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손희정 문화평론가
◇ 채선아> 논문을 읽는다는 건 바로 덕후와 대화하는 거 아닐까요? 덕후들의 논문과 그 속에 담긴 인사이트를 이야기해 보는 시간입니다. <별게 다 연구 대상>. 오늘의 덕질 대상은 바로 섭식 장애 이야기인데요. 오늘 저와 함께 얘기 나눠주실 분이세요. 문화평론가 손희정 박사 나와 계십니다.
◆ 손희정> 안녕하세요.
◇ 채선아> 오늘 주제가 조금은 무겁습니다. 섭식 장애가 정신질환 중에 사망률이 1위라는 내용이 있어요.

◆ 손희정> 굉장히 충격적인 이야기이기도 하고 한편으로 저도 굉장히 오랜 시간 섭식 장애와 함께 살아오고 있는 사람이어서 이번 방송 준비하면서 공감을 굉장히 많이 했고 위험한 질병이기도 하기 때문에 좀 더 우리가 많이 꺼내놓고 더 많이 이야기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채선아> 저도 이번 논문을 보면서 내가 겪었던 게 사실 섭식 장애였나 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심하게 다이어트를 할 때면 모든 일상이 음식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그런데 이런 얘기를 우리가 어디 가서 터놓고 얘기하기가 참 애매하잖아요.
◆ 손희정> 특히 한국에서는 섭식 장애가 질환이라고 하는 걸 잘 모르고 그냥 개인의 선택이거나 특히나 젊은 여성들의 기행 정도로 생각을 하는 경우들이 있어서 더 얘기하기가 좀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사실 섭식 장애 같은 경우는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에도 신경성 식욕부진증, 신경성 폭식증, 폭식 장애 이런 식으로 등록이 되어 있는 질환이기도 해요. 그래서 이걸 병으로 우리가 좀 이야기할 수 있어야 된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채선아> 오늘 처음으로 섭식 장애에 대해서 공부를 해보면서 질환으로 다뤘을 때 어떻게 또 해결할 수 있을 건지 그 방향까지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이 논문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논문 전체 제목부터 말씀드리고 갈게요. 인제대학교 이진솔 석사가 쓴 <섭식 장애 환자들의 삶에 관한 내러티브 탐구. 게워내고 토해내는 삶>이라는 논문입니다. 이번 논문의 저자가 좀 특별한 것은 본인이 섭식 장애 환자이기도 한다는 점이거든요. 자신의 경험이 이 논문에 잘 녹여져 있고 다른 사례자의 연구도 들어가 있는 논문이에요.
◆ 손희정> 사실 최근에 읽은 논문 중에는 가장 마음을 좀 움직이는 논문이었고요. 연구자의 진심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가 어떤 어려움을 경험했는데 이걸 나 혼자만의 것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의지가 연구에 반영된 게 있고요. 논문이라고 하는 게 머리를 움직이게 하기는 하는데 마음을 움직이게 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이 논문은 그런 작업이라고 할 수 있겠고요.
◇ 채선아> 저자가 섭식 장애를 겪기도 했고 이 논문을 쓴 과정 자체가 유튜브를 통해서 본인 얘기를 나눴다고 해요. 그래서 많은 응원을 받기도 했는데 실제로 이런 경험을 하고 있는 사람들한테 그런 유튜브가 도움까지는 못 될 것 같아서 이걸 연구 사례로 만든 거죠.
◆ 손희정> 그런 과정들이 좀 놀랍기도 하고 생각해 보니까 제가 유튜브에서 섭식 장애 관련한 동영상 같은 걸 봤을 때 이 연구자가 출연하신 동영상을 본 적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진짜 좀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생각하는 게 섭식 장애가 굉장히 오래된 이슈이지만 한편으로는 낙인찍힌 질병이거든요. 병이라기보다는 말씀드린 것처럼 개인의 선택으로 여겨진 역사가 굉장히 크고 그러다 보니까 당사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연구를 연결했다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이게 여성주의적 연구의 특징이기도 한 것 같아요. 나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연구를 해가는 것. 특히나 섭식 장애가 굉장히 젠더화된 질병이기도 해서요. '여자들 그럴 수도 있지' 이런 정도로 여겨졌기 때문에 제대로 치료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런 상황도 있었는데 이걸 전문적인 지식으로 만든 거잖아요. 석사 논문도 이걸로 쓰고 논문, 소논문도 발표를 했다는 점에서 섭식 장애라고 하는 걸 전문 지식의 장, 담론의 장으로 가지고 왔다는 의미가 좀 있을 것 같습니다.

◇ 채선아> 섭식 장애가 치료받아야 하는 질병이라고 증명하기 위한 과정이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데 젠더화된 질병이라고 말씀을 해 주셨잖아요. 실제로 이 섭식장애 비율을 보니까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많더라고요.
◆ 손희정> 현재 통계상으로 봤을 때는 한국에서 섭식 장애로 치료를 받는 사람의 수가 여성이 남성보다 10배에서 13배 정도 많다고 하고요. 왜 이렇게 여성들이 더 많은가 라고 생각을 해보면 끊임없이 외모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평가하고 특히나 이제 여성의 자질이라고 하는 건 외모로 축소돼서 이야기되는 문화가 분명히 있잖아요. 게다가 이제 마른 몸이 아름다운 몸으로 여겨지고 아름다워야만 관심을 받고 사랑을 받는다고 이야기되는 사회에서 특히나 어린 여자 같은 경우에는 우울증과 섭식 장애를 겪을 위험이 굉장히 높아진다고 해요.
왜 그러냐면 타인의 시선에서 자신의 몸을 판단하는 거를 자기 객관화라고 하는데, 그러니까 내가 주관적으로 나를 보는 게 아니라 타인의 시선을 내 앞에 놓는 거죠. 그래서 저 사람이 보기에 나는 이렇게 보일 거야, 저렇게 보일 거야, 하고 객관화시키는 방식, 이런 것들이 작동을 하면서 굉장히 우울증도 심해지기도 하고 낮은 자존감으로 연결되기도 하더라고요.
◇ 채선아> 요즘에는 워낙 마른 몸을 강조하다 보니까 10대 학생들 사이에서 나비약이라고 마약류의 식욕 억제제인데 이걸 불법 거래하기도 하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 손희정> 향정신성 의약품인데 펜터민이라고 하는 요소가 들어가 있는 식욕을 억제하는 약인데요. 이와 같은 경우에는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어요. 신부전증이 생길 수도 있고 불면이 되게 심해질 수도 있고, 의사와 의논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먹었을 때는 환각 같은 문제들이 일어나기도 해서 굉장히 위험한 약인데요. 어린 학생들이 굉장히 저렴하게 나온 나비약을 먹으면서 부작용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어요.
한 가지 염려되는 거는, 아까 젠더화된 질병이라고 말씀드리면서 여성들의 유병률이 훨씬 높다라고 설명을 드렸는데요. 수치상으로는 그렇기는 한데 또 한국 사회가 요즘에는 여성들에게만 외모 강박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남성들도 점점 시선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요. 사실은 남성들 사이에서도 섭식 장애가 늘어나고 있을 거라는 염려가 들기도 하고요.

◇ 채선아> 숨어 있는 거죠. 워낙 숫자가 없기도 하고, 없다고 사람들이 생각을 하기 때문에 남성 환자가 드러나지 않는 거죠.
◆ 손희정> 더 말하기는 어려워질 거고요. 실제로 섭식 장애가 한국에서 잘 연구가 되지 않거나 치료되지 않은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는 이게 너무 수치스러운 병이기 때문이거든요. 먹고 토한다거나 아니면 먹는 것 자체를 수치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내가 많이 먹는다고 얘기할 수 없고, 여성들도 이걸 꺼내놓고 얘기하지 못하는데 그나마 요즘에 조금씩 담론의 장이 열리면서 조금씩 여성들은 이 고민들을 꺼내놓기 시작한 것 같아요.
남성들은 훨씬 더 얘기하기 어려울 거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이제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반드시 이야기하고 도움을 요청해야 된다는 말씀도 함께 드리고 싶었습니다.
◇ 채선아> 이것도 하나의 질병이라는 걸 이번 방송을 통해서 확실하게 알게 된 것 같고요. 10대들 같은 경우에는 마른 몸에 집착을 한다고 앞서서 말을 나눴었잖아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 손희정> 사회적 섭식 장애 때문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회적 섭식, 마른 몸이 예쁜 몸이다, 근사한 몸이다, 단단한 근육질이 있어야 된다. 이렇게 계속 외모의 기준을 제시하는 사회가 아마도 이런 것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래서 이런 연구가 진행된 적이 있어요. 미국의 하버드대 의대의 앤 베커 교수진이 남태평양의 섬나라인 피지에서 TV와 섭식 장애의 관계를 연구한 연구 논문이 있거든요. 피지가 작은 섬나라다 보니까 1995년 이전에는 대부분의 집에 TV가 보급되어 있지 않았던 거죠. 그런데 3년 후인 1998년이 되면 70%가 넘는 집에서 TV를 가지고 있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이 연구진이 뭘 했냐면 3년 전과 비교해서 피지에서 섭식 장애가 얼마나 늘었는가를 조사를 해봤는데 유관 관계가 확인되었다는 거예요. TV가 없었을 때는 섭식장애가 없었는데 TV가 생기고 난 다음에는 확인할 만한 수치가 나왔다고 하고요.
그런데 그 시기에 인기를 굉장히 끌었던 드라마가 있었는데 <비버리 힐즈의 아이들>이라는 드라마에요. 요즘으로 치면 <가십걸> 같은 종류의 드라마예요. 정말 선남선녀라고 불리는 젊은 청춘이 등장하는 드라마였는데 사실 이 드라마가 제시하는 미의 기준이 이런 식의 몸과 외모를 가져야만 사랑할 수 있고 사랑받을 수 있다고 하는 판타지 같은 것들이 확실히 섭식 장애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거죠. 그렇게 생각하면 요즘 정말 우리 전 세계적으로 미디어가 넘쳐나잖아요. 그 뿐만 아니라 SNS를 보면 계속해서 어떤 식의 몸의 전시 같은 것들이 이루어지고
◇ 채선아> 아이돌만 봐도 그렇죠.
◆ 손희정> 또 바디 프로필도 찍고, 그래서 제가 관련된 자료들을 보다 보니까 연예인들 도 그렇게 섭식 장애로 치료를 받는 분들이 많고요. 특히나 여성 연예인들 같은 경우에는 섭식 장애가 계속되면 영양실조거든요. 그래서 섭식 장애가 사망률이 높은 정신질환이라고 하는 게, 대체로 심정지로 사망을 하게 되고, 그리고 한편으로는 자살률도 높아지는 이런 병입니다. 영양실조가 걸리게 되면 월경을 안 한다든지 해서 이제 부인과 진료 받아야 되는 상황이 일어나고 이렇게 다른 병으로 이어지는 이런 상황들도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될 것 같습니다.
◇ 채선아> 그런 연예인들의 마른 몸을 미디어를 통해 보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계산법이 있다는 거예요. 소위 '키빼몸'이라고. 키에서 몸무게를 뺐을 때 125~130이 돼야 한다는 말이거든요. 지금 들으시면서 한번 계산을 여러분이 해보시면 좋겠어요.

◆ 손희정> 165cm 정도의 키라고 한다면 몸무게가 35kg~40kg이 돼야 하거든요. 정말 말도 안 되죠.
◇ 채선아> 저도 계산을 해봤는데 키가 164cm거든요. 그럼 몸무게가 적어도 39kg이 돼야지 여기에 들어가는 거예요.
◆ 손희정> 평균적으로 봤을 때는 무리가 있는 몸무게고, 판타지처럼 정해져 있는 숫자인 건데 요즘에 어떤 것들이 나오냐면 운동 건강하게 해서 건강한 몸을 유지하자라고 얘기하는 인플루언서들. 자기 몸무게를 있는 그대로 공개하는 거예요. 유튜브 영상 제목이 '여자 몸무게가 50kg이 넘으면 뭐라고?' 라는 제목이에요. 눌러봤더니, 이 유튜버 같은 경우는 55kg 정도 되는데 160cm가 좀 넘고. 굉장히 근육을 가지고 있는 단단한 몸인 거죠.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하는 걸 보여주는 인플루언서들이 등장하고 있는 거예요. 이건 필요하겠다 싶었어요.
◇ 채선아> 섭식 장애가 너무 심각해지면 용기를 내서 병원을 찾는 분도 계시대요. 그런데 막상 찾았는데 병원 가서도 상처를 받는다는 거예요. 의사가 '보기에는 그렇게 말라보이지도 않고 아파 보이지 않는데 진짜 거식증이냐' 이렇게 묻는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거식증 자체가 마른 몸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건 편견이잖아요.
◆ 손희정> 굉장한 편견인 것 같고 사실 비전형적 섭식 장애라고 해서 꼭 거식증을 앓고 있는 사람의 몸도 다 똑같은 모양이 아닌 거죠. 사실 이게 굉장히 어려운 부분은 뭐냐 하면 한국의 섭식 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병원과 전문가가 많지 않다고 해요. 그러니까 이걸 병으로 생각하지 않아 왔었던 역사도 길고 한편으로는 섭식 장애가 정말로 치료하기 어려운 질병이라서 뛰어드는 전문가도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이 얘기를 하더라고요.
◇ 채선아> 실제로 한국에서 연구가 되게 늦게부터 시작이 됐더라고요. 일본 같은 경우에는 1960년대부터 섭식 장애를 연구했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2000년대 후반부터 연구가 됐어요. 왜 한국에서는 이렇게 연구가 충분히 되지 못했을까 이런 의문이 들거든요.
◆ 손희정> 환자들이 자기가 환자인 걸 인지하는 데도 오래 걸리고 담론이 거의 없으니까. 그리고 이게 치료할 만한 병이라고 하는 관심을 갖는 데도 좀 시간이 오래 걸렸던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좀 들기도 하고요. 이 논문에서 하고 있는 이야기는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당사자들의 이야기가 좀 들릴 필요가 있고, 섭식 장애에 대한 편견이나 오해 같은 것도 이걸 통해서 없애 갈 필요가 있다는 것들을 강조하거든요. 좀 인상적이었던 건, 저도 섭식 장애에 대해서 오해를 하고 있었다라고 생각을 했었던 게 많은 사람들이 섭식 장애는 그저 다이어트 때문이고 마른 몸에 대한 강박 때문이다 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실제로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훨씬 다양한 이유들이 있다는 거는데 말이죠.
◇ 채선아> 논문에서 섭식 장애를 겪고 있는 참여자 3명을 연구를 했더니 각자 너무나 다양한 이유로 섭식 장애를 앓게 됐더라고요.
◆ 손희정> 요즘에 언론에서 되게 쉽게 '프로아나(거식증을 동경한다)'라는 단어를 뜯어다가 많은 젊은 여성들의 몸을 볼거리로 전시하면서 요즘 10대들이 이런다더라, 20대들이 이렇다라고 기행인 것처럼 보도하는데 그 보도의 이면에는 얼마나 깊고 넓은 삶의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가라고 하는 걸 좀 봐야 될 것 같고요. 그런 사연들에 우리가 귀를 기울이는 것, 그래서 섭식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수치스러워하거나 스스로에게 낙인을 찍는 방식이 아니라 꺼내놓고 이야기하고 당당히 치료받을 수 있는 질병이라고 하는 걸 인식할 수 있는 문화를 우리가 함께 만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손희정 박사◇ 채선아> 이 논문에서도 섭식 장애를 '음지의 질환'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남들한테 내가 섭식 장애가 있다고 설명하기보다는 '속이 안 좋아서' 이런 식으로 둘러댄다는 거예요. 내가 섭식 장애인 걸 알게 됐다면 그 다음엔 치료를 받아야 될 텐데 저는 그 다음 단계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될지 멍한 감정이 들거든요.
◆ 손희정> 거식증 같은 경우에는 본인이 모르는 경우가 많대요. 알게 되기까지 굉장히 오래 걸리고 그래서 가족들의 손을 잡고 오기도 하고 그렇다는데요. 그래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스텝을 시작을 하면 그래도 조금씩 호전이 되기도 하고. 섭식 장애가 워낙에 치료가 어려운 질병이기 때문에 긴 시간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병이기는 합니다. 그리고 아주 심한 경우에는 입원 치료도 해야 되는 상황이기도 해서요.
◇ 채선아> 섭식 장애가 약물로 치료되는 건 아닌가요?
◆ 손희정> 약물 치료는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전문가 얘기를 보니까 인지 치료를 하고 습관을 바꿔가고 끊임없이 먹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몸으로 만들어가는 이 과정이 필요하고. 이게 꽤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특히나 입원 치료가 필요한 건 삼시세끼 잘 먹고 간식도 챙겨 먹게 옆에서 돌봐줘야 되는데, 먹고 난 다음에 토하지 않도록 또 2시간은 지켜봐야 되는 거죠. 그래서 치료비가 많이 드는 병이기도 하다는 거죠.
한국에서는 이 섭식 장애가 보험이 안 되는 상황이어서 전문가들이 인터뷰할 때 반드시 강조하는 게 이게 병이라는 인식을 만들어야 된다는 거예요. 더불어서 보험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해서 치료를 받도록 해야 된다고 말해요. 치료를 받고 싶어도 금전적인 여유가 없기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는 사실 없어야 되는 거잖아요.
◇ 채선아> 이 논문의 사례자도 비용 때문에 치료를 포기했다는 경우가 있었어요.
◆ 손희정> 앞에서도 쭉 설명을 드렸지만 섭식장애가 개인의 잘못으로 생기는 병이 아니거든요. 아주 정확하게 사회 구조적으로 만들어지는 병이고 사회가 책임져야 되는 병이라는 생각도 좀 들어서 관심을 가지고 제도적으로도 보완이 좀 필요하다는 거죠.
◇ 채선아> 네, 오늘 여기까지 나누겠습니다. 손희정 박사, 고맙습니다.
◆ 손희정>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