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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한동훈' 파고드는 '찐윤'…'與분화' 총선후 경쟁 예고

'反한동훈' 파고드는 '찐윤'…'與분화' 총선후 경쟁 예고

영남서 '무소속 선전' 장예찬‧도태우…자유통일당 '비례 당선권' 약진
한동훈, 연일 '총선후' 언급…'찐윤'과 향후 관계 설정 주목
당권 놓고 '반대 전선' 가능성도…여권 내 세력 분화 조짐

연합뉴스연합뉴스
4‧10 총선을 1주일 앞둔 판세에서 국민의힘에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여권 주류에서 분화한 '反한동훈' 기류가 생겨나고 있다.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서 공천에서 배제돼 밀려나 있는 친윤들이 총선 후 세력화할 경우 지도부 개편 등에서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2일 현재 공식적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선거대책위원회 체제 병행)를 이어가고 있는 '비상 상황'이다. 이 때문에 총선 이후 정식 지도부 선출이 예정돼 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그 선두 주자다. 그는 최근 유세에서 총선 뒤 자신이 당을 떠날 거란 시각에 "내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여러분을 위해 총선 뒤에도 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최근 당과 대통령실의 대립 구도는 이를 녹록지 않게 하고 있다. 공천 전후 한 위원장과 반대편에 섰던 이른바 '친윤(親尹)' '친박(親朴)' 인사들이 국회에 입성할 경우, 한 위원장 중심의 당 지도부 재편에 반기를 들 수 있다. 나아가 윤석열정부 후반기 정계 개편에서 주도권 다툼이 생겨날 가능성이 있다.
 
몇몇 지역구 선거에서 여권 주류끼리 경쟁하는 방식의 '다자구도'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한 위원장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당의 '텃밭' 영남권에서 국민의힘 출신 무소속 장예찬(부산 수영), 도태우(대구 중‧남) 후보는 나름 선전하고 있다. 앞서 정계 입문 전 '막말' 논란으로 공천이 번복된 장 후보는 무소속 출마에 나선 데 이어 국민의힘 정연욱 후보에게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이 지역에서 장 후보와 정 후보가 보수층 표를 양분하며 결과적으로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한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피플네트웍스리서치가 지난달 29~30일 뉴스1 부산·경남본부, 쿠키뉴스 동남권본부 의뢰로 18세 이상 부산 수영구 유권자 50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장 후보는 24.2%, 정 후보는 26.7%의 지지율로 접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유동철 후보(39.4%)에게는 나란히 뒤지는 결과였다. 장 후보는 이에 전날 정 후보에게 보수 단일화 경선을 제안했고, 정 후보는 "무자격자의 보수팔이"라고 비난하며 선을 그었다.
 
한동훈 위원장은 같은 날 부산‧경남 지원 유세 일정 속에서도 수영구를 찾지 않았다. '탈당 후 복당 불가' 방침을 밝히며 사실상 장 후보에 선을 그었던 한 위원장의 복잡한 속내가 엿보이는 대목인데, 친윤계 인사들은 이를 장 후보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해석했다. 당내 한 친윤 인사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대로 가다간 수영을 야당에 내주게 생겼다. 장 후보가 먼저 단일화 제안을 했으니 정 후보가 이를 받아들이든, 안 받고 책임을 지든 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단일화는 선거 직전까지 어떤 방식으로든 가능한 만큼 장 후보의 제안이 무리한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출신 무소속 장예찬(부산 수영). 연합뉴스국민의힘 출신 무소속 장예찬(부산 수영). 연합뉴스
만약 그 결과 장 후보가 원내에 입성하게 된다면 이른바 친윤, 나아가 '찐윤' 세력의 중심이 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공천과 선거를 거치면서 한 위원장 체제에 반발심을 갖게 된 원내 의원들이 충분히 집단을 구성하고, 한 위원장을 견제할 만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장 후보는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한 위원장이 수영구를 방문하지 않은 데 대해 "제가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말을 아꼈다.
 
정계 복귀 내지는 명예 회복을 바라는 옛 친박계 역시 원내 입성 후 세력화 과정에서 한 위원장 체제를 비토할 가능성이 있다. 공천 취소, 탈당 후 역시 지역구에서 여권 내 다자구도를 만든 도태우 후보가 그 사례다. 대통령실 출신 조지연 후보(경북 경산)와 경쟁하고 있긴 하지만, 윤석열 정부로부터 특별사면을 받았던 최경환 후보도 있다.
 
비례대표 정당 지지도에서 약진하고 있는 자유통일당도 이러한 전선의 한 축을 담당할 가능성이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달 28~29일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한 비례대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자유통일당은 5.0%의 지지율을 얻었다. 전주 대비 2.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리서치앤리서치의 동아일보 창간 특집 여론조사(지난달 28~29일, 만 18세 이상 성인 1004명 대상)에서도 자유통일당 지지율은 3.0%를 기록했다. 실제 선거에서도 유효투표수의 3% 이상을 얻으면 원내 진입이 가능하다.
 
석동현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 연합뉴스석동현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 연합뉴스
'애국 보수'를 표방하는 자유통일당은 국민의힘을 탈당한 황보승희 의원과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배제된 석동현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을 비례 1‧2번에 나란히 배치했다. 자유통일당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태를 막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주장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의대 증원 관련 대국민 담화 당시 여권 내 반발을 비판하며 한 위원장에게 함운경 후보(서울 마포을) 등과 함께 사퇴하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원외에선 차기 대선주자급인 홍준표 대구시장이 견제구를 날리며 이러한 구도에 힘을 보탰다. 홍 시장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얼마 전까지 하늘처럼 떠받들던 대통령을 이제 와서 자기가 낙선하게 생기니 자기 역량은 탓하지 않고 대통령을 비난 하면서 탈당을 요구하는 게 니들의 감탄고토(甘呑苦吐) 정치 스타일이냐"고 따졌다. 또, "2년도 안 된 대통령을 제쳐두고 총선이 아니라 대선놀이 하면서 셀카나 찍는 선거 전략으로 총선을 돌파할 수 있었다고 믿었나"라며 사실상 한 위원장에 날을 세웠다.
 
지난 2008년 총선을 약 20일 앞두고 등장한 친박근혜계 '친박연대'가 비례대표 8석 등 총 14석을 확보하면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견제했던 점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이들 세력이 전선을 이룬다면 총선 뒤 정계 개편,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등 당내 세력 분화에서 주요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당내 또 다른 관계자는 "한 위원장을 향한 당원들의 마음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특히 TK나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며 "당연히 총선 이후 당내, 원내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피플네트웍스리서치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자동응답 전화 방식(ARS)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P, 응답률은 8.7%다.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은 4.3%다. 리서치앤리서치 조사는 무선 RDD를 표본으로 무선전화 면접 100%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 응답률은 9.3%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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