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10살 아이에게 '결혼 서약'과 '뽀뽀 사진' 등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기소된 남성이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13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 착취 목적대화 등)혐의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2022년 1월 사건 당시 30대 후반이던 A씨는 메타버스 애플리케이션에서 알게 된 10살 피해자에게 '뽀뽀'라는 표현의 메시지를 보낸 것을 비롯해 총 45회에 걸쳐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반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아동인 피해자에게 '결혼 서약'을 요구하는 등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도 있다.
1심과 2심은 A씨의 행위가 성착취 목적의 대화인지를 두고 판단을 달리했다. 해당 법률은 19세 이상의 사람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거나 그러한 대화에 참여시키는 행위를 할 경우 처벌한다.
1심은 A씨에 대해 아동학대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성착취 목적 대화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란 성교 행위 등을 하도록 유인·권유하는 것에 비견될 정도로 아동·청소년의 건전한 성 가치관 형성과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어야 한다"며 피고인의 행위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A씨가 성행위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거나 이를 연상하게 하는 성적 묘사를 직접적으로 하지는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2심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유죄로 인정해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2심은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제한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당시 2심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낸 메시지는 피해자뿐 아니라 피해자와 같은 성별과 연령대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들의 성적 도의관념에 비추어 성적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일으키는 대화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A씨는 판결에 불복했지만, 대법원은 원심이 맞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성 착취 목적대화 등)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