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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사로 번진 '의대 2천 증원'…이번 주 法 판결이 분수령



보건/의료

    송사로 번진 '의대 2천 증원'…이번 주 法 판결이 분수령

    증원 효력 집행정지 인용 여부 13~17일 중 판가름…후폭풍 불가피
    정부, 앞서 예고한 보정심 회의자료外 보건노조 여론조사 등 49건 제출
    전의교협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청사진"…오늘 의협서 '검증委' 기자회견
    증원 확정되면 '전공의 유화책' 펼 가능성도…인용 시엔 대입혼란 커질 듯

    정부의 의대증원 강행에 반대하는 의대 교수들이 집단 휴진에 돌입한 지난 10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이동하는 의료진의 모습. 황진환 기자정부의 의대증원 강행에 반대하는 의대 교수들이 집단 휴진에 돌입한 지난 10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이동하는 의료진의 모습. 황진환 기자
    윤석열 정부의 '의료개혁'을 대표하는 '의과대학 정원 2천 명 증원'이 금주 사법부의 판결에 따라 새로운 분기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와 정부는 올 2월 6일 정부가 2025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기존 3058명에서 5058명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 석 달째 '강(强)대강' 대치를 이어왔다.
     
    의사 수 증원을 통해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겠단 정부의 의도와 달리, 이른바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한 전공의들의 반발은 여전히 거센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의대생과 전공의·교수 등이 의대 증원·배분 결정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은 이번 주 내로 인용 여부를 결정한다.
     
    의·정이 끝내 대화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송사로 넘어간 의대 증원 사안이 어떠한 결말을 맺든 '후폭풍'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법대로 하자'는 식의 법적 다툼이 남긴 상호불신 역시 향후 정부의 개혁 추진에 복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빅5 간호사 사망' 기사에 여론조사 등 총 49건 法제출한 정부


    지난 7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취재진이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차관에 대한 고발장 접수에 나선 분당차병원 사직 전공의들을 취재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7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취재진이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차관에 대한 고발장 접수에 나선 분당차병원 사직 전공의들을 취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의대증원 집행정지 항고심을 심리 중인 서울고법 행정7부(구회근 배상원 최다은 부장판사)는 이날부터 17일 사이 집행정지 여부를 판결할 예정이다.
     
    이 사건의 원심을 재판한 서울행정법원은 원고 측이 직접적 이해당사자가 아니란 이유로 '신청인 적격'이 없다고 각하했으나, 서울고법 재판부는 "의대 2천 명 증원에 대한 근거가 있는지 회의록 등을 제출하라"고 정부 측에 요구했다.
     
    2025년도 의대 정원이 어떤 절차를 거쳐 언제 최종 확정되는 것인지와 증원 규모를 결정한 최초 회의 관련자료 및 회의록 등은 물론, 각 대학의 인적·물적 시설 조사내용 및 '학습권 침해 논란' 관련 지원 여부까지 사실상 정책적 의사결정의 정당성을 가늠할 모든 자료를 요청한 것이다.
     
    특히 정부를 향해 재판부의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의대 정원을 최종 확정짓지 말아줄 것을 당부한 만큼 증원 추진에 법적 제동을 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법원이 제시한 마감기한 종료일이었던 10일 저녁 7시쯤 앞서 예고한 대로 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심의 안건과 회의록, 보정심에 딸린 논의기구인 '의사인력 전문위원회' 회의 결과 등을 제출했다.
     
    서류심사 및 현장실사 등으로 40개 대학별 수요조사 결과를 검증한 '의학교육점검반'의 활동 보고서, 첫 회의를 연 지 닷새 만에 증원분(分) 배정결과를 발표해 논란이 된 교육부의 '의대정원 배정위원회' 희의내용 정리자료 등도 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배정위 명단은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정부가 '2035년까지 1만 명의 의사를 확충하겠다'고 밝히며 증원 근거로 내세운 보고서 3개도 포함됐다. △'보건의료인력 종합계획 및 중장기 수급추계연구'(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의사인력 적정성 연구'(서울대) △'2021년 장래인구추계를 반영한 인구변화의 노동·교육·의료부문 파급효과 전망'(한국개발연구원) 등이다.
     
    이와 함께 필수의료 인프라 붕괴위기를 언론들이 본격 주목한 계기가 된 2022년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사건을 보도한 당해 8월 2일자 기사, 진료지원(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가 '의사 부족'으로 인해 현장에서 전공의 등의 역할을 대신해왔다고 소개한 기사 등도 제출됐다.
     
    의료 수요자인 국민이 의대 증원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보건의료노조 등이 지난해 12월 국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당시 응답자 89.3%가 '증원 찬성'),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이 올 초 '3천 명 이상의 증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성명서 등도 제출목록에 추가됐다.
     
    정부가 낸 자료는 별도 참고자료(2건)까지 총 49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자료 '검증' 벼르는 의료계, 오늘 입장 발표 기자회견


    지난달 22일 오후 지방 의대생들이 자신이 속한 대학 총장을 상대로 한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금지 가처분 소송 관련 기자회견에 앞서 의대생들을 대리하는 이병철 변호사 등 관계자들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지난달 22일 오후 지방 의대생들이 자신이 속한 대학 총장을 상대로 한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금지 가처분 소송 관련 기자회견에 앞서 의대생들을 대리하는 이병철 변호사 등 관계자들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계는 이같은 정부 측 자료들이 의대 증원의 '과학적 근거'보다는 정책 강행의지를 반영한 '당위성'에 기울어져 있다고 보고 있다.
     
    전국 40개 의대 교수들이 모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정부의 의료개혁을 두고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청사진일 뿐"이라며, 정부 자료의 타당성을 따지기 위한 별도 전문가위원회('과학성 검증 위원회')를 꾸려 검증을 '벼르고' 있다.

    전의교협은 전문가 수십 명 규모의 과학성 검증 위원회를 함께 구성한 대한의학회와 이날 오후 1시 대한의사협회 회관 대강당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의대)입학정원 증원 관련 제출자료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집행정지 건을 포함해 의정 갈등 관련 다수 소송에서 의료계 측 법률대리를 맡은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오늘(13일) 오전 중 언론들에 정부 제출자료 전부를 배부할 것"이라며 "검증위 회견에서 관련 모든 질의에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전국 의대 교수 2997명의 서명을 받아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한 전의교협은 "2천을 늘리는 것이 과학적으로 타당한 것인지, 우리 사회가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질의에 정부는 2월 6일 이후에 제대로 답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떤 환자의 병을 진단하고 치료할 때 최적의 방법과 비용을 고려하는 것이 의대 교수들의 기본적 자세"라며 "오·남용은 환자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기에,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최적의 처방을 위해 과학적·의학적 지식이 모두 동원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의대 증원 행정처분이 고등교육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점 △서울대·보사연·KDI 등 3가지 연구는 증원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점 △정부가 대학별 현지실사를 (모두) 실시하지 않은 점 △복지부가 보정심 등의 회의록이 '없다'고 회신한 한 언론사의 정보공개청구결과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전의교협은 "지금이라도 정부는 잘못된 의대정원 증원 행정 절차들을 철회하고, 의료계와 전문가들의 요청을 경청하며 '현장에서 답을 찾고자 하는 노력'을 시작해 달라"며 "무모한 증원은 의료선진국이라 자타가 공인하던 우리나라 의료계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고, 그 부담과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것이다. 승자는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 '기각' 자신하지만…인용 시 大入 혼란 불가피

     
    부산대 의대 증원 관련 학칙 개정을 위해 교무회의가 열린 지난 7일, 대학본부에서 의과대학생들과 교수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부산대 의대 증원 관련 학칙 개정을 위해 교무회의가 열린 지난 7일, 대학본부에서 의과대학생들과 교수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정부는 재판부가 의료계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높지 않다고 본다. 의대 증원 '확정'을 의미하는 기각 시 의사들이 추가로 쓸 수 있는 '카드' 또한 마땅치 않다는 시각이다.
     
    전의교협과 별도 단체인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의대 증원이 강행될 경우, '1주일 집단 휴진'을 예고한 상태지만 앞선 이달 3·10일 휴진 선례를 살펴볼 때 예상보다 현장 혼란은 크지 않으리란 예측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의사들이 집단 휴진 등에 나서면 정부가 꺾일 거라고 예상했는데, 그게 통하지 않다 보니 이제 법원 판단에 매달리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며 "일단 이게(판결이) 일단락되고 나면 (정부) 비판의 구심점이 없어질 수도 있다.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0일은 전체 90% 이상이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의 '수련 공백'이 3개월을 넘기는 시점으로 전문의 자격 취득 여부가 갈리는 '마지노선'이기도 하다. 전공의 막바지 연차인 레지던트 3·4년차는 이때까지 수련병원에 돌아오지 않을 경우 2026년 초에나 전문의 시험 응시가 가능하다.
     
    정부는 이들에 대한 '구제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지만, 법원 결정에 따라 유화적 제스처로 선회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단기적 전문의 수급을 위해선 전공의들의 복귀가 시급한 탓이다.
     
    만약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게 되면, 내년도 입시부터 의대정원을 늘리려던 정부의 계획은 무산될 전망이다. 대입전형이 확정돼야 하는 이달 내 재항고를 통한 대법 판결이 나오기는 물리적으로 불가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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