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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저수지나 호수 옆에서?…달라진 北 미사일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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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왜 하필 저수지나 호수 옆에서?…달라진 北 미사일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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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태성호, 14일 상좌 저수지 옆에서 미사일 발사…배경과 의도 주목
    평탄한 지형, 도로 접근성, 빠른 퇴각 감안한 듯…태성호 옆은 골프장
    '교육시범사격' 새 표현, 실전배치 강조…하급부대의 일상적 훈련 시사
    육지와 1km 미만 '피섬' 위치도 눈길…정밀타격에 대한 자신감 과시

    북한은 전날 황해남도 장연군 일대에서 지대지 전술탄도미사일 2발을 사격했다고 15일 밝혔다. 연합뉴스북한은 전날 황해남도 장연군 일대에서 지대지 전술탄도미사일 2발을 사격했다고 15일 밝혔다. 연합뉴스
    북한의 최근 미사일 사격훈련에 두드러진 변화가 관측된다. 체제 성격상 훈련 지역에 구애받을 일이 없을 터인데도 굳이 호수나 저수지 쪽으로 이동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게 대표적이다.
     
    북한은 지난 9일 평안남도 남포의 호수인 태성호 바로 옆에서 미사일을 쏘아 올린데 이어 14일에는 황해남도 장연의 상좌 저수지를 옆에 끼고 비슷한 훈련을 했다. 
     
    물론 아예 저수지 수중에서 미사일을 쏘아 올린 적은 있다. 그러나 호수 등 내륙수면 근처를 발사 장소로 쓴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 배경과 의도가 주목된다. 
     
    일단 북한의 보도사진 등 제한된 정보로만 분석하면 평탄한 지형과 도로를 통한 접근성이 우선 고려된 것으로 판단된다. 
     
    산악 지형인 북한에서도 물가와 가까운 곳에선 그나마 훈련에 적합한 개활지를 찾기 쉽고, 호수나 저수지는 도로 접근성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태성호는 북한 유일의 18홀짜리 평양골프장을 끼고 있어 도로 연결이 잘 돼있고, 상좌 저수지도 남쪽에 도로가 바짝 붙어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9일 서부전선의 중요작전임무를 담당하고있는 화성포병부대의 화력습격훈련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9일 서부전선의 중요작전임무를 담당하고있는 화성포병부대의 화력습격훈련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9일 태성호 근처로 미사일 발사차량(TEL) 6대를 은밀히 옮기고 동시발사 능력을 과시한 데에는 이런 이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합참은 "작전 운용상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도로 접근성은 신속한 공격 및 퇴각과도 관련 있다. 북한은 9일 훈련을 '화력습격훈련'이라 했고 14일 훈련은 '화력습격중대'가 실시했다고 밝히며 '기습'(습격)을 강조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전에는 거의 시험발사 위주였기 때문에 해안 발사장 같은 적합한 장소를 찾았다면 이제는 좀 더 실전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14일 훈련에 대해 '교육시범사격'이라는 새로운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기존의 '개발 단계 시험발사'나 '양산 직후의 검수사격' '실전배치 후 검열사격'보다 높은 단계라고 양 위원은 분석했다. 
     
    이번 훈련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가 통상적인 훈련사격을 실시할 수 있을 만큼 배치와 운용이 안정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는 것이다. 
     
    아직은 실전배치 됐다고 볼 수 없는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지난달 18일 보다 안정적 장소(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발사된 것과는 비교되는 부분이다. 
     
    북한이 과거에 훈련 주체로 '전략군' 같은 상급부대를 거명했던 것과 달리 '제11화력습격중대' 따위의 하급제대를 내세우고 지휘부의 참관이 뜸해진 것도 능력을 과시하는 측면이 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이 14일 훈련의 타격 지점으로 삼은 청진시 인근 피섬(피도)의 위치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피섬은 방진부두 남쪽으로 채 2km도 떨어져 있지 않고 서쪽 해안의 도로‧철도 시설과는 1km 미만의 지척 거리이다. 
     
    반면 기존에 목표물로 많이 쓰인 알섬은 육지와 10km 이상 떨어져있다. 알섬과 피섬 간 거리가 30km 안쪽임을 감안하면 굳이 피섬을 선택하는 위험부담을 감수할 이유가 없었다. 
     
    더구나 북한은 이번에 KN-23 계열로는 현재까지 최장거리인 611km를 처음 날려 보냈다는 점에서 정밀도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북한의 달라진 미사일 훈련 양상은 관련 군사기술 및 전술의 빠른 진화‧발전과 이에 따른 자신감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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