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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기업 2월 은행 신규 연체율 상승…금리인상 여파



금융/증시

    가계·기업 2월 은행 신규 연체율 상승…금리인상 여파

    올해 2월 5대 은행 신규 연체율 평균 0.09%…전달보다 0.01%p↑
    고정이하여신비율 평균 0.27%…한 달 새 0.03%p↑
    코로나19 정책지원 감안하면 숨겨진 부실 더 있을 수도

    한 은행에 대출 금리 안내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류영주 기자한 은행에 대출 금리 안내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류영주 기자
    기준금리 고공행진에 따른 시중금리 상승에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제때 갚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장기화로 빚을 낸 대출자들도 늘어난 데다, 이들에 대한 만기 연장·상환유예 조치가 시행 중인 것을 감안하면 부실 채권 규모가 늘어날 수도 있다.

    5대 은행 2월 신규 연체율·고정이하여신비율 상승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규 연체율 평균은 0.09%로 집계됐다. 1월 0.08%보다 0.01%포인트(p) 높아졌다.

    신규 연체율은 당월 신규 연체 발생액을 전월 말 기준 대출잔액으로 나눈 값으로, 얼마만큼의 새로운 부실이 발생했는지를 보여준다.

    5대 은행의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1월 0.04%에서 변동이 없다가 8월 0.05%로 오른 뒤, 지난해 말 0.07%까지 상승했다. 올해 1월에는 0.08%, 2월에는 0.09%로 상승 추세다.

    연체율 상승은 지난 2021년 8월 한국은행이 본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시중 금리가 상승하자 일정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연체율은 가계와 기업 모두 상승세다.

    5대 은행의 2월 가계 신규 연체율 평균은 0.07%, 기업 신규 연체율 평균은 0.10%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의 가계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1월부터 0.04%를 유지하다가, 같은해 8월 0.05%로 오른 뒤 지난해 말에는 0.06%를 기록했다. 올해 1~2월에는 0.07%를 나타냈다.

    기업 신규 연체율 평균도 지난해 1~8월 0.04~0.05% 사이에서 등락하다가 하반기 들어 점차 상승전환해 올해 1~2월 0.10%까지 올라갔다.

    연체율이 오르면서 은행들의 여신건전성 지표도 나빠졌다.

    5대 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 평균은 올해 2월 0.27%로, 1월 0.24%보다 0.03%포인트 높아졌다.

    여신 건전성은 위험성이 낮은 순서대로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뉘는데,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은행 총여신 중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5대 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 평균은 지난해 상반기 0.22%~0.25% 수준을 오르내리다가 9월 0.21%까지 내렸지만, 다시 반등해 2월에는 0.27%까지 올라갔다.

    코로나19에 대출 증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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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들의 연체율·고정이하여신비율이 오른 배경에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 때문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 침체와 지속적인 금리 상승에 따른 누적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앞서 한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기준금리를 10차례에 걸쳐 인상해 당시 0.50%였던 기준금리 수준이 현재 3.50%로 3.00%포인트나 높아졌다.

    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 가계대출(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는 지난 2월 5.22%로, 지난 2021년 말 3.66%보다 1.56%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대출 금리 역시 2021년 말 3.14%에서 지난 2월 5.36%로 2.22%포인트 높아졌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가계·기업대출 잔액은 증가했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신용 잔액은 2019년 말 1600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867조원으로, 3년 새 266조4000억원(16.64%) 늘었다.

    같은 기간 기업 신용 잔액 역시 1948조9000억원에서 2590조원으로 641조1000억원(32.9%) 증가했다.

    코로나19로 대출이 증가했는데 여기에 금리상승 여파로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한계상황을 맞은 가계·개인사업자들의 연체율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기준금리 동결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안경을 조정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안경을 조정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제는 금리 인상의 누적 효과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은은 지난 2월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편이다.

    여기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역시 올 한 해 긴축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한은도 미국의 정책 기조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

    금리 인상에 따른 경제 둔화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는 점도 문제다.

    한은은 이달 초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의 성장·물가 둔화 영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점차 나타나고 있다"며 "정책 시차를 고려할 실물경제 둔화 영향은 올해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지난 2020년 4월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정부 정책 지원으로 만기 연장, 이자 상환 유예 등을 받은 차주들의 연체율이 아직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지만, 정책 지원이 본격 종료되면 부실채권 규모가 커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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