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선일씨의 아버지 김종규씨(70)와 신영자(60)씨.(장규석기자/CBS부산)
고 김선일씨가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 살해당한지 22일로 일주년을 맞는다. 사망 일주년을 맞는 유족들의 마음은 한마디로 ''섭섭함''이었다. 유족들은 점점 김선일씨의 죽음이 잊혀져 가고 있다며 정부에 섭섭함을 나타내고 있었다.
좁은 언덕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야 다다를 수 있는 고 김선일씨의 집은 부산의 달동네로 통하는 동구 안창마을에 자리를 잡고 있다. 열평 남짓한 두칸짜리 집에 자리잡은 김선일씨의 방에는 아직도 그의 사진과 생전에 쓰던 성경책이 그대로 놓여있었다.
유족들, "슬픈 눈으로 쳐다보는 것 같아" 사진과 성경책 못치워 일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아버지 김종규씨는 차마 아들의 사진을 치울 수 없었다. 김씨는 "사진이 없어지면 선일이가 두번 없어지는 그런 생각이 든다며 문을 열고 들어오면 슬픈 눈으로 쳐다보는 것 같아 사진과 성경책을 치우지 못하고 있다"며 여전히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어머니 신영자씨는 선일씨가 죽고나서도 형편이 나아진게 없지만 "남들은 무슨 큰 보상이라도 받은 줄 알고 왜 이사가지 않고 아직도 안창마을 살고 있냐는 얘기를 심심찮게 듣는다"며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상한다"며 바깥출입도 꺼리는 상태.
또 신씨는 장례식때 만큼은 아니더라도 정부에서 최소한의 관심을 가져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일주기가 다 됐으니 인사 정도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너무 무관심한 게 너무 섭섭하다"며 섭섭함을 연발했다.
나라의 이익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그 때문에 희생된 사람은 정부에서 제대로 대우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
"김선일 이름으로 조그만 장학회라도 만들고 싶어"
형 진국씨는 일주년을 맞아 선일씨의 "죽음이 헛된 죽음으로 생각되어지는 것이 아니고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있게 나가길 원하고, 특히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더 큰 의미로 다가가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어려운 가정형편에 힘들게 공부한 선일씨를 생각해 "선일씨 이름으로 조그만 장학회라도 하나 만드는 게 바람이라면 바람"이라며 말을 끝맺었다.
유족들은 22일 지인들과 함께 해운대구 반송동 반송침례교회에서 고 김선일씨의 사망 일주년을 기리는 예배를 조촐히 갖고 김씨를 추모할 예정이다.
CBS부산방송 장규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