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코인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김남국 의원의 자리가 비어있다. 윤창원 기자김남국 의원의 거액의 가상자산 투자 의혹이 번지는 가운데, 공직자가 보유한 가상자산을 검증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2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는 공직자 재산 공개 대상에 가상자산을 포함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공직자윤리법은 예금·부동산·주식·채권·보석류 등을 재산신고 대상으로 규정할 뿐 가상자산은 빠져있다.
전문가들은 가상자산이 자산으로서 자리매김한 만큼 재산 항목에 추가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동국대학교 황석진 국제정보대학원 교수는 "가상자산은 무형의 자산에 가깝지만 언제든지 현금화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구비돼 있다"며 "재산으로 보고 반드시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만 거래되는 코인이 있는가하면, 해외에서만 거래되는 코인도 있다. 코인 종류가 상당해 (신고)기준을 정하는 부분에 어려움이 있다"며 "또 재산 신고할 때는 현금 가액으로 환산해 적게 돼 있다. 코인의 경우 어느 종가,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신고할 것인지 등 세부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지난해 12월 '가상자산과 관련한 공직 부패의 우려와 개선과제' 보고서를 통해 "공직자 재산등록·공개 제도의 대상이 되는 재산의 범위에 가상자산을 포함해 가상자산을 통한 재산 은닉 혹은 부정한 재산 증식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공직자 재산공개 항목에 가상자산을 추가하는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가상화폐의 기술적 특성상 완전검증은 어렵다. 국회의원 가상자산을 전수조사하자는 움직임이 일지만 실효성에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백혜련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정무위에서는 국회의원의 가상자산 자진신고 및 조사에 관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윤창원 기자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17일 국회의원의 가상자산 자진신고 및 조사에 관한 결의안'을 채택해 가상자산 전수조사 의지를 보였다. 가상자산 보유와 취득·거래·상실에 관해 부패 방지 담당 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사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익명성에 기반한 가상자산의 특성상 전수조사를 한다고 한들 '실효성'을 담보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위원은 "가상자산은 본인이 이야기하지 않는 이상 소유여부를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지금 당장 제가 에스토니아에 '스미스'란 이름으로 가상자산 계좌를 개설할 수도 있다"며 "외국은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트레블 룰)가 실행되지도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콜드월렛'을 활용하는 경우, 이동식 저장장치(USB)에 내역을 담아놓으면 가상화폐 보유 여부를 알아낼 방법이 없다"고 했다.
오프라인에서 코인을 관리하는 콜드 월렛을 쓰거나 개인 간(Peer to Peer)거래가 이뤄졌을 경우엔 공직자가 자진신고하지 않으면 코인의 존재조차 파악할 수 없으니 조사 개시조차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법무법인 주원의 조상규 변호사는 "PEP거래서 현금화하지 않는 이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다"며 "가상화폐 '특장점'은 외환 거래나 탈세가 드러나지 않고, 더욱이 범죄수익 은닉까지 가능하다. 가상화폐 시장을 지금까지 규제 안 하고 있었던 국가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업비트, 빗썸 같은 5대 거래소에 한정하더라도 공직자의 거래소 이용 내역을 알 수만 있다면 나름의 의미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의 정재욱 변호사는 "현재 공직자 재산공개에서도 사실상 비상장 주식은 신고하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구조"라며 "하지만 (공직자가) 가상자산을 현금화했거나 혹은 그런 내역들이 있을 때 법을 근거로 바로 문제 삼을 수가 있게 된다"고 했다.
이같은 논의의 시발점이 된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자 의혹도 가상자산의 보유나 거래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다만 김 의원은 '잡코인'에 자산 대부분을 투자한 것이 적절한지를 너머 검찰 수사까지 받는 처지다.
남부지검은 김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조세포탈·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 2월 발행된 지 한 달도 안 된 '신생코인' 클레이페이(KP)에 30억 원 이상을 투자해 미공개 정보를 활용했을 것이란 의혹 등에 휩싸여 있다. 검찰은 가상화폐 거래소 압수수색을 통해 김 의원 거래내역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을 둘러싼 혐의에 대해 조 변호사는 "떳떳한 돈을 투명하게 밖으로 공시되는 자산에 투자해서 운영했다면 조세포탈과 범죄수익 은닉 혐의 적용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봤다.
정 변호사는 "본인 돈으로 코인 수익을 얻었다면 가상화폐는 과세 유예로 세금 부과가 안 된다"며, "일반적으로 볼 때 다른 곳으로부터 받은 자금 있다는 것을 전제로 증여세 등을 안 낸 부분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승 연구위원은 "단순히 세금을 신고하지 아니하였다는 것만으로는 조세 포탈 혐의가 적용되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SG증권 주가 폭락 사태 핵심 라덕연 대표에게 조세포탈 혐의가 적용됐다"며 "라 대표는 수수료를 골프자·병원·헬스장 등에서 신용카드로 거래한 것처럼 속이고 현금으로 돌려받는 일명 '카드깡' 수법으로 썼다. 이런 식으로 부당하게 세금을 피할 때 해당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