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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원 논의' 다시 머리 맞댔지만…의-정 동상이몽 여전



보건/의료

    '의대정원 논의' 다시 머리 맞댔지만…의-정 동상이몽 여전

    의대 확대 방침 확인한 필수의료 전략 발표後 2번째 회의
    정부 "각계각층 의견 듣겠다" 의협 "여론에 밀려선 안 돼"
    '의료사고 사법리스크' 완화에는 한뜻…협의체 첫 킥오프
    피해자 신속·공정 구제, 의료인 법적부담↓ …모두 가능할까

    연합뉴스연합뉴스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다시 머리를 맞댄 가운데 논의주체를 두고 양측의 신경전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도 여전하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일 오후 서울 중구 소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16차 의료현안협의체를 개최했다. 앞서 정부가 '지역·필수의료 혁신 전략'을 통해 의대정원 확대 방침을 공식 발표한 지난달 19일 이후 2번째 만남이다.
     
    정부는 2025학년도 대학입시부터 늘어난 의대정원을 반영하되, 그 증원 폭은 의·정 협의체뿐 아니라 환자·소비자 단체 및 전문가 등 다양한 사회계층이 참여하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충분히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개원의들이 주를 이루는 의협은 의료 분야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당사자이자 전문가인 의료계와의 협의가 최우선이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의사 수 부족'이 심각하다고 보는 시민사회계의 의견을 따라갈 경우, 이같은 의대정원 대폭 확대는 의료생태계를 망치는 '포퓰리즘'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이광래 인천광역시의사회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의대를 지망하는 수험생과 학부모, 학원, 거주지역에 의대 설립을 원하는 사람 등 많은 국민들이 각자의 이익에 따라 의대정원 증원을 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환경에서 모인 여론에 따라 의대 증원과 의과대학 설립을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또 "한국의 의사와 환자 간 평균 거리는 0.86㎞로 의료접근성은 세계 최고"라고 밝혔다. 지금 문제가 되는 필수의료 인프라 붕괴는 총 의사 수가 모자라서가 아니란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 회장은 "소아청소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 섬에서 발생한 심근경색 환자의 문제가 정말 의대 정원(확대)의 근거가 되느냐"라며 "오직 '과학적 근거'에 따라, 의대 정원을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재 지방에서 요구하는 지역의료는 '빅5' 수준의 상급종합병원일 것이라며 "의사 수보다는 의료 시스템의 문제가 더 클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의대정원 책정이 과학적 데이터에 입각해 이뤄지고, 그로 인해 지역·필수의료 문제가 해결된다면 의협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부는 필수의료 인력의 이탈 및 '수도권 쏠림'의 근본적 원인을 다방면으로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정부와 의협은 의료인들이 지역의료와 필수의료를 기피하게 된 원인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후 대한민국 의료가 국민의 건강수호자 역할을 충실히 담당할 수 있도록 체계적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며 "(의·정) 협의체에서의 논의와 함께 원로부터 전공의·의대생까지 의료계 각계각층의 의견도 성실하게 듣고 정책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과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일 서울 중구 서울시티타워에서 열린 '의료분쟁 제도개선 협의체' 첫 회의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복지부 제공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과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일 서울 중구 서울시티타워에서 열린 '의료분쟁 제도개선 협의체' 첫 회의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복지부 제공
    다만, 정부는 앞서 약속한 대로 불가항력 의료사고 관련 '사법리스크 완화' 방안 마련에 본격 착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등이 치명적이었다는 의료계의 지속적 요구에 따른 것이다.
     
    복지부는 이날 '의료분쟁 제도개선 협의체'를 꾸려 박민수 제2차관 주재로 첫 킥오프(kick-off) 회의를 열었다. 의료사고 시 피해자 구제 및 의료인의 법적부담 완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기구다.
     
    협의체에는 △법조계(한국형사법학회·한국법학교수회·대한변호사협회) △의료계(의협·대한병원협회·대한민국의학한림원) △소비자계(한국환자단체연합회·소비자공익네트워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이 참여한다. 
     
    참석자들은 이날 기획회의에서 협의체의 운영목적과 현행 의료분쟁 관련 제도별 현황을 공유했다. 향후 논의방향과 과제 등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협의체는 의료사고 피해자에 대한 신속하고 공정한 구제, 보건의료인의 안정적 진료환경 조성 및 필수의료 인력 유입 촉진을 위해 다각적으로 제도 개선을 모색할 계획이다.
     
    박 2차관은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장기간 분쟁으로 환자·의료인 모두 정신적, 금전적 피해가 발생하고 의료사고에 대한 부담은 필수의료 기피현상으로 이어져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료분쟁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환자와 의료계가 논의할 기회가 적었다는 점에서 이번 협의체의 의미가 크다"며 "협의체를 통해 환자와 의료인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의료사고 법적부담 완화와 피해자 구제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필수 의협회장도 "협의체가 필수·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물꼬를 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며 "과실에 따른 의료분쟁이 발생한 경우, 의료인에 관한 형사처벌 등 특례를 정해 분쟁 피해를 신속히 해결하고, 안정적 진료환경이 조속히 보장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의료분쟁 제도개선 협의체는 향후 의료계와 환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제도개선을 위해 다각적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복지부 제공의료분쟁 제도개선 협의체는 향후 의료계와 환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제도개선을 위해 다각적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복지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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