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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도 많이 걸리는 대장암, 대장내시경 골든타임은?"



생활/건강

    "20대도 많이 걸리는 대장암, 대장내시경 골든타임은?"

    <한윤대 연대세브란스 대장항문외과 교수>
    '닥터 차정숙' 대장항문외과 대중적으로 알려
    장 건강은 정신 건강과도 서로 연계돼있어
    치질은 고연령대 질환? 20대도 많이 찾아와
    "설마 내 나이에?" 자칫하다 암 4기까지 진행
    45세 미만이어도 대장내시경 필요할 수 있어
    변 모양 확인해서 위험신호 조기에 발견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한윤대 (연대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 채선아> 10년 차쯤 되면 남한테 할 말이 생긴다. 한자리에서 10년 이상 밥 벌어 먹고 사는 각가지 생활 속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보는 시간. <10년 차>! 올해 상반기에 방영됐던 드라마죠. '닥터 차정숙' 다들 기억하고 계시죠? 특히 밉상 오브 밉상이었던 분이 한 분 계십니다. 차정숙의 남편 서인호 역할인데요. 아주 인기가 많았어요. 이 역할의 실제 모델인 한윤대 교수님을 오늘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한윤대>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10년 차를 꽉 채운 대장항문외과 교수 한윤대라고 합니다.

    ◇ 채선아> 서인호 역의 원래 실제 모델이라고 하니까 바람피우는 의사 역할이었단 말이에요. 그리고 좀 밉상 역할이었고 그래서 교수님이 집 안에서 혹은 병원에서 그런 역할을 하고 계신 건가요?

    ◆ 한윤대> 밉상 역할은 맞죠? 집에서도 밉상일 수 있고 병원에서도 많은 분들이 밉상을 인정하실 겁니다. 아니라고 말하면 거짓말인지 (웃음)


    ◇ 채선아> 바람피우는 의사는 아니신 거죠? (웃음)

    ◆ 한윤대> (웃음) 그건 아닙니다. 굉장히 저를 곤란하게 만드는 상황이었어요.

    ◇ 채선아> 의학 관련된 부분을 따온 건데 교수님이 어떤 부분을 구체적으로 드라마에서 참고한 거라고 보면 될까요?

    ◆ 한윤대> 제가 완전 모델이 되고 이런 건 아니지만, 제가 아는 한 대장항문외과 의사가 우리나라 드라마의 출연을 한 건 거의 처음이었다고 생각이 되고요. 그래서 다양한 조언을 해드려야 될 일들이 있었거든요. 대표적으로 수술방 장면이라든지 저희는 자세를 잡고 수술 준비하는 과정이 일반적인 수술과 약간 다르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봐드려야 되는 부분들이 있었죠.

    ◇ 채선아> 그럼 자문을 해 주신 거군요 드라마 회차 중에도 혹시 기억나는 에피소드나 이건 진짜 똑같더라 하는 게 있었나요?

    ◆ 한윤대> 여러 개 있는데요. 수술방 장면은 교정을 그때그때 실시간으로 해드려야 되기 때문에 저희가 같이 있게 되는데 마지막 회 1초, 2초 정도는 잠깐 제가 나오거든요.

    ◇ 채선아> 실제 출연을 하셨어요?

    ◆ 한윤대> 네. 감독님께 "저 나오면 안 될까요?"라고 생떼 아닌 생떼를 써서 허락을 해 주시는 바람에 제가 2초 정도 나왔고 심지어 대사도 좀 주셨습니다. 주인공인 엄정화 씨를 마취하는 역할로 제가 잠시 나갔는데 그 부분이 이제 사실 저한테는 제일 기억에 남고요.
     
    그 외에도 다양한 에피소드들, 저 말고도 다른 자문하시는 분이 우연치 않게 저랑 겹쳐서 비슷한 일을 겪으신 얘기를 했었는데요. 추자도에 있었을 때 환자가 양수가 터져서 섬 밖으로 데리고 나갔던 일들이라든지 혹은 엄정화 씨한테 곤란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어려운 질문을 한다든지 이런 것들은 저희가 드렸던 팁들이고요. 변을 못 봐서 항문으로 손가락을 넣어서 변을 빼내는 장면도 있는데요. 저희는 일반적으로 많이 하니까 '수지 직장 수지 검사'라고 해서 손가락을 항문에 많이 넣습니다.
       
    ◇ 채선아> 그렇군요. 정말 특별한 직업을 가지고 계신데 직업 얘기로 좀 들어가 보면 10년째 몸을 담고 있는 곳이 대장항문외과라고 소개를 해 주셨잖아요. 그런데 안 가본 분들도 많을 것 같아서 정확히 어떤 걸 다루는 과인가요?


    ◆ 한윤대> 말 그대로 대장과 항문을 다루는데 수술적 처치를 해야 하는 환자들을 주로 보는 과입니다. 일반적으로 치질은 항문에 생기는 질환의 총칭인데요. 그 안에는 치핵, 치루, 치열이라는 세 가지 종류가 크게 있고요. 그들을 통합해서 치질이라고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말하는 치질은 사실은 치핵에 해당하고요. 뱃속에 대장이라고 해서 변이 나올 수 있는 장들이 있는데 그 부분에 문제가 생기는 것들을 수술적 치료로 도움을 드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채선아> 보통 그 환자분들 볼 때 연령대가 어떻게 되세요?

    ◆ 한윤대> 다양하죠. 제가 다른 대학교 교수님들을 보러 갔더니 지방 쪽에는 70~80대 분들이 굉장히 많아서 80대가 거의 기준이 될 정도고요. 서울 쪽은 젊은 분들이 많은데요. 제일 젊은 분은 20대 초반에서 스물둘 셋 하나까지도 제가 치료한 적이 있습니다.

    ◇ 채선아> 건강검진 가면 대장 내시경을 선택할 수 있단 말이에요 그런데 50대 정도 되면 하면 된다고 말씀을 하셔서 저는 아직 30대라 안 해도 되는 건가? 생각했는데 요즘 환자분들 중에 젊은 사람들도 많은가 봐요?

    ◆ 한윤대> 네. 굉장히 많아지고 있는데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인 것 같아요. 심지어 대장암이 아니더라도 유방암이라든지 다른 기타 암들도 굉장히 젊은 분들에게 많이 생기고 있어요. 제가 볼 때는 유전적 소인도 있고 환경적 소인이 같이 연계돼서 생기는데요. 술, 담배처럼 우리가 암에 노출될 수 있는 게 많아지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원래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 권장 나이를 50세라고 얘기를 했던 건데요. 요즘엔 점차 젊은 분들도 대장암이 많이 생기면서 미국과 우리나라도 45세로 낮추는 중이에요. 공식적으로는 45세가 되겠지만 자기가 위험 요소가 있거나 어떤 증상이 있으면 더 젊은 나이에서도 대장 내시경 검사를 꼭 받는 것을 권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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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선아> 어린 나이에 대장 관련된 질환을 앓고 계신 환자 중에 기억나신 분이 있을까요?

    ◆ 한윤대> 얼마 전에 퇴원한 환자도 있고 지금 같이 있는 환자들도 있는데요. 다 20대 초중반. 이 분들이 안타까운 건 가족력이 있는데, 사실 가족력을 챙기기가 어렵거든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다 하더라도 무슨 암으로 어떻게 돌아가셨다 이런 부분들을 잘 알고 있지 않다 보니까 '무슨 암이었대요' 이 정도만 알거든요. 그래서 본인이 더 신경 써야 될 부분들을 놓치게 되고 의료진과의 소통에도 한계가 생기는 부분들이 좀 안타깝습니다. 내가 가족력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 더 먼저 병원에 왔을 수도 있는데 한참 있다 오니까 20대, 30대 때 오는 환자들은 초기가 별로 없어요. 대부분 진행이 된 상황들이 많아요.

    ◇ 채선아> 예를 들면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병원을 찾게 되나요?

    ◆ 한윤대> 심한 경우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4기라고 하는 이미 많이 퍼진 상태로 오는 환자들도 많고요. 1~2기 초기에 해당하지 않고 대부분 3기 이후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쩔 수 없는 게 본인들이 자각 증상을 느끼기도 어려울뿐더러 설마 내가 이 나이에 이럴까?라고 생각해서 크게 신경 안 쓰고 간과하게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좀 진행돼서 오는 경우들이 많아요.

    ◇ 채선아> 그래서 평소에 우리가 장 건강을 잘 지키는 게 정말 중요할 텐데 그 방법은 이미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것 같거든요. 맵고 짜게 안 먹고 술 담배 안 하고 육류, 가공육 줄이고 채소 많이 먹고, 이런 건데 솔직히 교수님은 다 지키세요?

    ◆ 한윤대> '술 담배 안 하고'만 지킵니다. 술도 원래는 지키지 않았는데 몸이 힘들어지면서 너무 무리하면 안 되겠다 해서 지키기 시작했고요. 다 아는데 붉은 육류 먹지 말고 가공육 줄이고 채소도 많이 먹고 너무 맵고 짠 것도 피하고 술 담배 피하고… 하지만 생각보다 사회생활하면서 지키기 어렵거든요.

    ◇ 채선아> 정말 어렵죠. 떡볶이만 먹어도 맵고 짠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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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윤대> 우리가 방학 때 계획표 짰는데 그대로 지키면서 살기 진짜 어렵잖아요. 모든 걸 못 지킨단 말이에요. 적당하게 즐기기도 해야 되잖아요. 솔직히 말해서 술 한 잔 하고 싶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적당한 수준에서 하고 내 몸에 대해서 너무 무관심하지 않게 뭔가 좀 이상하네? 이런 부분들도 챙겨가면서 살짝 즐기는 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하고 있는 '대장장인' 유튜브에 여러 가지 영상들을 올려놨는데 그중에 대표적으로 하나 "변을 보고 나서 항상 확인해라"라는 얘기를 하거든요.

    ◇ 채선아> 뭘 확인하는 건가요?

    ◆ 한윤대> 모양도 보고 색깔도 보고 크기도 보고 같이 봐야 되는데 팁을 올려놨어요. 화장지를 한 번 닦고 나면 안 보이거든요. 그래서 '휴지로 닦기 전에 한 번 먼저 확인하기' 이런 운동을 펼쳐야 되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 채선아> 봤다고 치면, 어떤 변이 좋은 변이고 어떤 변이 나쁜 변이에요?

    ◆ 한윤대> 바나나처럼 길쭉하면서 적당한 두께가 한 소시지 정도 되는 두께는 유지를 해줘야 하고요. 그보다 이상이면 상관은 없습니다만 너무 크면 또 항문이 찢어져서 좀 힘든데요. 바나나 길이 정도로 부드럽게 생긴 게 길쭉하게 떨어지면 흐뭇해하시면 됩니다.

    ◇ 채선아> 만약에 내 변이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돼요?

    ◆ 한윤대> 뚝뚝 끊어져서 염소똥처럼 조금씩 나온다거나 혹은 기름기가 많이 묻은 색깔로 나오거나 대표적으로 검은 변. 중국집에서 짜장면 먹을 때 나오는 춘장 같은 색깔. 또 빨간 피가 떨어지는 것 자체는 본인들이 인지를 바로 하지만 빨간 피나 검은 변이나 둘 다 피는 맞거든요. 검은 변은 좀 더 안쪽에서 한참 지나서 나와서 빨갛게 보이지 않는 것뿐인데요. 그런 부분은 생각을 못 하는데 검은 변도 굉장히 위험하고 안 좋은 신호입니다. 어디선가 피가 났었다는 거거든요. 작고 끊어지고 검은색 혹은 빨간색이 섞인 변. 그리고 변을 봤는데도 잔변감이 있어서 또 계속 마려운 느낌이 들고 시원하지 않고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셔야 됩니다.

    ◇ 채선아> 그때는 병원을 찾아야 되는군요.

    ◆ 한윤대> 그렇죠. 그전에 찾으면 더 좋지만 그 증상이 한두 번 될 때 위험 사인을 생각할 수 있으면 좋아요. 얼마 전에도 40대 후반 환자분이 오셨는데요. 이런 내용을 다 알고 심지어 항문에서 피가 좀 났는데 '난 치핵이 있어 원래 그랬으니까'라고 간과하시고 진행이 많이 돼서 온 분이 있어요. 그래서 수술을 바로 못하고 항암 치료를 먼저 해야 되는 분인데요. 저를 보면서 계속하시는 말씀이 '내가 방송도 보고 증상도 똑같이 있었는데 나는 치핵이 있다고 알고 있으니 문제가 없어라고 스스로를 위안하거나 덮어버리다 문제가 생겼다. 내가 왜 그랬을까' 하시더라고요.

    ◇ 채선아> 지금 듣는 분들은 명심하고 변을 관찰하는 습관을 길러야겠네요.
       
    ◆ 한윤대> 그렇죠. 왜냐하면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게 변밖에 없잖아요. 몸속을 볼 수가 없죠. 그러니까 안에서 배출된 변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 채선아> 확인 후에 합리화하지 말고 뭔가 이상하면 이제 병원을 찾으라는 조언을 주셨고 청취자분들께서 질문을 많이 주셨어요. 1*** 님 "배에 왜 자꾸 가스가 차죠? 방귀를 참아서 배에 가스가 차는 건가요?"

    ◆ 한윤대> 방귀를 참아서 가스가 차는 건 아니고요. 가스가 많이 생성되는 음식을 드셨을 가능성이 높고요.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도 공기가 많이 들어가고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식사와 관련된 점이 더 많습니다. 그리고 장운동이 조금 더디면 아무래도 가스가 오래 있을 수밖에 없어서 그만큼 배출하는 능력이 조금 떨어지기는 하겠죠. 먹는 거랑 장운동 그 두 가지가 가장 큰 요소일 것 같습니다.

    ◇ 채선아> 추가로 뒤에 내용을 붙여주셨어요. "배에 가스가 차면 암 같은 병에 걸릴 수도 있는 건가요?"

    ◆ 한윤대> 가스가 차는 것만으로 암이 생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반대로 암이 있으면 원활한 배변 배출이 안 되기 때문에 동시에 가스도 잘 배출이 안 돼서 더부룩하고 불편하실 수 있을 겁니다.

    ◇ 채선아> 다른 질문도 제 눈에 들어오는 게 하나 있었는데 "장 건강이랑 정신 건강이 많이 연관돼 있는 것 같더라고요."라고 하셨어요. 이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거든요. 속이 불편하면 정신적으로 힘들어요.

    ◆ 한윤대> 최근 한 1~3년 전부터 장 건강과 정신 건강에 대한 이슈가 많이 나오고 있어요. 뇌랑 장이랑 연계가 돼 있다고 생각을 해서요. 긴장하면 입맛도 없고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기도 하고 소화가 전혀 안 될 것 같잖아요. 긴장하면 "나 밥 안 먹을래" 이러기도 하고요. 신경 전달 물질들이 연결이 돼 있어서 내가 생각하는 것과 장운동이랑 관련이 있긴 해요. 그래서 긴장을 풀고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도 소화를 하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 채선아> 저희 10년차 나온 분들한테 이 질문을 꼭 드리는데요,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직업, 대장항문외과 교수 하시겠습니까?

    ◆ 한윤대> 저는 합니다. 제가 왜 외과를 했는지 그중에서도 왜 대장항문외과를 했는지를 주변 사람들한테 얘기할 일들이 종종 있는데요. 여러 번 얘기를 하다 보면 항상 저는 결국은 이러이러해서 대장항문외과로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더라고요. 왜냐면 외과 의사로서 가장 다양한 수술을 해줄 수 있고 다양한 치료를 해줄 수 있는 과입니다.
       
    ◇ 채선아> 네, 오늘 대장항문외과 한윤대 교수님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한윤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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