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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쌍둥이는 처음이라" 네 아이 엄마의 좌충우돌 육아일기



부산

    "세쌍둥이는 처음이라" 네 아이 엄마의 좌충우돌 육아일기

    핵심요약

    초저출생 문제가 우리 사회가 고민하고 극복해야 할 가장 큰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부산은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0.72명까지 곤두박질쳐 서울을 제외한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하며 지역 소멸 위기가 눈앞에 다가온 상황이다. 이에 부산CBS는 부산시 등 각계와 함께 '생명돌봄 국민운동 부산캠프'를 구성해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범사회 운동을 시작했다.

    부산CBS는 생명돌봄 운동의 일환으로 출생과 양육의 기쁨을 누리고 어려움을 극복해 가는 사례를 소개하는 순서를 마련한다. 열여섯 번째 순서로 어느 날 기적처럼 찾아온 세쌍둥이를 낳아 모두 네 아이와 함께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꾸린 한 부부의 이야기를 전한다.

    ['출산은 기쁨으로, 돌봄은 다함께' 생명돌봄 국민운동⑯]
    "뱃속에 세쌍둥이가?" 출산까지 숱한 고비 넘겨
    "산후우울증 올 틈 없어" 눈코 뜰 새 없는 네 아이 육아
    "우리는 세 명" 삼둥이 모습 신기하고 놀라워
    여전히 힘든 여섯 식구 외식·여행…"차곡차곡 경험 쌓는 중"

    권혜성씨 부부는 기적처럼 크리스마스날 세쌍둥이를 만났다. 권혜성씨 제공권혜성씨 부부는 기적처럼 크리스마스날 세쌍둥이를 만났다. 권혜성씨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북적이는 집에서 사랑 넘치는 8남매…"서로 가장 좋은 친구"
    ②평균 출산율 3명인 교회…"아이 함께 키워준다는 믿음 덕분"
    ③다섯 남자아이 입양한 부부…6형제가 만드는 행복의 모양
    ④부모는 슈퍼맨이 아니야…'같이 육아'로 아빠도 배운다
    ⑤"내 자식 같아서" 온정 전하는 아버지들…"돌봄친화 사회로 이어져야"
    ⑥신생아 '1만 명' 만난 베테랑 의사가 말하는 '산부인과 의사생활'
    ⑦"나부터 먼저" 대한민국 1호 민간 출산전도사가 된 회장님
    ⑧"아이는 공동체가 함께" 교회가 시작한 돌봄…부산에도 퍼지나
    ⑨"한 지붕 아래 이모, 삼촌만 20명 넘어" 돌봄공동체 '일오집'
    ⑩"아이 가지려는 귀한마음, 비수로 돌아오네"난임여성 고군분투 임신기
    ⑪초저출생 위기, '가임력' 높이는 냉동난자 지원 정책 고민해야
    ⑫자발적 양육 공동체 '우가우가'…부산에 퍼져나간 돌봄의 가치
    ⑬'노키즈존? 예스키즈존!' 아이 반기는 사회 분위기 조성해야
    ⑭엄마 2명 중 1명 겪는 '산후 우울감'… 사회가 보듬어야
    ⑮비상 걸리자 아이도 출근…경찰·소방 부부의 고군분투 육아일지
    ⑯"세쌍둥이는 처음이라" 네 아이 엄마의 좌충우돌 육아일기
    (계속)


    첫 아이를 키우며 평범한 나날을 보내던 권혜성씨 부부에게 어느 날 세쌍둥이라는 선물 보따리가 찾아왔다. 둘째 소식을 간절히 바라기는 했지만, 무려 세쌍둥이는 상상도 못했던 권혜성 씨 부부.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만 해도 기쁨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그렇게 만난 서연(7), 채연(7), 서준이(7)와 첫째 서진(9)이까지. 비로소 완전체가 된 여섯 식구는 지금도 기적 같은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

    "뱃속에 세쌍둥이가?" 눈물겨운 삼둥이 출산기

    "산모님, 아래 한 명이 더 있어요. 태아가 전부 셋이네요"

    초음파로 진찰하던 의사의 말에 권혜성씨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둘째를 바랐지만, 그래도 세쌍둥이라니.' 그때만 해도 그가 세쌍둥이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TV에서 본 삼둥이 '대한, 민국, 만세'가 전부였다. 당연히 주변에서는 직접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상황이었다.

    혜성 씨 부부는 산모 건강부터 경제적인 부담, 첫째 아이 걱정까지 겹쳐 겁부터 났지만, 세 아이를 모두 낳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이후로도 예기치 못한 일이 계속 일어났다. 임신 25주 차가 됐을 무렵, 정기검진차 병원을 방문한 혜성 씨는 그날 곧바로 집중치료실에 입원했다. 경부 길이가 짧아져 조산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병동은 하루 1시간만 면회가 가능했고, 가족들과도 갑작스레 생이별해야 했다.

    나란히 누운 세쌍둥이. 잠자는 모습도 닮았다. 권혜성씨 제공나란히 누운 세쌍둥이. 잠자는 모습도 닮았다. 권혜성씨 제공
    혜성 씨는 "금식을 반복하고 자궁수축 억제 주사를 맞는 것보다 첫째에 대한 걱정과 미안함 때문에 더 힘들었다"면서 "첫째도 두 돌이 되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배가 불러오는 속도에 아이를 마음껏 안아주지도 못했는데, 심지어 예고도 없이 입원해야 했다. 아이가 그 시기에 온전히 사랑받지 못한 상처를 안고 있는 거 아닐까 지금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그가 여느 때처럼 복잡한 마음으로 병원에 누워 있던 크리스마스 전날 밤, 갑자기 양수가 터지고 진통이 시작됐다. 담당 의사가 없어서 곧바로 당직 의사 집도하에 응급 수술이 진행됐고, 세 아이는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태어났다. 크리스마스의 기적 같은 선물들이었다.
     

    눈코 뜰 새 없는 우당탕탕 육아 시작…"든든한 조력자 덕분"

    친정엄마와 시부모님까지 출동해 차량 두 대를 끌고 요란한 퇴원을 마치자 본격적인 현실 육아가 시작됐다. 혜성 씨는 세쌍둥이를 동시에 키우느라 산후우울증이 올 틈도 없이 바빴다고 회상했다. 첫째를 건강하게 키워낸 육아 경험이 있지만, 세쌍둥이는 너무 작은 탓에 어떻게 안아야 좋을지조차 모르는 백지 상태였다. 아이들은 갓 태어날 때 고작 1.5kg이었다.

    한 아이를 겨우 재웠는데, 다른 아이가 울면 다들 따라 울기 시작할 때나 안 그래도 버거운 육아 전쟁에 첫째 아이까지 가세해 '엄마 쟁탈전'이 벌어질 때마다 혜성 씨도 따라 울고 싶었다. 하지만 그 때, 혜성 씨에게 도움을 주는 든든한 지원군이 나타났다. 육아 베테랑 도우미 선생님과, 전국에 흩어져 있던 다둥이 엄마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첫째 아이가 잠든 세쌍둥이를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다. 권혜성씨 제공첫째 아이가 잠든 세쌍둥이를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다. 권혜성씨 제공
    혜성 씨는 "온 가족이 붙어 아이를 돌봤는데도 역부족이었다. 어린이집 입학 전까지 손이 필요한데 부산시의 도우미선생님 지원은 3주에 불과해 눈앞이 깜깜했다"며 "감사하게도 당시 만난 도우미 선생님이 2년을 함께 돌봐주시기로 했고, 아이들뿐 아니라 제 마음도 돌봐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얼굴도 모르는데 흔쾌히 마음을 빌려준 이들도 있었다"면서 "막막한 마음으로 세쌍둥이 출산과 육아에 대한 정보를 찾을 때 우연히 다둥이 엄마들이 모여 있는 온라인 단체방을 소개받고 병원 선택부터 육아 꿀팁, 많은 응원과 위로를 받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삼둥이가 만드는 새로운 풍경…가족들도 180도 달라져

    육아는 그야말로 전쟁이지만, 그럼에도 혜성 씨에게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특히 삼둥이가 어느 정도 자라고부터는 '세 명'이라는 강한 인식이 생겼는데, 혜성 씨는 그런 모습이 신기하고 뭉클하다.

    그는 "누가 사탕이나 장난감, 하물며 전단지를 줘도 아이들이 꼭 세 명의 몫을 챙겨온다"면서 "하나를 받았을 때는 이걸 어떻게 나눌 수 있을지를 가장 먼저 고민하는 모습을 볼 때 서로 양보할 줄 아는 아이가 된 것 같아서 뿌듯하다"며 웃었다.

    또 "아이 중 한 명이 그물망을 못 올라가면 앞에서 당겨주고 뒤에서 밀어줄 때, 각자 역할을 정해서 함께 잘 놀고 있을 때, 또래에 비해 사회성이 좋아 다른 아이들과도 금방 친구가 된 모습을 볼 때도 더없이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네 아이가 함께 노는 모습. 권혜성씨 제공 네 아이가 함께 노는 모습. 권혜성씨 제공 
    삼둥이가 오고부터 가족들도 180도 달라졌다. 특히 육아 초보였던 남편은 자연스럽게 육아 고수가 됐다. 혜성 씨는 "어느 날 남편이 '육아가 이만큼 힘든 줄 몰랐다'며 첫 아이 육아를 많이 못 도와준 것에 미안해했다. 지금도 육아에 적극적이라 아이와 아빠가 좋은 추억을 많이 쌓고 있다"고 미소를 띠었다.

    또 "첫째 서진이도 처음에 동생을 챙겨야 해 힘들다고 말하던 아이였지만, 이제 늘 함께 놀 동생들이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면서 "반에서 식구가 제일 많다며 자랑하는가 하면, 외출할 때도 '막내는 내가 손잡고 갈게'라며 동생들을 잘 챙겨 참 기특하다"고 놀라운 변화를 소개했다.

    여전히 외출조차 힘들지만 행복도 '세 배'…입학 앞두고 행복한 고민도

    익숙해지지 않는 어려움도 있다. 혜성 씨 부부에게 삼둥이와의 바깥나들이는 여전히 벅차다. 명절을 맞아 부모님 댁에 방문할 때면 남편이 "이사 가냐"고 할 정도로 사람도, 짐도 많다. 지금까지 여섯 식구가 다함께 여행을 간 것도 딱 두 번뿐이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조금 크고부터 외식부터 산책, 여행까지 차곡차곡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혜성 씨는 "아이들이 더 어렸을 때는 어린이집 하원을 도와줄 사람이 없으면 팔목에 미아방지끈을 연결해서 다녔고 혹시나 모를 위험이 생길까 봐 집 앞 놀이터를 놀러 가거나 집앞 슈퍼마켓에 가는 것도 꺼렸다"며 "삼둥이가 7살이 되고서야 공공시설 이용에 대한 교육 때문에 외식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첫째 아이는 어릴 때 놀러가서 본 걸 생생하게 기억한다. 삼둥이에게도 가족들과 함께한 다채로운 추억을 얼른 만들어주고 싶다"면서 "아직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도 못 해보고 비행기도 안 타봤는데 내년부터는 제주도 한 달 살기도 하고 여행도 다닐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빠와 네 아이가 손을 꼭 잡고 걷고 있다. 권혜성씨 제공아빠와 네 아이가 손을 꼭 잡고 걷고 있다. 권혜성씨 제공
    한편 24시간 늘 함께였던 삼둥이에게 설레는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내년이면 아이들이 초등학교 입학을 하기 때문이다. 부부는 벌써부터 반 배정을 두고 같은 반에 둘지, 다른 반에 둘지 고심하고 있다.

    혜성 씨는 "세 아이가 각각 다른 반에 가면 챙겨야 하는 준비물부터 숙제, 학부모 면담 일정까지 모두 달라져 감당할 수 있을까 우려된다"면서도 "그래도 아이들이 각자 다른 반에서 자기만의 사회를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 고민"이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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