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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나 몰라라?···'억울한' 네이버 오명 씻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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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짝퉁, 나 몰라라?···'억울한' 네이버 오명 씻을까

    핵심요약

    국내 중소 패션브랜드들이 네이버와 같은 오픈마켓에서 '짝퉁'이 제재없이 유통되며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협회를 조만간 출범할 예정입니다. 포털 시장의 지배자인 네이버는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쉬워 짝퉁 상품이 노출될 경우, 중소·신진 브랜드들은 심대한 타격을 피할 수 없는데, 통신판매중개업자인 네이버는 현행 법적으로 판매자의 가품 판매에 대한 책임을 질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네이버는 플랫폼 신뢰도가 달린 문제라고 보고, 자체 시스템 강화, 정부 및 실제 브랜드와의 협력을 늘리며 가품 차단 활동을 활성화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판매자에 대한 검증 강화와 정보 공개 확대를 주문하고 있습니다.


    이커머스 시장 선두주자 네이버를 향한 '짝퉁 유통' 책임론이 일고 있다. 네이버쇼핑 등 오픈마켓이 가품 유통을 방치하고 있다며 무신사와 국내 중소 패션브랜드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는데, 네이버는 플랫폼의 신뢰가 달린 문제로 인식하고, 자체 가품 차단 시스템 강화에 나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와 중소·신진 패션 브랜드들은 '페이크 네버(FAKE NEVER)' 켐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캠페인의 목적은 우리나라 패션 시장에서 방치되고 있는 디자인 카피, 모조품(가품) 유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오픈마켓에서 마구잡이식 짝퉁이 아무런 제재없이 유통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한국브랜드패션협회를 조만간 공식 출범하고, 활동 보폭을 넓힐 예정인데, 동행 의사를 밝힌 회원사가 100곳을 돌파했다. △Mmlg △디스이즈네버댓 등 중소·신진 브랜드 외에도 인지도가 비교적 높은 △K2 △아이더 등도 함께하고 있다. 짝퉁 상품을 모니터링하고, 피해 내용을 제보 받고, 소비자 인식 개선에 나서는 등의 활동이 진행 중이다.

    페이크 네버 켐페인은 네이버를 정조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캠페인 이름부터 네이버를 연상시킨다는 평이 나오는 가운데, 켐페인 공식 홈페이지가 피해 사례 취재를 통해 집중 조명한 업체들은 모두 카피 상품이 네이버 쇼핑에서 유통되면서 겪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네이버는 국내 포털 시장의 지배자로서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쉬워 업체들이 가품 유통으로 인한 실질적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다만, 현재 네이버를 포함한 오픈마켓 상에서 유통되고 있는 '짝퉁' 상품의 유통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가품 단속은 특허청, 각 지자체, 경찰, 관세청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동시에, 가품 적발 수치를 실제 판매량과 연결짓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오픈마켓에서 가품이 만연하고, 국내 중소·신진 패션 브랜드가 실질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은 업계 공통의 시각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명품이나 대형 브랜드는 자체적으로 가품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있겠지만, 영세한 업체의 경우, 가품이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오픈마켓에 유통되면 그대로 매출 하락과 생존 위협으로 이어지는 일이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도 "위조 상품은 과거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판매됐지만, 이커머스가 발전하면서 더 활성화됐다고 본다"며 "오프라인과 달리 실물을 눈으로 볼 수 없는 한계가 있어 판매자가 가품을 올려놓더라도 완전히 잡아내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같은 오픈마켓은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중개업자'로 정의되기 때문에 해당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가 가품을 판매하는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이 없다. 따라서 패션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짝퉁'으로 인한 피해를 알면서도 구제를 위한 대책에 소홀하다는 의심이 큰 상황이다.

    다만, 네이버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네이버는 일련의 상황을 플랫폼 신뢰와 직결된 문제라고 보고 있다. 정품 판매자나 가품 구매자의 실질적 피해가 누적돼 고객 만족도가 떨어지고, 이용자들에게 가품을 방치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네이버는 '위조상품 클린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위조 상품 판매가 한 번만 적발되도 퇴출시키는 '원스트라이크아웃'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누적된 적발 데이터를 이용해 위조 가능성이 높은 상품들을 가려내고 있는데, 비정상적인 가격, 구매자 리뷰, 판매자의 가입 기간 등을 바탕으로 위조품 의심 상품들을 자동 삭제하거나 검색 결과에 노출시키지 않고 있다.

    가품 의심 상품의 권리사나 정부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허청 산하 기관인 지식재산보호원(KOPIA)에서 실행하고 있는 '위조상품 유통방지 협의체'에 참여하고, 재택 모니터링단의 신고를 받아 숨어있는 위조상품을 조치하고 있다.

    권리사와도 협력을 강화해 크록스와는 지난해 8월부터 6만 7천여 건의 상품을 차단했고, 말본, 파리게이츠 등 골프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200만 건의 상품을 사전 조치하기도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대응 노력을 강화하면서 2018년과 비교해 지난해 가품 신고 건수는 10분의 1로 감소했다"며 "네이버의 상시 모니터링과 브랜드 협업, 이용자 신고 등을 통해 월 기준 800개 정도의 몰을 차단하고 있으며, 네이버가 사전 대응, 조치 하는 비중은 90%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패션 브랜드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이커머스 업계의 자구 노력과 함께 판매자에 대한 정보 공개를 확대하는 것이 첫 단계라고 보고 있다.

    이재경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법률자문(건국대 교수)은 "가품이 방치되면 성실한 진품 판매자와 오픈마켓이 공멸할 수 있다"며 "가품 판매업자를 걸러내기 위해 플랫폼이 집요하게 검증하고, 판매자 정보를 최대한 공개해 패션 업체가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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