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7차 전국위원회에서 김기현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은 9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만나 윤석열 정부의 대중 외교를 비판한 것에 대해 "명백한 내정간섭이자 심각한 외교결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아울러 싱 대사의 비판에 침묵한 이 대표를 두고도 "삼전도의 굴욕마저 떠올리게 한다"고 맹폭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싱 대사는 한중 간 관계 악화 책임을 대한민국에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했고, 대한민국을 향해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하는 등 노골적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며 "싱 대사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앞서 싱 대사는 전날 이 대표와의 만찬에서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하고 있다. 이는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라며 "단언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중국의 패배를 배팅하는 이들이 반드시 후회한다는 점"이라고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재명 대표를 향해서도 "싱 대사가 준비한 원고를 꺼내들고 작심한 듯 대한민국 정부를 비판하는데도 이 대표는 짝짜꿍하고 백댄서를 자처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대한민국 국익을 지키는 정당인지, 아니면 중국의 꼭두각시인지 의심케 한다"며 "문재인 정권 당시 대중국 굴종외교로 일관했던 모습을 재방송하는 것 같아 참으로 무겁고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민주당의 사과를 촉구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이 대표와 싱 대사의 회동 장면은 마치 청나라 앞에 굴복했던 삼전도의 굴욕마저 떠올리게 할 정도"라며 "국익이 최우선이어야 할 외교마저 정쟁에 이용하고 중국에 대해 사대주의적 태도로 일관하며 대한민국의 위상과 국민 얼굴에 먹칠을 한 야당 대표를 보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여당 의원들도 페이스북을 통해 싱 대사와 이 대표를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은 "중국이 아직도 전 세계의 중심이라 여기고 한국을 마치 조공 관계의 신하국으로 여기는 것 같아 지켜보기 안타깝다"며 "우리 외교정책에 잘못이 있다고 판단되면 주재국 외교부 카운터파트에 이야기를 해야지 야당 대표를 초대해 이야기한 것부터가 번지수가 틀렸다"고 비판했다.
최재형 의원도 "중국 대사의 무례한 훈계와, 고분고분 듣고 있는 야당 대표의 모습을 온 국민에게 보여주려고 유튜브 생방송까지 한 것이냐"며 "이번 중국 대사와의 만남은 나라를 망신시키는 일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