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160억 규모의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불법 제조·판매한 혐의를 받는 형제가 검찰에 송치됐다. 당국은 범행에 사용된 제조공장 두 곳을 몰수 조치할 방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국내 허가된 '
비아그라정'과 '시알리스정' 등을 위조한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제조·판매한 형제 2명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주범인 형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들 형제는 인적이 드문 농가 지역에 위치한 제조공장 2곳에 원료 혼합기부터 타정기, 정제 코팅기, 포장기까지 전 공정 생산시설을 갖춰놓고,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14종을 지난 2020년 9월경부터 올 3월까지 생산했다.
공장에는 외부 감시용 폐쇄회로(CC)TV 및 전용 실내 주차장 등도 구비돼 있었다.
'가짜 불법 발기부전치료제 사진 및 시험 결과' 중 일부. 식약처 제공불법 제조된 14종 중 8종은 정품 의약품인 비아그라정(주성분 실데나필), 시알리스정(주성분 타다라필), 레비트라정(주성분 바데나필)을 위조한 가짜 의약품이었다. 나머지 6종은 피의자들이 임의 제조한 불법 의약품인 것으로 파악됐다.
모든 품목이 실제로는 실데나필만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레비트라정의 경우, 2021년 3월까지만 국내 의약품 품목허가를 유지했다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특히 가짜 비아그라정 등 8종은 국내 허가된 제품과 유사한 색과 모양의 정제 형태로 제조됐으며, 포장도 정식 제품과 비슷하게 이뤄졌다. 먼저 2정씩 PTP(Press Through Pack·내용물을 밀어내어 알루미늄포일을 찢어 사용하는 포장형태) 방식으로 포장한 뒤 첨부 문서(사용설명서)와 함께 2차 포장을 했다.
이같이 완성된 '가짜 비아그라' 등은
형제가 운영하는 성인용품점 2곳을 통해 일부 판매됐다. 이들은 수사당국의 단속망을 피하기 위해 현금으로만 물품을 거래하고 판매 관련 장부는 일절 작성하지 않는 치밀함을 보였다.
식약처는 공장과 성인용품점 등 4곳에서
약 160억 상당의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약 150만 정과 실데나필 원료, 제조장비 등을 전량 압수했다고 밝혔다. 150만 정은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불법제조 수사사건 중 역대 최대 제조물량이다.
당국은 범행 규모와 계획성, 약사법 위반 이력이 다수 있는 피의자들의 동종범죄 전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재범의 원천적 방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범죄에 활용된 토지·건물 등 제조공장 일체에 대한 몰수를 추진하기로 한 이유다.
민사상 가처분을 통한 동결 조치는 이미 완료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불법 의약품 제조를 위해 제공된 공장 자체에 대한 몰수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식약처는
발기부전치료제가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사용하는 전문의약품이란 점을 강조했다. 성인용품점에서 판매된 가짜 제품을 구매·복용할 경우 심근경색, 뇌혈관계 출혈, 지속발기증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취지다.
가짜 제품인 경우라면 구입을 했더라도 절대로 사용하지 말고 즉시 폐기할 것을 당부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식품·의약품 관련 범죄를 저지른 개인에 대한 처벌과 함께 재범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불법공장 몰수, 범죄수익 환수 등 대물적 처분에도 힘쓰겠다"며 "국민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