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왼쪽)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인사를 나눈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당 주류 희생' 등 혁신안으로 지도부 등과 갈등을 빚은 끝에 결국 활동을 조기 종료하기로 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 지도부를 향한 책임론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재선의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은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가 더 이상 시간 끌지 말고 혁신에 응답해야 할 차례"라며 "국민들은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 지도부가 기꺼이 헌신하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책임져야 할 사람이 책임지지 않는 모습에 실망한 국민들은 자꾸만 우리 당을 떠나가고 있다"며 "당 지도부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재형 의원 페이스북 캡처초선 최재형 의원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혁신위의 조기 종료를 언급하며 "당의 모습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전으로 되돌아갔다"며 "용산과 당 지도부 누구도 사즉생의 절박감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도권 포기한 수포집권당으로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힘들고, 그 경우 민주당이 다수 의석의 힘으로 국정을 얼마나 힘들게 할지는 명약관화하다"며 당 지도부에 "최근 언론에 보도된 서울의 우세지역이 6석이라는 판세 분석 결과를 보니, 우리 당의 안일함이 매우 걱정스럽다. 그래서 수도권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라면서 답을 촉구했다.
초선 김미애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강서구청장 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헤아려 뼈를 깎는 노력을 하겠다며, 당 대표 사퇴 요구를 묵살한 채 전권을 주겠다며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모셔 온 분이 누구인가요"라며 "빈손 혁신위의 책임은 혁신위를 발족시킨 김기현 당대표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혁신위 출범 당시 '전권'을 주겠다고 한 김 대표의 말을 두고 "그러려면 혁신위에 그런 권한이 있다고 최고위원회가 의결하든지, 당헌·당규를 개정해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최소한 당대표께선 그 말에 책임지실 줄 알았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필사즉생(必死則生) 필생즉사(必生則死)'를 언급하며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시라"고 강조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3선의 안철수 의원은 전날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회동한 뒤 공개적으로 '혁신 실패'를 언급하며 "(혁신위가) 치료법을 제안했지만 환자가 치료를 거부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김기현 대표와 지도부가 어떤 방향으로 민심을 회복하고 총선 승리를 이끌어 낼 것인지, 혁신위의 희생에 답을 내놓을 차례"라며 '당내 지도자들의 정치적 희생'과 '건강한 당정 관계 회복' 등을 혁신 방향으로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