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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제품은 영국 48%, 벨기에 40%, 프랑스 34%, 독일에서 40%를 차지한다."
이 수치는 PL제조회사협회(PLMA:Private Label Manufacturers Association) 브라이언 샤로프 회장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럽 각 국가 별로 유통업체(유럽형 슈퍼마켓 기준)에서 PL제품의 구입비율을 밝힌 자료다.
브라이언 샤로프 회장은 "사실상 믿기지 않는 숫자라고 생각하실 것이다. 많은 유통업체들이 정말로 NB(제조업체 제품)의 명성을 모르는 걸까요?"라고 말하며 PL제품의 선전을 역설했다.
국내에서는 이마트표, 롯데마트표 등으로 행사상품이나, 저가 상품으로 인식되는 PL제품이 유럽에서는 하나의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대형유통업체들의 활동이 활발한 유럽에서는 PL제품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다.
특히 PL제품은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유럽 경제상황이 무색할 만큼 성황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를 반영하듯 현지시각으로 26일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세계 PL 제품 박람회장에는 2000여 개의 PL 업체들이 90개국에서 온 5천여 명의 바이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뜨거운 경쟁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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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 현장에서 만난 핀란드의 한 식품회사 바이어인 컬시 에르네 씨는 "PL 박락회는 불황 속에서 오히려 더욱 강해지고 있다"며 "올해 PL제품 판매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어 불황을 모르는 것 같다"고 박람회를 살펴본 소감을 밝혔다.
브라이언 샤로프 회장에 따르면 세계적인 PL제품 시장을 가늠하는 세계 PL박람회는 올해도 10% 성장이 예상되며, 매년 10% 이상의 성장을 해왔다"고 밝혔다.
또 "시장이 충분히 넓기 때문에 PL 제품이 가져갈 시장은 앞으로도 충분하다"며 PL제품의 높은 성장 가능성을 전망했다.
국내 유통업체에서는 신세계 이마트가 현지 박람회에 설치된 아이디어 슈퍼마켓관에 식품 등 64개의 제품을 출시해 세계 유수의 유통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날 현지를 찾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현지에서 박람회장을 둘러보며 세계적인 PL제품의 추세를 몸으로 익혔다.
이와 함께 다른 부스에서는 국내 중소 업체들도 규모는 작지만 무역협회의 지원 아래 처음으로 한국관을 열어 10여 개 업체가 참석해 PL제품 시장개척에 나섰다.
하지만, 유럽의 PL열기를 국내에 그대로 대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PL산업의 전망은 어떨까?
PLMA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의 PL제품 취급 비율은 유럽 선진국은 물론 동유럽 국가의 20% 선에서 훨씬 못 미치는 8% 선에 그치고 있다.
수십 년의 PL제조업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과 달리 국내 PL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언론에 종종 등장하는 PL제품 관련 논란에서 보듯이 PL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낮은 인식과 불신도 걸림돌이다.
한국에서 PL산업 전망과 관련해 브라이언 샤로프 PLMA 회장은 외국의 사례를 요약하며 흥미로운 의견을 제시했다.
자국 내에서 대형유통업체들의 과점체제가 나타나면 PL 산업이 성장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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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유통업체들이 더 많은 이익을 남기려고 한다고 전제할 때 대형유통업체의 과점 현상이 PL산업의 성장 조건이라는 것이 샤로프 회장의 의견이다.
샤로프 회장은 "한 나라를 지배하는 유통업체가 적을수록 PL산업이 성장을 한다"며 ''''자국 내 유통업체가 3-5개 정도면 PL제품이 확장된다"고 밝혔다. 유럽도 수십 년에 걸쳐 소수의 대형유통업체 출현과 함께 PL산업이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신세계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의 3-4개 대형 유통업체들이 국내 유통업계에서 활발하게 몸집을 키우고 있는 상황과 맞아 떨어진다.
국내 대형유통업체들의 치열한 경쟁과 몸집불리기가 국내 PL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또 국내 제조업에도 성장의 발판을 제시할 지 지켜볼 대목이다.
이와 함께 국내 대형유통업체들이 주장하듯 PL산업이 중소제조업체와 평화로운 상생협력 체제를 갖춰갈 수 있을지 역시도 앞으로 국내 유통업계와 제조업계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