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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이 검찰''청장''이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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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총장''이 검찰''청장''이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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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사 독립성 보장 이유

    왜 검찰청은 수장을 ''청장''이라 하지 않고 ''총장''이라 부르는 것일까?

    대한제국 때로 거슬러 올라가면 재판을 담당하는 대심원, 공소원, 재판소가 있었고 각급 재판소에 소속된 검사국이 있었다 한다. 검사국에는 검사총장, 검사장, 검사가 업무를 담당했다. 조선총독부 때에도 각급 법원에 나란히 검사국이 있는 구조였고 검사총장, 검사장, 검사정, 검사의 직제여서 검찰총장은 당시 ''''대법원 검사국 검사총장''''이란 직책명을 갖고 있었다.

    해방 후 민주주의 도입돼 3권분립이 확실히 이뤄지면서 대법원이 사법부가 되고 검찰은 검찰청이 되어 정부 기관으로 독립돼 나왔다. 검찰청보다 먼저 존재한 것이 ''''총장''''인 셈이다. 또 검찰청장을 국세청장, 경찰청장처럼 부르지 않고 총장으로 부르는 이면에는 검사와 검찰의 독립적 지위에 대한 고려가 있다고 본다. 사법부의 판사 개개인이 결재받아 재판하는 것이 아니라 독립된 법원으로 판결을 내리듯이 검사의 수사 업무도 검사 개개인의 독립된 지위와 판단을 보장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법과 규정대로 획일적인 업무가 진행되고 결재가 이뤄지는 다른 정부 조직과는 엄연히 다르다. 법원장이 판사들에게 이 사건은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처리하라고 종용한 것이 법관 독립성을 침해한 재판간섭으로 크게 문제가 된 것과 어느 정도 유사하게 생각해도 되겠다.

    검사 개개인이 사실을 밝혀내고 법을 해석해 적용하고 유무죄를 판단하고 구형량을 결정하는데 있어 검사 개인의 양심과 진정성, 독립성이 중요하고 비중이 크다. 그래서 검찰청은 독립된 검사들의 총합이고 그를 대표하는 수장은 총장이라 부르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한 것.

    다만 검찰은 그러면서도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는 국가형벌을 담당한 막강한 권력기관이기 때문에 더 엄격한 통제와 감찰이 필요하기도 해 검사동일체 원칙이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그만큼 컨트롤하기가 아주 복잡하고 섬세한 조직이다.

    풍경이 울리는 건 바람 탓인가, 풍경 탓인가?!

    그러나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 검찰은 철저히 집권세력을 호위하고 공안통치를 강화하는데 동원되는 오점을 남겼다. 그래서 민주화 직후인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부터 서둘러 도입한 까닭이 여기 있다. 검찰총장 2년 임기제 도입 이후 15번째 총장이 오늘 사표가 수리되는 임채진 총장.

    하지만 21년 동안 2년 임기를 채운 총장은 15명 중 6명뿐이다. 최초 2년제 임기 총장으로서 임기를 마치고 법무부 장관으로 영전해 이후 한나라당 의원이 된 김기춘 의원. 그 후 정구영, 김도언, 박순용, 송광수, 정상명 총장까지 6명만 임기 2년을 채웠다.

    특히 정권 교체기에 걸리면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게 정석이다. 노태우 정부 말기에 임명된 김두희 총장은 3개월 하고 법무장관으로 영전했다. 김영삼 정부 말에 임명된 김태정 총장은 1년 9개월 만에 법무장관으로 발탁됐다. 영전이니 잘 된 것 아니냐 할 수도 있지만 수사를 지휘할 수 있는 막강한 자리에 자기 사람을 앉히기 위해 장관 자리로 잠깐 올려주는 걸 울며 겨자먹기로 받아들였다 해석할 수 있다. 군대에서도 별 하나, 별 둘의 여단장, 사단장이 막강하지 별 셋, 별 넷 되면 명예직이고 그리 겁나는 자리는 못 되는 거나 마찬가지?! 특히 검찰총장이 직접 지휘해 권력비리를 수사하는 대검중앙수사부가 바로 겁주고 겁나는 힘의 핵심이다.

    정권 말기에 임명된 총장 중 장관으로 못 간 사람들을 살펴보자. 김각영 총장은 4개월 밖에 안했는데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평검사와의 대화 진행 중에 ''''나는 지금 검찰 지휘부를 못 믿겠다''''고 발언하자 ''''그럼 코드 맞는 사람 데려다 하시라''''는 뜻으로 사퇴.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전임 대통령이 임명했더라도 검찰총장 임기는 법대로 원칙대로 보장한다고 파격적인 선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이 원하는 검찰개혁에는 적합지 못하다는 평소의 아쉬움이 그대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 다음에 앉힌 사람은 김종빈 총장인데 동국대 강정구 교수에 대한 국가보안법 적용을 놓고 진보-보수 진영이 첨예하게 대립된 상황에서 국가보안법에 대한 전향적인 판단을 원하는 청와대와 불협화음이 빚어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일심동체이던 천정배 당시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을 제치고 자기가 직접 불구속 수사로 지휘를 해버리자 나가란 소리 아니냐며 퇴진. 그리고 그 다음 다음으로 노무현 정부 말기에 임명된 총장이 임채진 총장인데 역시 불의의 서거 정국으로 사퇴. 정권 말기에 임명돼 새 정권으로 넘어가 임기를 마치는 검찰총장은 아직도 등장하기에는 무리인 모양이다.

    검찰총장 임기제가 일부 훼손도 되고 불의의 사건들로 꺾이기도 했지만 검찰총장 임기 중에 집권세력에게 충성을 다하고 적당할 때 법무장관으로 영전하던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문제점은 상당히 해소된 걸 인정해야 한다. 검찰총장까지 한 사람이 다음 자리 생각하며 여기 저기 눈치 보고 정치권 기웃거리는 모습 검찰 내부에서도 원하는 모습은 아니다. 검찰의 민주적 개혁이 소기의 성과를 거둔다면 총장의 임기 보장도 그만큼 확실해 질 것이니 지금은 총장이 아니라 검찰 조직 전체를 놓고 쇄신을 논의해야 할 때.

    권력이 검찰을 가만 두지 않는 걸까, 검찰이 권력에 기대는 걸까? 깃발이 펄럭이면 바람 탓인가, 깃발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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