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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실화냐?'…임금 삭감없이 주4일제 하는 중소기업



기업/산업

    '이게 실화냐?'…임금 삭감없이 주4일제 하는 중소기업

    기업 교육 전문기업 '휴넷' 1년째 주4일 근무제 실시
    임금 삭감, 연차 강제 소진 없이 기존 근무 여건 유지
    생산성 향상 위해 로봇 시스템에 '투자'
    "주 4일제는 직원 복지 차원 아닌 생산성 향상의 문제"

    서울 시내 한 사무실에서 불을 밝히고 일하는 직장인들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사무실에서 불을 밝히고 일하는 직장인들 모습. 연합뉴스 
    미국은 이미 1967년에 근로자 1인당 연 평균 근로 시간이 2000시간 미만이었다. 영국과 프랑스도 1970년 이전에 이를 달성했다. OECD 국가들 평균치도 1973년에 2000시간 아래로 떨어져 1996시간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이 2000시간 아래로 떨어진 때는 이들보다 40여년이나 늦은 2017년이었다.
     
    2021년을 기준으로 놓고 보자면 한국은 OECD 국가 가운데 4번째로 근로시간(1910시간)이 길다. 한국보다 근로시간이 긴 나라는 , 멕시코(2128시간), 코스타리카(2073시간), 칠레(1916시간) 밖에 없다. '잔업의 나라'로 악명높은 일본보다도 300시간이나 많다.
     
    이처럼 장시간 노동이 뿌리깊은 한국에서 '주4일제'를 전면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기업 교육 전문 기업인 '휴넷'이다.
     
    휴넷은 지난해 7월부터 주4일제 근무를 도입해 1년째 시행중이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근무하고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쉰다. 다만 고객들을 응대해야 하는 부서는 돌아가면서 다른 날 쉰다. 전체 직원의 90% 정도는 금토일 사흘을 내리 쉴 수 있는 구조다.
     
    중요한 것은 급여나 휴가 등 기존 근무 여건의 변화없이 주4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근로시간이 줄더라도 급여도 같이 줄면 소득 보전을 위해 '투잡'을 뛰어야 하는 사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실제 근로시간은 줄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휴넷은 임금도 그대로 유지하며 연차 휴가 강제 소진과 같은 '꼼수'등도 없이 주4일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추가 인력 채용도 없어 회사 전체의 근로시간도 실제로 감소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금요일을 쉬는 대신 평일 야근이 잦아진 것은 아닐까?
     
    휴넷 김영아 수석은 "주 1~2시간 야근하는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대신 "금요일 쉬어야 하기 때문에 평일 업무를 속도감 있게 처리하는 쪽으로 바뀌었다"며 "기존에는 30분, 1시간씩 늘어지던 업무를 '타이트'하게 당겨서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무 분위기가 바뀐 것과 함께 습관적으로 해오던 업무도 구조조정을 했다. 주1회 부서 회의를 줄이거나 아예 없앴고 회의 시간도 30분 이내로 줄였다.
     
    "회의 시간이 줄다보니 회의 준비를 더 꼼꼼하게 할 수 밖에 없어요"
     
    직원 개인들의 근무 집중도를 높인 것도 도움이 됐지만 주4일 근무제 도입의 결정적 요인은 회사의 '투자'였다. 로봇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것이다. 인재교육 기업인 휴넷은 수강생 정보와 수강 이력들을 기존에는 수작업으로 처리했지만 최근에는 로봇 자동화 시스템(RPA)을 통해 자동처리하고 있다.

    김 수석은 "사람이 사흘 걸려 할 작업을 RPA를 통해 2시간에 끝내고 있다"며 "그 시간에 직원들은 좀 더 중요한 기획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금 삭감 없는 주4일 근무제 시행의 성과는 매우 고무적이다. 휴넷에 따르면 직원의 93.5%가 주4일제에 '만족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94.1%가 '삶의 질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라서 평일에는 아이를 친정 부모님에게 맡기는데 주4일 근무가 되입되고 나서 금요일부터 주말까지 사흘 동안 아이를 제가 직접 돌볼 수 있게 돼 친정 부모님들도 매우 좋아합니다" 직원 개인 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에 여유를 주는 셈이다.
     
    출근하는 직장인들. 연합뉴스  출근하는 직장인들. 연합뉴스 
    이같은 근무 여건이 소문을 타다 보니 채용 경쟁률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3배나 높아졌고 퇴사율은 반대로 낮아졌다.
     
    여기에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올 상반기 매출도 지난해에 비해 20% 가량 오르는 선순환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근로 시간 단축, 특히 근무 일수의 단축이 직무 만족도와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언급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최근 연구 결과 "근무 일수를 줄이는 것이 임금 근로자의 만족감에도 유의한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 낼 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주4일제 논의도 주목할만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문제는 주4일제 근무가 국내 제조업종 중소기업까지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다. 이와 관련해 휴넷 관계자는 "휴넷이 지식산업 쪽이다 보니 타 업종에 비해 주4일제 도입이 상대적으로 수월했던 측면이 있다"며 "모든 기업에 적용되기는 어려운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으로 젊은 인재들을 유도하고 장시간 근로와 저임금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국내 중소기업에게 주4일 근무제가 주는 메시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영탁 휴넷 대표는 "주 4일제는 직원 복지가 아니라 생산성 향상의 도구"라며 "직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등 각자의 방법으로 업무 효율을 높이면서 주 4일제가 회사에도 좋은  효과를 가져다주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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