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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동해유전, 덩달아 불확실해지는 탄소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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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약


경제정책

    불확실한 동해유전, 덩달아 불확실해지는 탄소중립

    핵심요약

    2035년부터 30년간 '140억 배럴' 가능성 발표
    탄소중립 원년인 2050년 이후에도 채굴 계속
    연간 배출량 4~7배 온실가스 배출 가능성
    2050탄소중립 계획상 '저탄소 산업' 충돌 가능성
    '30% 감축' 글로벌 메탄 서약 위반 가능성

    정부는 3일 국정브리핑에서 동해 석유·가스 개발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연합뉴스정부는 3일 국정브리핑에서 동해 석유·가스 개발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연합뉴스
    정권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홍보된 동해 유전·가스전에 대해 '가능성'만 제기된 상태지만, 이 탓에 탄소중립 실패 '가능성' 역시 제기되고 있다. 정부 전망대로 성사되면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저해할 공산이 크다.
     
    5일 국내 주요 기후환경단체들에 따르면 정부가 발표한 동해 포항 앞바다 탐사시추 계획은 기후위기 대응에서는 물론, 경제성 자체로도 비판을 사고 있다.
     
    시추 성공률 약 20%인 해역에 개당 1000억원대 시추공을 연말부터 5개 설치한다는 게 정부 발표다.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고, 현재가치로 삼성전자 시총의 5배라고 한다. 정부는 2035년쯤부터 약 30년간 상업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140억 배럴'은 아직 가능성일 뿐이다. 그만큼의 석유·가스가 있는지, 채굴은 가능한지, 채굴해서 경제성은 있는지 현 상황에서 단언하기 이르다. 정부 스스로도 "경제 규모는 매장량을 확인해봐야겠지만, 너무 과도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어서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상업생산 30년간 정부 추산 140억 배럴은 원유로 따지면 약 19억톤을 채굴하는 것에 해당한다. 이게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우리나라가 한해동안 뿜어내는 배출량의 4배가 넘는다. '온실가스 악당' 낙인이 찍힐 가능성이 있다.
    OECD 통계 재구성OECD 통계 재구성
    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 전세계에서 원유 44억톤을 생산하고 연료로 쓴 동안 71억톤(이산화탄소 환산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됐다. 이를 통해 140억 배럴을 따져보면 30억톤 넘는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2022년 국가 온실가스 총배출량 잠정치 6억5천만톤의 4.6배다.
     
    기후단체인 플랜1.5는 이보다 훨씬 많은 약 47억7천만톤이 배출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2022년 배출량 기준 7.3배의 추가 배출인데, 인구 기준 우리나라의 탄소예산(2050년까지 온실가스 잔여 배출허용량) 33억톤을 가볍게 소진해버린다.
     
    궁극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유전·가스전 개발 자체가 없어야 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팀의 네이처 게재 논문에 따르면 2018년 매장량 기준 전세계 석유 58%, 가스 56%는 땅속에 '그대로 있어야' 탄소예산이 유지된다.

    댄 웰스비 박사 등이 네이처지에 2021년 9월 게재(2022년 1월 수정)한 논문 '1.5°C 세계에서 추출할 수 없는 화석 연료'에 수록된 2050년 채굴 금지 대상 석유, 가스, 석탄 분포도. 네이처 캡처댄 웰스비 박사 등이 네이처지에 2021년 9월 게재(2022년 1월 수정)한 논문 '1.5°C 세계에서 추출할 수 없는 화석 연료'에 수록된 2050년 채굴 금지 대상 석유, 가스, 석탄 분포도. 네이처 캡처
    IEA의 '탄소중립 전환에 따른 석유 및 가스 산업' 보고서도 2030년까지 석유·가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재 수준의 60% 이상 줄이고, 2040년대 초까지 0에 가깝게 맞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권 차원의 유전개발 추진은 이를 전제하지 않았던 2050년 탄소중립 계획의 수정까지 요구하게 된다. 이 계획상 온실가스 감축 전략으로 제시된 △무탄소 전원 활용 △저탄소 산업구조 및 순환경제 전환 등은 석유·가스의 채굴과 활용이라는 '140억 배럴' 산업과는 충돌한다.
     
    '글로벌 메탄 서약' 참여국 대한민국이, 유전 개발과 메탄 감축을 동시에 어떻게 해낼 것이냐도 과제다. 전세계 메탄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30% 감축한다는 내용의 이 서약은 준수도 어렵지만, 지켜냈더라도 상업생산이 개시되는 2035년부터 위반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80배 강력한 온실가스다. 비영리단체 기후솔루션은 가스채굴 과정에서 연간 배출량의 32배(800만~3200만톤)의 메탄이 배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정권 출범 뒤인 2022년 5월 24일 정부는 '글로벌 메탄 서약' 가입에 맞춰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등과 아태지역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외교부 보도자료 캡처현정권 출범 뒤인 2022년 5월 24일 정부는 '글로벌 메탄 서약' 가입에 맞춰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등과 아태지역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외교부 보도자료 캡처
    한편으로는 정부가 내건 삼성전자 시총 5배의 경제적 가치도 과연 맞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5일 증시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462조612억원이므로, 동해 유전·가스전은 2300조원이 넘는 가치를 지닐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세계적 전환' 탓에 향후 석유·가스의 경제적 가치는 추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IEA 보고서는 전세계에서 2030년 이후 연평균 수요 위축이 석유는 5.5% 이상, 가스는 4~5%일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탄소중립 가속화로 석유·가스 산업은 훨씬 위험해진다. 각국 기후목표가 달성되면 25%, 지구온난화 1.5°C 제한에 이르면 60%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밝혔다.

    전기를 생산하는 원료 차원에서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는 전세계적으로 크게 낮아지고 있는 데 반해, 화석연료 기반 발전단가는 거의 제자리걸음이다.전기를 생산하는 원료 차원에서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는 전세계적으로 크게 낮아지고 있는 데 반해, 화석연료 기반 발전단가는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시추공 5개에 5천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데 대해서는 그 돈으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운동연합은 "만약 5천억원을 재생에너지 설비 비용으로 사용할 경우 533만3100톤의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하며, 이로 인해 예방할 수 있는 사회적 비용은 5천억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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