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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죽지세' 쿠팡, 유통 왕좌 등극…남은 과제는 '中 침공'



생활경제

    '파죽지세' 쿠팡, 유통 왕좌 등극…남은 과제는 '中 침공'

    쿠팡 지난해 영업이익 6174억원, 2010년 창립 이후 첫 연간 흑자
    연매출도 31조8298억원으로 국내 유통업계 1위 등극
    '계획된 적자' 빛 보면서 소비 침체에도 이용자 수 꾸준히 증가
    쿠팡이츠·쿠팡플레이도 성장…"한 카테고리 소비가 다른 카테고리 소비 촉진"
    반격 벼르는 오프라인 유통업계, 대규모 투자 예고한 中 이커머스 대응은 과제

    박종민 기자 박종민 기자 
    2010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연간 흑자를 기록한 쿠팡의 성장세는 파죽지세와 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나무에 처음으로 칼을 넣을 때, 많은 힘과 시간이 필요할 뿐, 제대로 들어간 칼날이 순식간에 나무를 쪼개듯, 인고의 시간을 견딘 로켓배송과 와우 멤버십을 무기로 쿠팡의 성장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지난해 연 매출이 31조8298억원(243억8300만달러), 연간 영업이익은 6174억원(4억73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28일(한국시간) 공시했다.

    쿠팡의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 2021년 1조7097억원(14억9396만달러)에서 2022년 1447억원(1억1201만달러)으로 크게 줄어들었고, 지난 2022년 3분기 첫 분기 영업흑자(1037억원)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에는 매분기 영업흑자를 기록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또 매출 규모만 놓고 보면, 쿠팡은 국내 유통업계 1위에 올랐다. 이른바 '이마롯쿠(이마트·롯데쇼핑·쿠팡)'의 구도가 깨진 것이다. 지난해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매출은 각각 29조 4천억원, 14조5천억원으로 쿠팡에 밀렸다.

    2010년 창사 이후 이후 국내 물류망 구축에만 6조2천억원을 쏟는 등 오랜 기간 공들여 온 '계획된 적자'가 빛을 발하는 셈이다.

    쿠팡의 활성고객(분기에 제품을 한번이라도 산 고객) 수는 2100만명으로 전년 대비 16% 늘어났는데, 이는 최근 2년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락인(Lock-in) 효과를 내 충성고객을 만들어내는 와우 멤버십 회원 수는 1년간 300만명(27%)이 늘어난 1400만명을 기록했다. 고객 1인당 매출도 지난해 4분기 41만1600원(312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3% 올랐다.

    이같은 성과에 쿠팡의 주력인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는 계속 순항 중이다.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의 지난해 매출은 30조7998억 원(235억94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19% 성장했다.

    여기에 멤버십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혜택에 힘입어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성장 사업 분야도 덩달아 성장하고 있다. 쿠팡 김범석 창업자는 "우리의 고객 집단은 지속적으로 쿠팡의 다양한 혜택과 카테고리로 지출을 확대하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와우 멤버십의 혜택인 쿠팡이츠 할인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후 주문량이 2배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점업체 유치 프로모션 같은 일회성 투자가 만료되면서 우리는 쿠팡이츠가 미래에 현금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 카테고리에서의 소비가 다른 카테고리 소비를 촉진하듯이, 쿠팡이츠를 자주 사용하는 고객은 더 높은 프로덕트 커머스 지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쿠팡 생태계 내 추가 매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는 또다른 멤버십 혜택인 OTT서비스 쿠팡플레이에서도 발견된다. 김 창업자는 "쿠팡플레이는 2022~2023년 한국의 iOS와 안드로이드의 모든 카테고리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이라며 "지난 2년간 한국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한 일부 스포츠 생중계 경기는 모드 쿠팡플레이가 제작하고 독점으로 스트리밍한 스포츠 경기"라고 설명했다.

    이에 쿠팡이츠·쿠팡플레이·대만 사업 등 쿠팡의 성장사업 분야의 지난해 매출은 1조299억 원(7억8900만 달러)으로 전년보다 27% 늘었다.

    충성고객 가두기에 성공한 쿠팡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대하고 있다. 소비 침체 국면에도 꾸준하게 고객 수를 늘려왔고, 국내 전체 소매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아직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 근거다.

    거랍 아난드 CFO(최고재무책임자)는 "2027년까지 한국 전체 소매시장 규모는 5600억 달러로 예상하며 쿠팡 비중은 극히 일부라 한국 내 성장은 초기 단계"라며 "2023년은 높은 성장세로 마무리됐는데 향후 성장률은 지난 1~2년간과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낙관적인 전망에도 쿠팡의 독주를 흔들 수 있는 변수는 존재한다.

    쿠팡 배달차량. 연합뉴스 쿠팡 배달차량. 연합뉴스 
    대형마트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고, 실제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신선함을 무기로 쿠팡과의 차별점을 부각하고 있다. 또 롯데쇼핑·신세계는 MZ 특화 매장을 내세우고 대규모 매장 리뉴얼을 단행하는 등 쿠팡이 갖추지 못한 오프라인 자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소비자들의 직접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중국 이커머스가 올해 대규모 투자를 통해 한국 시장에 대한 침투를 가속화 할 것으로 여겨지며, 업계 전체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모바일인덱스·와이즈앱 등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와 테무의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는 각각 561만명, 459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알리익스프레스 사용자 수는 486만명으로 전년보다 86.3% 증가했다. 지난해 7월 공식 진출한 테무는 지난해 8월 이용자가 33만여명에 불과했는데 약 반년 만에 이용자 수가 400만명 이상 늘어났다.

    특히, 알리의 경우, 초저가 중국산 제품 외에 최근 국내 브랜드 전문관인 'K-베뉴'를 확장하며, 쿠팡의 주력인 국내 주요 제조사의 공산품·가공식품 영역에 침투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선식품까지 보폭을 넓히려 하면서 쿠팡과 직접 경쟁 태세를 갖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국내 온라인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올랐고, 유통시장 전체에서도 강자가 됐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알리 등 중국 이커머스 업계가 최근 힘을 주는 영역과 주력 상품이 비슷하다는 점은 불안요소"라며 "중국 이커머스가 자본력을 업고 마케팅과 할인에 돈을 쏟아 부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쿠팡이 어떤 차별점을 갖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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