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김건희 명품가방 수수 의혹' 논의가 없었다는 발표에 대해 "공개적으로 더 말씀드릴 내용은 없었다"라고 밝혔다. 민감한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고 돌려 말하면서도 다른 현안에 대해선 자세한 입장을 설명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어제 대통령 오찬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국민의 걱정이 전달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제 생각은 분명하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말씀드린 바 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이 한 비대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가 봉합된 뒤 "말을 아낀다"라는 지적에는 "대통령과 저와의 관계가 중요한 게 아니고, 대통령과 제가 힘을 합쳐서 국민과 이 나라를 위해서 뭘 할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것이 민생이고, 전 거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답했다.
4‧10 총선을 앞두고 다른 의혹에 대해 논의하기보다 '민생'에 방점을 두고 당정관계를 풀어가겠다는 말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선 김건희 여사 의혹을 일단 덮고,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이 총선 대비에 전념하기로 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김 여사 의혹에 대해선 윤 대통령이 언론 대담 형식의 별도의 의견 발표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데, 한 비대위원장은 "그 부분에 대해 제 입장을 분명히 말씀드렸다"라고 말했다. 대담이 필요하다는 취지에 동의하면서 같은 맥락으로 사실상 조언했다는 얘기다.
더불어민주당이 한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의 당무 개입' 취지로 고발한다는 데 대해선 "그 사람들은 제가 (윤 대통령의) 아바타로 보지 않았나"라며 "아바타면 당무 개입이 아니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이미 '아바타(한 몸)'로 규정을 해놓고 뒤늦게 '개입'이라고 수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중요한 것은 당(黨)은 당의 일을 하는 것이고, 정(政)은 정의 일을 하는 것"이란 기존의 대원칙을 재확인했다.
총선 공천과 관련해서도 '당에서 주도권을 가져간다'는 원칙이 재확인됐다. 한 비대위원장은 "어제 공천은 당에서 한다는 입장은 변함 없는지"라는 질문에 "그게 입장입니까. 당연한 원칙이지. 당연한 원칙이고 팩트"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이 28일 국회에서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윤희숙 전 의원의 서울 중성동갑 출마 선언과 함께 당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선 "경제통인 윤희숙과 운동권 원투인 임종석 중에 누구 선택하는 게 맞냐는 제 한마디가, 운동권이 과거에 어떻게 했고 주저리주저리 얘기하는 것보다 국민께 더 선명하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돌려 말했다. 이어 "저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이번 총선 시대정신에 대해 잘 설명할 임무가 있는 것이고 그걸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 앞으로도 생각하고 실천할 것"이라며 "그분을 공천한다거나 밀어준다는 취지로 말한 건 아니다"라고 해 사천(私薦) 논란을 일축했다.
임종석 전 의원이 한 비대위원장의 '86 심판론'에 '민생 파탄의 주범은 윤석열 정부'라고 반박한 데 대해선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거기 출마 못할 수도 있겠던데, 저는 그래서 이재명의 민주당이 정말 정신 차리고 운동권 정치 종식에 동참하려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운동권 특권 정치조차도 만족 못 하고 '개딸' 정치 하려는 것 같던데 자기 사람 밀어 넣고"라고 재반박했다.
자신이 지적했던 '86 운동권 정치'보다 못 미치는 '개딸 정치'에 임 전 의원이 희생될 수 있다는 관측으로 대응한 발언이다.
한편 이날 용산 대통령실이 국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처리된 '이태원특별법'에 대한 재의 요구(거부권)를 행사할 계획인 데 대해선 "이태원 참사에 대해 피해 받은 분들에 대해 정말 죄송한 마음과 피해가 회복돼야 한단 간절한 맘 있다"면서도 "그런데 민주당이 통과시킨 그 법은 공정한 조사위가 구성되지 않게 돼 있고 조사위(특조위)의 과도한 권한이 예정돼 있다"며 '찬성' 입장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