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일 충남 공주시 공주의료원에서 열린 의료진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은 3일 철학자인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와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김 명예교수는 정부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이탈과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 등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 교수와 오찬을 함께했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오찬을 시작하며 "3년 전 이맘때 찾아뵙고 좋은 말씀을 들은 적이 있다"며 "취임 후 빨리 모시고 싶었는데 이제야 모시게 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2년 동안 수행한 정책들을 평가하면서 "특히 한일관계 정상화는 어려운 일인데 정말 잘 해내셨다"고 밝혔다. 이어 소득주도성장, 재정 포퓰리즘, 탈원전, 집값 폭등 및 보유세 폭탄 등 전(前)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지금까지는 윤 대통령이 전 정부의 실정을 바로 잡는 데 애썼다면, 총선 후에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여러 분야에서 제대로 실현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또 정부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이탈한 문제에 대해 "나도 교수지만, 의대 교수들이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만류하기는커녕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집단으로 동조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오찬 후 윤 대통령은 김 교수에게 집무실 등을 안내하며 그간의 국내외 활동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예전에 청와대에 가 본 적이 있는데, 용산 집무실이 더 나은 것 같다"며 "청와대는 굉장히 갇혀 있는 느낌이었는데, 용산은 탁 트인 열린 공간이라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이에 윤 대통령은 "용산으로 이전 후 참모들과 한 건물에 있다 보니 늘 소통할 수 있어서 좋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1년 3월 검찰총장 퇴임 후 김 교수를 방문해 대화를 나눈 바 있으며, 평소에도 1920년생인 그의 저서 '백년을 살아보니' 등을 읽고 존경심을 밝혀 왔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