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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兆)‧조‧조…터널 지나는 백화점, 새해 되살아날까



생활경제

    조(兆)‧조‧조…터널 지나는 백화점, 새해 되살아날까

    VIP 비중이 절반, 신세계 강남점 국내 최초 연매출 3조원
    온라인 머물던 2030 고객들 매장으로…구매고객 30대 이하가 40%
    '고급화' 매진 롯데백화점, 본점·잠실점 두 곳 연매출 2조원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은 명실상부 MZ놀이터…명품도 보강
    내년 전망은 흐림, 소비심리 부정적·이상기후도 변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 신세계백화점 제공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 신세계백화점 제공
    얼어붙은 소비심리 속 유통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VIP를 겨냥한 고급화와 MZ세대 공략에 방점을 둔 백화점 업계에서는 매출 신기록 경신이라는 성과가 나오고 있다.
     
    갑자기 찾아온 한파에 부진했던 패션부분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4분기 실적도 예상보다 양호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 속, 업계에서는 내년 준비가 한창이다.
     

    신세계 강남점, 연매출 3조원 돌파 기염…VIP·MZ공략 통했다

     
    22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올해 연매출 3조원 돌파 기록을 세웠다. 지난 2019년 국내 첫 2조원 매장이 된 지 4년 만이다. 백화점을 포함한 단일 유통시설이 1년에 3조원의 매출을 올린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단일 점포 3조원은 세계적으로도 영국 해러즈 런던(2022년 약 3조 6400억원), 일본 이세탄 신주쿠점(2022년 약 3조 1600억원) 등 소수 점포만 기록한 드문 성적이며, 백화점 하루 영업시간 10시간을 기준으로 1초에 23만원 상품이 팔려야 기록할 수 있는 성과다.
     
    신세계백화점은 탄탄한 우수고객(VIP)층과 주요고객으로 떠오른 2030세대 공략이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신세계 강남점 구매 고객 중 VIP의 비중은 절반(49.9%)에 달한다. 신세계 다른 점포의 평균 VIP 매출(35.3%)보다 훨씬 높다.
     
    에르메스(4개), 루이비통(3개), 샤넬(4개) 등 '에루샤' 외에도 구찌(6개), 디올(4개) 등 명품 브랜드가 강남점에 패션·화장품·주얼리 등 카테고리별로 세분화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국내 백화점 최다 수준인 1천여개 브랜드가 입점한 점이 VIP를 끌어 모았다.
     
    고소득 가구가 밀집한 강남 지역을 끼고 있으면서 서초 반포·강남 개포 등 신규 아파트 입주 시점에 억대를 호가하는 고가 가구와 대형 가전도 속속 팔려나갔다. 가전·가구 시장 침체 속에도 강남점의 리빙 카테고리는 35.7% 급성장했다.
     
    100명에 달하는 VIP 서비스 전담 인력을 두고, 등급별로 VIP 라운지도 운영하는 점도 우수고객층의 발길을 다시 유도하고 있다.
     
    2030세대를 주요 고객층으로 만든 점도 매출 기록에 일조했다. 구매 고객 중 30대 이하가 40%에 달하고, 20대가 10%를 차지했으며, 신규 고객 매출의 절반은 20~30대다.
     
    스트리트패션,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등 영패션 브랜드를 입점시키며, 온라인에 머물렀던 젊은층 수요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온 것이다. K팝 그룹 세븐틴과 '헬로키티' 팝업 스토어 등도 호응을 받았다.
     
    신세계백화점은 내년에도 백화점 본질에 집중한 혁신을 이어갈 방침이다. 강남점의 경우 백화점 방문 고객 중 3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인 식품관을 15년 만에 국내 최대 규모(약 6천평)로 리뉴얼 한다. 내년 '헬로키티' 50주년을 맞아 또 한번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젊은층에 소구하는 전략도 계속된다.
     

    롯데·현대백화점도 고급화·MZ 타겟팅에 재미

     
    고급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롯데백화점도 올해 본점과 잠실점 두 곳이 2조원 매출을 넘을 전망이다. 특히, 에비뉴엘 잠실점의 경우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롤렉스 등의 명품 라인업에 기반해 올해 단일 명품관 기준 국내 최초로 1조원을 달성할 예정이다.
     
    올해 3월에는 럭셔리 브랜드 전용 팝업 공간인 '더 크라운'을 기존 지하 1층에 조성하고 보테가 베네타, 루이비통, 끌로에, IWC, 티파니 등 최고급 브랜드의 상품과 트렌드를 선보이는 등 프리미엄 전략이 성과를 냈다.
     
    에비뉴엘 잠실점 전경. 롯데백화점 제공에비뉴엘 잠실점 전경. 롯데백화점 제공
    본점의 경우에도 2021년 남성해외 패션 전문관 개장, 지난해 여성·식품·뷰티 상품군의 리뉴얼 등 고급화에 공을 들여왔다. 올해는 올해는 서울시와 함께한 '명동 페스티벌' 등의 상권과 연계한 대형 이벤트를 진행하며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지난해 대비 4배가량 크게 늘기도 했다.
     
    잠실 롯데월드몰은 MZ세대를 목표로 하는 각종 플래그십 매장들과 식음료 매장, 체험형 초대형 팝업 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유통사 최초로 입점한 런던베이글뮤지엄은 대기 줄이 끊이지 않고, 크리스마스 타운은 인증샷 성지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2조 5982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잠실점은 내년에도 고급화 및 MZ세대 타깃 전략을 토대로 3조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더현대 서울은 이미 MZ세대의 놀이터로 자리잡았다. 더현대 서울은 이달 초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간인 2년 9개월 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30대 이상이 주요 고객인 다른 백화점과 달리 매출의 60%가 2030세대에서 나온다.
     
    BTS(3월), 르세라핌(5월), 아이브(6월), ITZY(8월), 블랙핑크(9월) 등 K-팝 스타 관련 팝업스토어를 꾸준히 유치한 결과 외국인 구매고객 중 20~30대 비중이 72.8%에 달할 정도로 젊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핵심 코스가 되고 있다.
     
    '마뗑킴'과 '시에'(SIE) 등 2030세대에 인기인 온라인 기반 패션 브랜드의 '백화점 1호 매장'을 유치한 점도 호응을 받고 있고,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와 디즈니 스토어 국내 운영권 계약을 맺어 국내에 유통된 적 없는 공식 굿즈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매장 구성도 쇼핑에 집중하기 보다 휴게 공간을 대폭 늘린 '공간 경험'에 방점을 둔 점도 젊은층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더현대 서울 루이비통 매장 전경. 현대백화점그룹 제공더현대 서울 루이비통 매장 전경.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객단가가 높은 명품 브랜드가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혔지만, 지난 21일 더현대 서울에 루이비통 매장을 여는 등 젊은층을 넘어 고소득층도 겨냥한 행보에도 속도가 붙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내년에도 공간 혁신과 경험 소비에 방점을 두고 차별화된 콘텐츠 발굴에 주력할 방침이다.
     

    나름의 돌파구로 최악은 면했지만, 낙관은 힘든 새해

     
    어려운 업황 속 나름의 돌파구를 찾은 백화점 업계이지만 내년 상황은 그리 낙관만 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며 내년에도 소비심리가 개선될 것이라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심리가 살아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고 10월까지만해도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 백화점 매출 자체가 부진했던 등 이상기후 변수도 이제 상수"라며 "한파가 몰려오며 4분기 패션 부문 매출은 예상보다는 양호할 것으로 보이지만,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미국에서 금리 인하 시그널이 나오고 있고, 우리도 빨리 따라갈 경우 백화점에도 조금은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한다"며 "새로운 고객 확보에 주력하며,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을 늘려나가는 전략을 계속 펼쳐 간다면 부정적인 측면이 올해보다는 덜 해지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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