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로라 공주'로 3년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오는 배우 문성근. (한대욱기자/노컷뉴스)
그동안 ''창백한 지식인''을 대변해 온 영화배우 문성근이 ''목사가 되고픈 형사''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배종옥과 열연한 ''질투는 나의 힘'' 이후 햇수로 3년만이다.
그 사이 문성근은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활동으로 분주했다. 대통령 당선 후 연기 활동이 뜸한 터라 ''정치에 몸담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했지만,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문성근은 영화배우 방은진의 감독 데뷔작 ''오로라 공주''(제작 이스트필름)에서 연쇄살인범을 쫓는 오형사 역을 맡았다. 15년의 연기활동 중 처음 맡는 형사 역할이다.
문성근, "3년만의 출연이라 걱정스러웠다" 섭씨 30도를 웃돌던 지난 14일 한낮. 서울 강남의 한 대로변에서는 방은진 감독의 ''큐'' 사인에 문성근과 또 다른 주인공 엄정화(정순정 역)의 첫 만남 촬영이 진행됐다.
이날 촬영 분은 극중 첫 살인이 일어난 백화점 CCTV에 등장한 얼굴을 보고 범인임을 직감해 외제차 딜러로 일하는 엄정화를 찾아오는 장면. 두 주인공이 영화 속에서 처음 대면하는 신이기도 하다.
촬영 현장에 모인 50여명의 취재진의 둘러싸인 베테랑 배우 문성근은 "3년만의 출연이라 처음에는 걱정스러웠다"고 했다. "3년은 긴 시간"이라는 그는 동료 방은진 감독에 대한 신뢰와 지금껏 해보지 않은 역할에 대한 매력으로 ''선뜻'' 출연을 결정하고 말았다.
물론 제작을 맡은 ''이스트 필름'' 명계남 대표와의 인연도 무시할 수 없을 터.
방은진 감독, "문선배, 이렇게 해서 배우 하겠어?"영화 ''오로라 공주''는 연쇄살인 현장에 남겨진 오로라 공주 스티커를 단서로 범인을 찾는 오형사와 용의자로 지목된 엄정화의 쫓고 쫓는 심리전을 그린 작품으로 연기파 배우 방은진의 감독 데뷔작으로도 이미 화제를 모았다.
방은진 감독이 연기자로서는 후배이지만, 문성근은 배우 출신 감독과의 영화 작업이 ''무섭다''고 했다. "워낙 이해가 빠르고 본인이 연기 방향을 더 잘 알고 있다"는 이유다.
문성근은 예까지 들어 방은진 감독의 ''무서움''을 설명했다. "다른 감독이 ''살 좀 빼라''고 하면 ''했는데 이 정도''라고 했을텐데, ''문선배 이렇게 해서 배우 하겠어?'' 한마디에 심하게 운동하다 다치기까지 했다"는 것.
단지 연기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제 목소리를 내온 문성근은 "우리 영화계에서 배우가 감독해서 성공한 영화가 없다"고 단정했다. 이유는 우리 영화가 감독에게 가하는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 "처음부터 끝까지 감독이 다 해야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때문에 문성근은 "연기 이론 책까지 펴내며 오랫동안 감독데뷔를 준비한 방은진이 성공적으로 데뷔할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한다. 물론 후배 방은진의 앞선 감독 데뷔로 "질투를 느낀다"는 솔직한 마음도 함께 전했다.
현재 70% 분량의 촬영을 마친 ''오로라 공주''는 7월 중순 촬영을 끝내고 오는 10월 개봉한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기자 dlgofl@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