 전남도 실무위원회는 지난해까지 6만 1천건의 사실 조사를 완료했다.

김차진 전남도 여순사건 지원단장은 "여순사건은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미완의 역사"라며 "앞으로도 유해 발굴과 희생자 및 유족의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순10·19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여수에 주둔하던 국방경비대 제14연대 일부 군인들이 제주4·3사건 진압 출동 명령을 거부하며 발생한 사건이다. 여순사건위원회는 지난해 7월 전남 담양군 대덕면 문학리 야산에서 희생자로 추정되는 유해 26구를 발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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