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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기준금리 '매파적' 동결…깊어지는 한은의 고민



경제정책

    美연준 기준금리 '매파적' 동결…깊어지는 한은의 고민

    내년 미국 금리 예상치 0.5%포인트 높아져…국내 경기 우려
    한은도 10월 동결 가능성 커…연내 한미 금리 격차 2.25%포인트까지 벌어질 가능성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8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8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연내 한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미 연준의 매파적 동결은 곧 긴축기조의 장기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한은으로서는 금리 인하의 시점이 늦춰져 환율, 수출, 소비 등 여러 측면에서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미국이 연내 금리를 인상해 환율격차 등이 우려되더라도, 우리나라의 불안한 금융상황 때문에 함께 금리를 올리기도 쉽지 않다.

    ◆ 美연준, 일단 기준금리 동결했지만…고금리 장기화 시사

    연합뉴스연합뉴스
    연준은 20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기준금리(3.5%)와의 격차는 2.0%포인트로 유지됐다.

    다만 이번 동결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매파적 동결로 해석됐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물가 및 경제 상황을 볼 때 금리가 아직은 충분히 제약적인 영역에 도달했다고 확신하기에는 이르며 당분간 현재의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며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다수의 FOMC 위원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 것보다 한 차례 더 인상하는 편이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 유상대 부총재보는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 후 가진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FOMC 회의에서는 정책금리가 동결됐지만 올해 중 추가 인상 가능성을 계속 열어두고 내년말 정책금리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등 긴축기조도 상당기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향후 미국 등 주요국의 물가 및 경기상황, 국제 원자재가격 움직임, 그리고 이에 따른 통화정책 긴축기조 장기화 가능성 등이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준의 긴축 장기화 기조는 점도표에도 나타났다. 점도표에서는 올해 말 금리(중간값)는 6월 점도표와 동일한 5.6%로 유지됐다. 올해 남은 기간 금리를 0.25%포인트 더 올릴 수 있다고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금리와 관련해서는 3개월 전 전망했던 4.6%에서 5.1%로 높아졌다. 당초 4번이었던 내년 금리 인하 횟수가 2번으로 줄며, 당초 예상보다 금리 수준을 더 높게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 경기 부진에 자본이탈 우려…복잡해진 한은


    일단 미국의 이번 금리동결 결정에 따라 한국은행도 다음 달 12일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다. 금리 격차가 2.00%포인트에서 더 벌어지지 않아 한은 입장에서는 당장 인상 압박을 조금이나마 덜었다.

    하지만 문제는 미국의 연내 0.25%포인트 추가 인상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미국이 연내 금리를 인상해 두 나라의 금리 역전 폭이 2.25%포인트로 또다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게 되면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자본 유출 등 문제가 발생한다.

    그렇다고 금리를 따라 올리자니 경기 부진이 우려된다. 금리를 더 올리면 민간소비가 위축되고 투자도 제약될 수 밖에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9일 경제전망을 통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3.0%로 높인 반면 우리나라 전망치는 기존 1.5%를 유지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전망치도 1.3%에 불과하다.

    또 최근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과 급격히 증가세를 타고 있는 가계부채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 한은, 일단 긴축 기조 이어갈 듯…금리 인하 시점은 늦춰질 듯

    한국은행 제공한국은행 제공
    우선 오는 10월 한은 금통위에서는 일단 금리를 동결하며 시장을 관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을 하기 보다 우선 미국의 결정과 시장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리동결을 하면서도 미국의 긴축기조 장기화와 국제유가 불안에 따른 물가 위협, 가계부채 문제 등을 언급하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방식으로 물가 상승을 경계하는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보낼 것으로 보인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한동안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면서 "미 연준이 주는 불확실성이 금리 동결의 명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스탠스를 확인한 한은은 10월에 금리를 올릴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면서 "긴축 효과를 점검하며 대내외 경제 상황을 관망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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