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기록학자 김익한 "기록할수록 기억못해…이렇게 '메모'하세요"



문화 일반

    기록학자 김익한 "기록할수록 기억못해…이렇게 '메모'하세요"

    균형있는 신년계획? '영역'부터 나눠라
    연간계획은 '방향성', 월간계획은 '디테일'
    밖으로 기록, 안으로 이해…상호작용→각인
    많이 쓸수록 꽝…극단적으로 요약하라
    인강 들을 땐 10분마다 1개씩만 메모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익한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
     
    여러분. 새해 계획 어떻게들 세우고 계세요? 독서, 운동, 외국어 공부, 난 악기 하나 배울래, 여러 가지 계획들 세우셨을 텐데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너무 많죠. 그래서 올해는 꼭 그 계획들 이루시라고 준비한 인터뷰입니다. 기록학자 김익한 교수를 모시고 새해 계획을 이룰 수 있는 팁들을 들어보려고 해요.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의 김익한 교수 어서 오십시오.
     
    ◆ 김익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대한민국 1호 기록학자세요.
     
    ◆ 김익한> 그런 이름이 붙어버렸네요.
     
    ◇ 김현정> 기록학이라는 게 솔직히 조금 낯선데 어떤 겁니까?
     
    ◆ 김익한> 그래도 요새는 엄청 알려져 가지고요. 제가 기록학 전공한다 그러면 메모, 기록, 이러면서 되게 반가워들 합니다. 본래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해서 성립된 학문이에요. 그래서 우리 정부에서 생산하는 기록들이라든지 이런 걸 좀 효과적으로 잘 만들도록 한다든지 양이 많으니까 관리 방법을 연구한다든지 국민에게 서비스하는 방법을 연구한다든지 이런 게 일반적으로 기록학이라고 하는데 그 이후에 많이 발전이 돼가지고 사실은 예술기관 같은 데도 자료들이 있고 하니까 그런 걸 어떻게 관리하는지 등등까지 확장이 돼서 제가 2000년, 한 20년 전 정도부터는 저는 개인에 관심을 갖고.
     
    ◇ 김현정> 개인의 기록.
     
    ◆ 김익한> 그래서 기록학에 베이직을 두고 개인 기록 관리 쪽을 열심히 전도사처럼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셨죠. 그 전도사처럼 강연하신 것들을 제가 쭉 살펴보니까 핵심은 이런 거더라고요. 뭐든지 기록을 잘하는 게 기본이다. 그러면 삶이 윤택해진다. 그게 공부든 업무든 독서든 뭐든 기록을 잘해야 성공한다. 이런 논지가 있던데 그래서 저희가 생각을 한 거예요. 새해인데 새해 결심이 작심삼일이 되지 않게 하려면 그럼 어떻게 기록을 해야 되는가, 오늘 이걸 좀 여쭙자. 일단 새해 결심을 성공시키는 데도 기록이 중요합니까?
     
    ◆ 김익한> 물론입니다. 기록이 당연히 만병통치는 아니죠.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핵심 수단이라고 말씀을 드리는 건데 예를 들어서 무슨 연간 계획을 세운다든지 이런 걸 많이 하잖아요.
     
    ◇ 김현정> 많이 하죠.
     
    ◆ 김익한> 그런데 사실 너무 간단하게 해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까 무슨 얘기냐 하면 연간 계획을 쓰는 것도 일종의 기록의 서식에다가 자기의 생각을 놓는 거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김익한> 그런데 기록학에서는 예를 들자면 분류 같은 것이 A, B, C에 해당해요. 뭘 하든지 분류해서 하면 체계적이 되니까. 그런데 우리가 연간 계획 세울 때 한번 생각을 해보면 나 올해 뭘 하지? 이렇게 생각하니까 좀 이렇게 편중된 생각이 나온다든지 아니면 아예 생각이 없다든지 이렇게 돼버린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 기록의 방법을 쓰면 예를 들어서 내가 하는 일이 A, B 정도 두 가지야, 일을 두 가지 생각하고 그다음에 역시 가정, 그다음에 인간관계, 우리가 성장하면서 살아야지 나의 성장. 또는 쉼과 놀이, 이렇게 영역을 나눠서.
     
    ◇ 김현정> 분류를 해야 돼요?
     
    ◆ 김익한> 먼저 영역을 나눠놓고 그다음에 올해 내가 1A에서는 뭘 하지, 1B에서는 뭘 목표로 하지. 쉼과 휴식에서는 올해 계획은 뭐로 하지, 이렇게 해보시면 균형적인 계획도 세울 수 있고 자기에게 맞는 계획이 나오니까 당연히 실행력도 좀 높아진다, 이렇게 보실 수 있어요. 이런 게 기록의 기법이에요.
     
    ◇ 김현정> 아니, 여러 개를 목표를 너무 많이 삼으면, 세우면 못 이룰 것 같으니까 그냥 딱 하나 나 운동 딱 하나, 이렇게 아니면 뭐 나 입시 딱 하나, 이렇게 하는 거 아니에요?
     
    ◆ 김익한> 그거는 핵심 성공요인이라고 보통 CSF(Critical Success Factor)라고 그러는데 그러니까 내가 1년을 균형적으로 잘 사는데 걔를 잘 끌고 갈 수 있는 하나의 핵심 목표는 그렇게 잡아야죠. 그런데 핵심 목표 하나만 잡아놓으면 나머지 내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계속 진전시켜야 될 것들을 그냥 놓쳐버리게 되니까 가능하면 연간 계획은 세우는 게 좋다고는 봅니다. 다만 연간 계획은 쉽지는 않아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연간 계획은 일종의 큰 어떤 방향성 같은 차원에서 세우고 제가 디테일 계획을 세우는 건 월간을 세워요. 왜냐하면 월간은 계획을 세우잖아요. 연간은 한 6월 되면 잊어버리는데 월간은 이게 익숙해진 사람은 한 달 동안 기억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 김익한> 그러니까 그 자기가 설정한 계획의 방향이나 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이 자기의 일상을 제어하는 데 도움이 되죠.
     
    ◇ 김현정> 그 핵심 계획 하나 세우는 건 좋지만 그걸로 땡, 운동 하나 땡, 이러면 안 되고 영역별로 나눠라. 인간관계 영역은 이렇게 이렇게 이번에 이렇게 할 거야. 업무 영역에서 이렇게 이렇게 할 거야. 취미 영역에서 이렇게 할 거야. 자녀 교육 영역은 이렇게 할 거야, 나눠놓은 다음에 그다음에 그중에 가장 또 핵심을 하나 또 잡는 방식, 이렇게. 이걸 기록을 통해서 하라고 하셨는데 기록이라는 건 어떻게, 메모라는 건 어떻게 해야 잘하는 겁니까?
     
    ◆ 김익한> 이게 제가 영어로 소개해도 될까요?
     
    ◇ 김현정> (웃음)물론 됩니다.
     
    ◆ 김익한> 그러니까 저는 이 단어는 우리 시청자들이 꼭 기억해 두셨으면 하는데 하나는 익스플리시트라는 거고 하나는 인플리시트인데 ex하고 in은 다 알잖아요. ex는 밖으로 가고 in은 안으로 넣는 거. pli라는 건 어원적으로 이렇게 주름진 형상을 얘기해요. 그러니까 뇌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메모를 하고 기록을 한다는 것은 우리가 이 마음속에 내재해 있는 뭔가의 생각을 익스플리케이션 하는 거, 이걸 명시화한다고 합니다. 그다음에 예를 들어 책을 읽거나 지금 우리가 대화를 한다거나 그러면 이해를 하잖아요. 그럼 그게 우리 마음속으로 쑥 들어가죠. 이게 인플리케이션 하는 거, 내재화한다 그래요. 사실 한국말이 더 어려워요.(웃음) 그런데 사람의 기억 행위라는 것은 이 명시화와 내재화의 반복. 익스플리케이션과 인플리케이션을 반복하면 그게 뇌에 퍽 각인이 돼요.
     
    ◇ 김현정> 상호작용이 돼야 돼요?
     
    ◆ 김익한>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야 뇌에 잘 꽂혀요?
     
    ◆ 김익한> 그렇습니다.
     
    ◇ 김현정> 마음속으로만 결심 계속하는 것보다 바깥으로 표현해야 된다?
     
    ◆ 김익한> 써야죠. 그래서 기록이 유용하다는 거예요. 그거는 여러 군데 정말 유용해요. 그리고 또 하나는 우리가 그 마음속에 있는 것을 겉으로 표출하려고 할 때 이게 생각의 능력이 한계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오늘 방송에 나가서 이런 얘기를 해야지 하고 제가 생각을 한다고 하더라도 조금 조금 가다가 그다음에 스톱되거든요. 머리가 정지하죠. 다들 경험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때 메모를 쭉 하면 맞아, 여기까지 하고 그다음에 이거 해야지 하고 자기 마음속에서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고 해서 긴 서사, 긴 생각을 완성할 수 있어요. 그게 메모 기록의 또 한 편의 아주 중요한 그런 효능입니다. 그러니까 전자는 무엇인가를 읽는다든지 무엇인가를 경험한다든지 해서 그것을 자기 머리에 각인시키려고 할 때 메모 기록을 하면 아까 명시화의 기법에 의해서 뇌에 훨씬 각인이 되고 기억이 잘 나고. 기억한 걸 써먹어야 돼. 그러면 생각을 끄집어내야 되잖아. 얘도 메모 기록에 의해서 활성화될 수 있다는 거죠.
     
    ◇ 김현정> 그 메모를 그러면은 기록을 할 때 좀 길고 자세하고 막 이렇게 구체적으로 적어야 돼요. 어떻게 하는 게 잘하는 겁니까?
     
    ◆ 김익한> 완전 꽝입니다.(웃음)
     
    ◇ 김현정> 그래요? 왜 이렇게 꼼꼼하게 길게 3줄, 4줄, 5줄 이게 아니에요?
     
    ◆ 김익한> 그래서 저는 심지어는 책의 한 장이 한 50쪽 된다고 치면 제가 처음에 훈련을 시킬 때 어떻게 하냐면 50쪽 1개 장 읽고 권한을 내가 한 개 요약하도록 줄 거야. 키워드 두세 개로 구성된 하나의 내용만 요약해 이렇게 제가 요구를 합니다.
     
    ◇ 김현정> 50쪽을 읽었는데.
     
    ◆ 김익한> 그러면 예를 들어서 6개 장으로 돼 있으면 여섯 줄 메모를 할 거 아니에요. 이렇게 연습을 하면 우리가 내용의 핵심만 취해서 그것을 뇌에 각인시키는 그런 훈련을 할 수 있어요. 이거는 뭘 의미하냐면 핵심을 파악하지 않고 자기가 책 한 권을 읽어가지고 노트를 20쪽 썼어. 다 자기 거 같죠?
     
    ◇ 김현정> 그렇죠.
     
    ◆ 김익한> 전혀 아니라는 걸 우리가 다 경험하잖아요.
     
    ◇ 김현정> (웃음)나중에 잊어버리죠.
     
    ◆ 김익한> 많이 쓰면 쓸수록 기억을 못해요. 그 이유는 뭐냐 하면 많이 서술된 내용은 저의 잠재성에 그냥 들어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 뭔가 이렇게 하나를 끄집어내는 계기처럼 키워드만으로 그것을 요약해서 기록을 하고 키워드를 보고는 내 마음속 잠재성에 있는 여러 잡다한 서사들이 필요한 수준으로 끌어 나오도록 이렇게 메모를 해야 돼요. 그래서 메모 기록에서 저한테 제일 중요한 거를 하나만 꼽으세요, 그러면 '극단적인 요약성'이에요.
     
    ◇ 김현정> 요약도 그냥 요약이 아니라 극단적으로 요약해라. 그래야 내 게 된다?
     
    ◆ 김익한> 그래서 오늘 제 얘기 듣는 분들 중에 내가 엄청 상세하게 아주 꼼꼼하게 엄청 메모를 해. 꽝이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 김현정> (웃음)야, 너는 왜 이렇게 애가 설렁설렁 적니, 꼼꼼하게 좀 해라, 이게 아니라?
     
    ◆ 김익한> 그게 맞아요. 사실 그게 기록학의 원리입니다. 기록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 '평가 선별'이라 그래요. 영어로 appraisal selecting이라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가치를 평가해서 선별한다는 뜻이잖아요. 정부 같으면 요즘에 더 줄었을 텐데 한 20~30년간의 미국 통계에 의하면 3%를 남기고 97%를 버려요. 이게 기록 관리의 핵심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 3%가 국가의 업무 영역을 표상하도록 만들고 나머지는 해석적으로 남기는 거거든요.
     
    ◇ 김현정> 그렇군요.
     
    ◆ 김익한> 우리가 기록을 하는데 100을 읽으면 50을 하는 사람은 이 기록학의 원칙에 어긋나는 거죠. 사실 기록학이라는 건 학문이라는 건 경험의 압축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 지혜를 우리가 배워서 우리의 개인 기록도 반드시 그렇게 하기를 저는 권하죠.
     
    ◇ 김현정> 이제 좀 이해가 돼요. 그러니까 기록이라는 거, 메모를 한다는 건 뭔가의 생각을 내재화시키고 외재화시키고. 그러니까 내부와 외부가 상호작용하게 만드는 그 중요한 행위다?
     
    ◆ 김익한> 그 중간에 딱 있죠.
     
    ◇ 김현정> 그러네요. 그게 일단 이해가 됐고 그런데 그거를 길고 잡다하게 막 적어놓으면 그게 진짜로 자기 것이 안 된다.
     
    ◆ 김익한> 뿐만 아니라 내재화돼 있는 자기의 그걸 잠재성이라고 그래요. 이 잠재성으로서의 능력을 불신하는 거죠. 불신하지 말아야 되는데 이 한국 서열사회가 이게 아주 엄청난 지력을 가진 사람으로 공인 받은 사람을 제외하고는 나는 기억 못 할 거야, 이런 무의식을 다 갖고 계세요.이거 사회병이거든요. 그런데 사실 제가 가르쳐보면 그런 서열하고 전혀 상관없이 조금만 훈련하면 누구나 정말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어요.
     
    ◇ 김현정> 그 원리를, 그 기본 원리를 지금 독서를 예로 들어주셨는데 그럼 그게 공부에도 해당되고 어떤 업무에도 해당되고 다 해당이 되는 거예요. 그 기본 원리는? 공부 쪽으로 가보죠. 공부할 때 적을 때 선생님 말씀 진짜 토씨 하나 안 놓치고 나 다 적어야, 이렇게 하는 스타일이 있고 핵심만 그냥 딱딱 적는 스타일이 있고 다 달라요.
     
    ◆ 김익한> 안 적는 친구도 있고.
     
    ◇ 김현정> 안 적는 친구도 있고.
     
    ◆ 김익한> 첫 번째, 세 번째가 꽝인 거죠. 생각해 보면 열심히 너무 많은 양을 쓰면 일단 말을 집중해서 듣지 못하기 때문에 이해력이 떨어집니다. 그런데 저는 들을 때 어떻게 들으라고 그러냐 하면 제가 온라인 강의 같은 걸 하잖아요. 제가 모두에 그렇게 얘기를 해요. 한 강의 30분짜리 다 듣고 그다음에 메모하는 게 최고야. 그런데 우리가 지금 아직은 그 능력이 안 되니까 그거를 목표로 하되 이렇게 하세요. 10분 듣고 잠깐 일시정지 시켜놓고 한 개만 메모하세요.
     
    ◇ 김현정> 온라인 강의 들을 때 1개만 해라. 10분에 1개.
     
    ◆ 김익한> 10분 듣고 1개, 10분 듣고 1개. 그러면 세 가지 종류의 요약이 나올 거 아니에요. 세 줄이 나 온다고 가정을 하죠. 이렇게 하면 그건 반드시 알게 돼요. 이유는 뭐냐 하면 10분 들은 것 중에 가장 액기스가 되는 걸 찾으려고 듣잖아요. 이해력이 높아지고. 엄청 자기가 그것을 자기 지식으로 받았으면 하는 것을 찾아내는 데 집중하게 됩니다. 집중력도 엄청 높아지고 따라서 강의를 들을 때는 이게 쓰고 싶을 때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그렇게 학생들한테 얘기해요. 참아, 제발 좀. 쓰지 말고. 그다음에 더 중요한 거 나올지도 몰라. 이렇게. 그래서 극단적 요약을 하면서 강의를 들으면서 메모를 하시면 공부 잘하는 사람인데 제가 한 가지만 더 얘기할게요. 제가 공부 잘하는 학생하고 공부 못하는 학생의 한 끝 차라는 표현을 썼는데 뭐냐 하면 대학이건 고등학교건 마찬가지인 데 수업이 끝난 다음에 나가잖아요. 그럼 좋다 이러고 다들 학생들이 나가는데 그중에 이상한 친구가 하나 있어요. 나가면서 오늘 저 교수님이 이거 얘기하고 이거 얘기하고 요거, 요거, 요거 얘기했군 하고 한 번 생각하고 그다음에 와 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이 친구들이 공부를 엄청 잘하는 거야.
     
    ◇ 김현정> 한 번만 요약해라. 만약 그 요약한 걸 메모까지 한다고 하면 이건 정말 완벽한 거네요.
     
    ◆ 김익한> 미친 듯이 공부 잘하는 거죠.
     
    ◇ 김현정> 한 번만 해라.
     
    ◆ 김익한> 그래서 그렇게 해서 갔어요. 그리고 친구들이랑 카페를 갔어요. 그럼 친구들이랑 막 놀기 전에 다이어리를 펴고 그 다섯 가지를 메모하면 이 친구는 아주 미치게 공부 잘하는 사람.
     
    ◇ 김현정> 못 할 수가 없네요. 그 친구는.
     
    ◆ 김익한> 회사 생활도 똑같아요.
     
    ◇ 김현정> 회사 생활도 그래요?
     
    ◆ 김익한> 우리 일상생활을 그렇게 해야 되는 거죠.
     
    ◇ 김현정> 예를 들어 상사가 막 지시하면 이런 건 어떻게 효율적으로 또 기록합니까? 그러면.
     
    ◆ 김익한> 제가 이건 많이 봤는데요. 상사가 지시하면 정말 속기사처럼 써 나와요.
     
    ◇ 김현정> 성실한 직원일수록 속기사처럼 적죠.
     
    ◆ 김익한> 성실함이 말하자면 자기의 본성적인, 자기의 자유로운 능력을 발휘하는 게 아니거든요. 성실함이라는 이상한 윤리에 자기를 말하자면 속박시키는 행위잖아요. 그래서 그냥 성실하면 안 되죠. 전략적으로 성실해야죠.
     
    ◇ 김현정> 전략적으로.
     
    ◆ 김익한> 무슨 얘기냐 하면 속기하듯이 쓰면 상사의 마음속에 진짜 의도를 파악해낼 수가 없어요.
     
    ◇ 김현정> 이해를 못하고 그냥 쓰기만 하는 거예요.
     
    ◆ 김익한> 그렇죠. 그러니까 열심히 듣는 거야. 말은 저렇게 하는데 저 속에 상사의 본심은 뭘 거야. 걔를 발견해내는 데 집중해서 저걸 것 같아. 그럼 그때 메모를 하는 거예요. 몇 개 키워드로만. 그러니까 이게 기록의 핵심이에요. 이렇게 하는 직원은 자기 자리에 가서 키워드를 보고 그다음에 또 생각을 하겠죠. 그래, 그럼 이거 어떻게 해야지, 쭉 멀리 서 보면서 생각을 해요. 따라서 상사가 요구하는 건 이거니까 여기에다 포인트를 두고 이 프로세스를 거쳐서 이런 보고서를 내야지 하고 그때 자기 구상 기록이라고 그러는데 구상 기록을 씁니다. 그러고 일을 하는 거예요. 속기록처럼 쓰고 책상에 들어와서 바로 성실하게 일을 하잖아요. 시간은 무지하게 들어가지만 좋은 답은 당연히 못 내죠. 느낌이 확 오지 않으세요?
     
    ◇ 김현정> 느낌이 와요.
     
    ◆ 김익한> 이게 기록이에요.
     
    ◇ 김현정> 이제 원리를 알겠어요. 왜 기록학자가 기록을 극단적으로 조금만 해라라고 하시는지 알겠고 조금만 하되 그러니까 지금 자주 해야 되는 거네요, 보니까.
     
    ◆ 김익한> 그렇습니다.
     
    ◇ 김현정> 하루 종일 그냥 기록하면서 살아야 되네요.
     
    ◆ 김익한> 사람들이 저한테 물어봐요. 기록학자시니까 하루 종일 기록 하고 사시죠? 네. 중요한 거는 저는 실제로 제가 손가락을 움직여서 쓰는 기록의 시간은 엄청 짧다는 게 중요해요.
     
    ◇ 김현정> 그러네요.
     
    ◆ 김익한> 왜냐하면 액기스만 쓰니까. 쓰고 싶을 때 참으니까.
     
    ◇ 김현정> 종이 다이어리나 종이 노트 쓰는 거랑 아니면 이런 인터넷 온라인 앱을 쓰는 것은 어떤 게 더 좋은가는 잠시 후에 유튜브로 5분만 더 가보겠습니다. 김익한 교수님 고맙습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