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대용>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4개월간의 순천 생활을 마무리했습니다. 전남 순천과 경남 진주를 오가며 두 지역을 경험해 보겠다고 했는데, 어떤 걸 보고 무엇을 얻었는지 직접 묻도록 하겠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스튜디오에서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 이준석> 안녕하세요.
◇ 유대용> 가실 때가 됐네요. 이삿짐 다 쌌나요?
◆ 이준석> 이삿짐이래봤자 책하고 컴퓨터, 옷 정도 다 실었습니다.
◇ 유대용> 주중에 순천과 진주를 오가는 일정이었잖아요.
◆ 이준석> 사실 순천과 진주를 월수 화목 이렇게 있으려고 하다가 진주는 초반에 교육 시작을 못 했어요. 준비하는 과정이 복잡해서 순천에서만 계속 교육을 했습니다.
◇ 유대용> 순천에 지내는 동안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셨던데 구석구석 살펴봤나요?
◆ 이준석> 순천에서 서울에서 다니는 것처럼 다녀봤거든요. 순천 온누리 자전거도 많이 타보고 시내버스도 타고 많이 이동하고 했는데, 중소도시 생활은 확실히 좀 다르긴 하더라고요. 버스 배차 간격이나 이런 것들이 수도권에 비해 많이 길기도 하고, 온누리 자전거도 배치돼 있는 장소들이 드문드문 있다 보니까, 서울만큼의 활용도는 아니고 제가 지방 중소도시에 살아보는 게 처음이기 때문에 많은 걸 경험하고 갑니다.
◇ 유대용> 교육 이외 또 어떤 걸 느끼셨나요?
◆ 이준석> 아이들을 수학 가르치면서 느꼈던 것이 지역에서도 어느 정도 순천의 교육 수준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할 때가 됐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별량중학교 매산중학교 팔마중학교 연향중학교 순천 전역에 있는 여러 중학교 아이들을 가르쳤는데 솔직하게 말하면 학습 목표 기대치가 수도권보다 좀 약합니다. 그 말은 순천에서 제일 어렵게 시험 문제 내는 학교도 아마 서울에 가면 제일 쉽게 내는 학교보다 훨씬 쉬울 겁니다.
◇ 유대용> 격차가 크다?
◆ 이준석> 그렇죠. 대학 전형이라는 게 갈수록 지방에 있는 학생들도 수시나 지역 균형 선발 이런 거로 갈 수 있기 때문에 대학 진학 실적은 과거보다 개선된 것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이 학생들이 나중에 수도권 학생들과 경쟁을 해야 된다 이런 생각을 했을 때 기대치 자체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왜냐면, 교육 자체가 대학에 가는 게 목표가 아니라 실력을 상향하는 게 목표인데 그 부분에서 지역사회가 좀 더 관심을 가져야 될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 유대용> 중학교 2학년 수학 가르치셨죠. 중학교 2학년 수학인 이유는 따로 있나요?
◆ 이준석> 아무래도 고등학교 가면 학교가 다 분화되기 때문에 진도를 맞추기 어려운 게 있고 중학교 1학년 때는 아이들이 시험을 안 보고요. 2학년 정도 되면 아이들 노력에 따라 수학에 뒤처진 학생들도 제 궤도에 다시 오를 수 있다라는 생각이었고 그래서 가르쳐 보니까, 또 금방금방 스펀지처럼 학생들이 빨아들여서서 지난 기말고사 때 가장 잘 본 학생이 96점 받았습니다. 제 자랑거리입니다.
지난 4개월여간 전남 순천에서 생활한 이준석 전 대표. 페이스북 캡처◇ 유대용> (웃음) 네. 본격적으로 정치 이야기로 넘어와서 호남을 어쨌든 민주당 텃밭이라고 하잖아요. 민주당에 대해선 어떤 걸 느끼셨나요?
◆ 이준석> 순천과 여수 그리고 광양 이 지역에서 공교롭게도 초선 의원들이 다수고 민주당에서 특히 순천과 여수 지역 같은 경우에는 전부 다 법률가 출신이에요. 이게 무슨 의미일까? 지역 정치권에서 그 분들도 훌륭한 경력을 다 갖고 계시지만 뒤집어 말하면 풀뿌리 정치인을 많이 키워내지 못했다는 이야기거든요.
또 전남 동부가 전남 서부에 비해서 항상 정치적으로 소위 전라선 라인이 호남선 라인보다 중량감에서 떨어지는 정치인들이 배출되고 이런 경향성이 있었기 때문에 지역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고, 이 지역에서 제가 목도한 것만 해도 노관규 시장님도 쓰레기 소각장 문제 때문에 굉장히 고생을 하고 계시는데 이런 것들은 아무리 무소속 시장이라 하더라도 지역 정치권이 합심해서 풀어내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노관규 시장의 개인적인 인기만 굉장히 높아지는 과정 속에서 정치권이 힘을 합하지 못하고 지역의 문제가 산재돼 있다는 게 안타깝긴 했습니다.
◇ 유대용>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남은 민주당에 대해 '미워도 다시 한 번'이 통하는 지역이잖아요.
◆ 이준석> 순천은 전라남도 전체에서 상당한 경제력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지만 한편으로는 호남선 라인에 다선 정치인들 위주로 구성된 민주당 의원들의 입김에 오히려 전남 동부는 약간 소외되고 있다는 입장을 갖는 것 같고, 그러다 보니까 과거에도 이정현 전 대표라든지 김선동 전 의원 같이 민주당과 다른 선택을 하기도 하고, 이번에도 노관규 시장의 공천(컷오프)에 대한 문제 등에 대해서 강한 불만을 사람들이 갖고 있었기 때문에 무소속 시장을 당선시킨 것 아니겠습니까?
◇ 유대용> 그렇죠. 특히 동부 같은 경우엔 정서가 약간 다르기도 하죠. 광양도 마찬가지고요.
◆ 이준석> 이런 정서가 계속 뭐라고 해야 될까요? 열심히 했으나, 항상 소외받는 그런 느낌 그런 것이 항상 작동한다. 그래서 더더욱 정치권에서는 순천의 주목을 하게 된다 이런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유대용> 전남 동부권에는 무소속 시장이 순천과 광양 두 군데나 있잖아요. 분명히 틈새가 있는 건데 이게 중앙정치로 오면 국민의힘에서 파고들기가 힘들다, 특히 큰 선거 때는 마땅한 대안을 주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이런 평가도 있거든요.
◆ 이준석> 솔직히 국민의힘이 지지를 못 받았던 이유 중에 하나는 지금까진 노력이 부족했던 점도 있을 테고요. 역사에 관한 여러 가지 잘못된 관점이라는 걸 투영했기 때문에 그런 걸 풀어내는 게 한 가지였다면, 두 번째로는 그러면 마음을 열기 시작한 호남민들 특히 전남 동부에 계신 분들한테 찍을 만한 후보를 내느냐의 문제였겠죠.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오랜만에 비례로 시의원을 배출하기도 했고, 훌륭한 인재를 배치하기만 하면 순천 시민들이 관심 가져주신다는 거를 저희는 체득했습니다. 그래서 솔직하게 말하면 지금 천하람 위원장 순천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천하람 위원장 정도면 어느 지역에 내놓아도 정말 양질의 후보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길 바라는 부분이 있고요.
다가오는 총선에서 지역구를 어떻게 짜야 될지 모르겠지만 만약에 많은 호사가들이 이야기하는 호남 이정현과 천하람의 동시 출격이라든지 그렇게 하면 굉장히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 유대용> 상당히 전국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 같은데, 방금 하신 말씀을 반대로 바꿔보면 천하람 위원장이나 이정현 전 대표 외에는 전남에 내세울 만한 인재풀이 없다. 이렇게도 들리는데요.
◆ 이준석> 굉장히 아쉬운 얘기지만 제가 지난번 대표 하면서 지방선거에서 광주 같은 경우엔 젊은 시의원 후보, 구의원 후보 많이 배출하려고 노력했었고 실제로 유의미한 경쟁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당 대표가 호남에 오긴 오는 것 같은데, 별로 이슈화가 안 되는 이런 상황들이 이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이거는 많은 사람들이 총선이라는 것이 지역구 단위로 이뤄지고 아직까지 총선에서 우리가 호남에서 당선자를 낼 정도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호남에 대한 투자를 지금은 할 필요 없다라고 착각하는 것 같은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께서 당신께서도 스스로 부산에 도전하시고 할 때 15퍼센트 나가도 나가는 거고, 20퍼센트 나도 나가는 거고, 이렇게 하나씩 쌓아 올려 가지고 지금 부산에서 민주당은 상당한 기반을 가지고 있거든요. 서부산 지역이나 김해 이런 곳을 위주로 해서. 당선만이 목표가 아니어야 되는 그 책무가 여당에는 있다, 이렇게 봅니다. 그거를 너무 간과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고 죄송스러운 그런 마음입니다.
◇ 유대용> 이 전 대표는 특히 호남의 정신, 예를 들면 5.18이나 여순사건, 제주 4·3 이런 사안에 대해서 기존 보수와 다른 선명성을 드러냈는데 이 부분은 앞으로 이 전 대표가 강조하는 보수 개혁의 정신, 지향점이라 봐도 될까요?
◆ 이준석> 그렇게 생각하는 게 저는 역사라는 것은 절대적이지 않다 이렇게 봅니다. 지금 호남에서 국민의힘이 과거 전두환 전 대통령과 단절하지 못하고 그것으로 인해 상당히 지탄을 받은 것도 사실이지만, 반대로 김종인·이준석 체제에서 그것을 극복하려는 노력들을 좋게 평가하신 부분도 있거든요. 이게 지속되느냐의 문제다 이렇게 보는 거고.
이렇게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보면 미국 민주당이 소수인종이나 아니면 이런 쪽에서 지지를 많이 받거든요. 뒤집어보면 오히려 민주당의 뿌리를 보면 예전에 남북전쟁 이럴 때 굉장히 노예제 철폐 반대를 한다든지 이런 쪽으로 입장을 가지고 있었던 정당이라서 지지를 못 받았었는데 뒤로 100년 가까이 꾸준한 노력을 한 겁니다. 노력의 결과 지금은 오히려 민주당이 보편적으로 많은 민족에게서 지지를 받는 그런 정당이 된 거거든요.
우리도 마찬가지인 것이 지금 국민의힘이 한 2-30년 동안 호남에 해야 할 일을 못 했다고 여기서 물러설 것이 아니라 더더욱 10년 20년 30년 긴 안목을 가지고 투자를 해나가기 시작해야 된다 이렇게 봅니다.
◇ 유대용> 본인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비록 4개월뿐이었지만 순천과 진주로 오갔던 시간이 긴 호흡으로 봤을 때 정치인생을 걷는 데 화력을 모으는 시간이었을 것 같기도 해요.
◆ 이준석> 제가 정치를 하면서 호남을 자주 들락거렸지만 살면서 일반적인 시민들을 본다기보다는, 예를 들어 광주에 가도 광주의 유지분들, 단체장 이런 분들 많이 뵙던 거고. 진도나 신안에 가도 그렇게 뵙던 거고.
순천에 있으면서 저한테 너무 감사한 거는 제가 의료원 로터리나 웃장 구도심 쪽 살짝 걸어가고 있으면 카페에서 창문 똑똑 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안에 들어오라고 하면서 커피 한 잔씩 내주시면서 하고 싶은 얘기 다 해주시고 그래서 저는 정말 순천의 깊은 얘기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의원들 몇십 명 대동해서 행사만 참석하고 가는 그런 일정이 아니라 진짜 순천의 일반적인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게 컸다 이렇게 봅니다.
◇ 유대용> 그럼 곧바로 노원구 출마를 준비하시는 건가요?
◆ 이준석> 저는 노원구에 세 번 출마했고 이번에 또 도전하기 때문에 저는 열심히 준비해야 되고 사실 노원에 가면 고흥분들 되게 많아요. 순천도 많고 하는데 이번에 고흥 출신인 좋은 분들 많이 만나서 노원에 있는 고흥분들과 나눌 이야기가 많아졌습니다.
◇ 유대용> 노원병 지역은 총선 구도가 어떤가요. 가장 유력한 상대가?
◆ 이준석> 지금 현역인 김성환 의원, 마찬가지로 전남 동부 출신이시니까 아무래도 관심을 받을 것 같고, 그리고 고 노회찬 의원께서 노원에서 국회를 하셨기 때문에 정의당의 세가 어느 정도 있습니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노원에 터로 잡고 계시기 때문에 그렇게 3파전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제21대 총선 당시 서울 노원병 선거구에 출마했던 이준석 당시 후보. 페이스북 캡처 ◇ 유대용> 그럼 당적은 반드시 국민의힘으로 출마하길 여전히 바라시는 게 맞죠.
◆ 이준석>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제가 당 대표하면서 계속 만들고 싶었던 건 제가 서울 강북 지역에서도 당선될 수 있을 정도로 당이 굳건하고 또 새로워지길 바랐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렇게 하지 못하는 상황이 갈수록 나오고 있거든요.
제가 이렇게 말씀드린 적이 있어요. 왜 대통령을 1년 차부터 각을 세우냐. 잘못된 방향으로 갔을 때 그걸 방치하는 것이 오히려 정치인으로서는 부도덕한 겁니다. 지금 국민의힘을 보면 많은 정치인들이 대통령 하는 얘기에 토 한마디 못 달고 무엇이 그렇게 두려운지 모르겠으나 결국 이건까지 온 거거든요. 장관마저도 그렇잖아요. 장관마저도 대통령께서 수사를 많이 해보셔서 가지고 교육 전문가다 이런 말을 한다는 거는 사실 다른 의견이 나오기 어려운 상태라는 것인데 이렇게 해서는 여당이 국가를 제대로 운영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1년 차부터 2년 차, 내년 총선에는 3년차가 될 텐데 저는 제가 미약한 힘이나마 바른 길을 제시하려고 노력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이 길을 가는 데 있어서 제 노력을 끝까지 하고요. 그런데 만약에 윤핵관이나 이런 쪽에서 장난을 치려고 한다. 그럼 저는 능동적으로 대처할 겁니다.
◇ 유대용> 능동적이라면?
◆ 이준석> 당하고 있지만 않을 겁니다.
◇ 유대용> 잠깐 밸런스 게임 하나 해보죠. 국민의힘이 공천을 하되 노원병이 아닌 험지로 공천했을 경우 이게 1안이고요. 노원병이면 국민의힘 공천을 받지 않고 독자 출마한다. 어느 쪽을 선택하시겠어요.
◆ 이준석> 저는 1안에 가깝고요. 노원병이 사실상 서울에서 최고 험지입니다. 서울의 지역구 한 50개 정도 48개 정도 있는데, 뒤에서 어려운 거 순서 매기면 관악을 다음에 바로 노원병입니다. 그래서 더 이상 험지는 없을 겁니다.
◇ 유대용> 많은 분들이 이준석은 안고 가야 한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그렇고, 이런 말씀을 많이 하세요. 그런데 당에서는 어떻게 할 거라고 보세요.
◆ 이준석> 그 표현 자체가 저는 굉장히 폭력적이라고 보는 게 저를 내쫓기 위해서 했던 오만 가지 있는 일이 있는데, 그것에 대해 잘잘못을 다시 가리지 않고 안는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거든요. 예를 들어서, 학교폭력 피해자에 대해 가해자들이 너를 안겠다 이렇게 하는 건 2차 가해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계속 그런 안는다는 표현을 쓰는 분들 자체가, 이거를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별로 없는 거다. 저는 이런 게 클 거라 봅니다.
지금 집권 1년 차에 힘으로 이것저것 해 놓은 일이 많거든요. 예를 들어 나경원 전 의원도 불출마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유승민 전 의원은 경기도지사도 못 나가게 하려고 결국 뒤에서 저격하고, 안철수는 전당대회 나간 상태에서도 아무 말 안 하면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협박하고 이런 것들에 대해서 바로잡는 게 중요하지, 그래놓고 그걸 안는다고 했을 때는 국민들이 봤을 땐 뭐야? 이랬을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을지 방법도 잘 모르겠지만 잘해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 사람들이 좀.
◇ 유대용> 안는다는 표현은 잘못됐다 이렇게 말씀하시니까 다른 표현을 하신 분들의 말을 빌려올게요. 하태경 의원이 최근 방송에서 이준석 전 대표를 두고 '이 전 대표는 죽든 살든 국민의힘에서 승부를 봐야 된다' 이렇게 표현하셨더라고요. 아마 신당 창당 가능성이나 무소속 출마에 대한 언급인 것 같은데, 이 전 대표가 생각하는 최후의 마지노선, 그 이상은 못 기다린다.
◆ 이준석> 옛날에 박근혜 대통령이 유승민 의원도 사실 배신자 담론을 사람들이 얘기하지만 뭘 배신했냐는 사실 기억이 잘 안 나요. 그냥 박근혜 대통령 틀어졌다는 것 때문에 배신자라고 얘기하는 건데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오히려 탄핵을 당하고 이런 상황이 되니까 어디가 잘못된 건지, 그리고 탄핵을 하는 데 앞장서서 유승민 의원을 배신자라고 한다면 아예 박근혜 대통령을 구속시킨 검사는 어떻게 되는 건지, 논리적 모순이 많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보수가 안고 있는 논리적 모순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중요한 거예요.
예를 들어,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을 쫓아내고 제리따봉 보내고 이렇게 해서 뭐 하고 싶은 대로 하셨잖아요. 그럼 여기서 이렇게 잘 됐느냐 못 됐느냐를 평가해야 되는 거거든요. 지난 1년 동안 잘 되었느냐 잘못되었다면 바로잡는 게 중요한 것이지, 지금 안고 간다 아니면 화합한다 이런 이미지 자체는 국민들이 그걸 보고 누가 감동을 받겠습니까? 두들겨 팰 때는 흠씬 두들겨 팬 다음에 이제 같이 잘해보자 이런 거는 아무도 믿지도 않죠.
◇ 유대용> 이 전 대표와 달리 지금 순천 천하람 당협위원장의 상황은 좀 다를 수도 있거든요. 사실 두 분에게 정치적 운명 공동체라고 표현도 하는데 앞으로 공천 상황에 따라서 이게 갈라질 수도 있는 건지.
◆ 이준석> 천하람 위원장이랑 어제도 방송 같이 찍었고요. 제가 왜 전당대회 때 천하람 위원장을 많이 도왔냐 한다면, 천하람 위원장은 요즘 젊은 세대의 정치인 중에서 보기 드물게 자존심이 굉장히 센 사람입니다. 이걸 순천 시민들도 기억해 주셔야 될 것 같아요. 자존심이라고 함은 항상 쉬운 길이 보이고 항상 바른 길은 아니지만 땡기는 길이 있다 하더라도 본인이 앞으로 누구한테 부끄럽지 않은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했을 때 어려운 판단들을 하게 돼 있거든요.
천하람 위원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도 바른 소리를 하면서 용기 있게 맞섰고요. 지금 여러분 TV 보시면 방송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누구를 옹호하는 이런 정치인들이 있거든요. 젊은 사람 중에 보면 그냥 부끄럽지 않습니까? 그렇게 부끄럽게 정치하지 않기 위해 어려운 길을 가고 있는 것이고요.
그럴 때 순천 시민들이 조금 더 힘을 내서 바른 소리 하라고 해주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저도 천하람 위원장이 바른 소리 하는 기간에는 저는 연락을 하고 있어도 안 하고 있어도 동지입니다.
◇ 유대용> 어쩌면 향후 상황에 따라서 서로 원격으로 지원하는 상황도 볼 수 있겠네요.
◆ 이준석> 그렇죠.
지난 5월 17일 국립 5·18 민주묘지를 함께 찾은 이준석 전 대표,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준석 페이스북 캡처 ◇ 유대용> 알겠습니다. 이제 순천에서의 생활을 정리하는데, 마지막으로 순천 시민 혹은 동부권 청취자 여러분께 한 말씀 해주시죠.
◆ 이준석> 순천에 있는 동안 중소도시의 삶이라는 게 어떤 건지 많이 경험하고 앞으로 제가 정치를 하면서 이런 것들을 풀어내기 위해서 어떻게 할지 많이 배우고 갑니다. 그냥 추상적으로 언론에서 호남 얘기하는 게 아니라, 제가 직접 와서 살아보다 보니까 구체적인 것들을 많이 배우게 됐고요. 제가 오늘 방송에서 약속드릴 게 있다면 간단한 약속이긴 하지만 앞으로 순천시에 제가 고향사랑기부제로 매년 10만 원씩 내겠습니다. 그래서 순천시와의 인연을 어떻게든 이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나중에 제가 좀 더 정치적으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에 가게 되면 지금 봤던 문제 중 많은 것들, 하다못해 순천의 구도심 문제부터 시작해서 아까 말했던 교육의 문제 그리고 교통망의 확충 같은 것들 다 담아낼 수 있는 정치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 유대용>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준석> 예 감사합니다.
◇ 유대용> 지금까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였습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