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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여아 사건] "풀러난 석씨…판결문의 마지막 한줄은?"



사건/사고

    [구미 여아 사건] "풀러난 석씨…판결문의 마지막 한줄은?"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 (변호사)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어서 오세요.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다룰 사건 어제 발표돼서 뭐 지금 한참 뜨거운 그 사건이네요.
     
    ◆ 손수호>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인데요. 어제 대구지방법원에서 외할머니였다가 엄마로 밝혀진 석 모 씨 파기환송심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 김현정> 파기환송심이라 하면 대법원에서 이거 다시 검토해라라고 보낸 거 거기에 대한 판결이니까 사실상 그럼 여기가 종결이라고 봐도 되는 거예요? 사실상.
     
    ◆ 손수호> 사실상 종결이라고 봐도 되고요. 탐정 손수호 코너가 벌써 6년째더라고요. 그런데 벌써 세 번째 다룹니다. 이 사건을. 그만큼 이상한 사건이기 때문이죠.
     
    ◇ 김현정> 정말 요상하고 기이한 사건. 우선 어제 파기환송심 사실상 결론은 어떻게 났습니까?
     
    ◆ 손수호> 징역 8년 선고된 원심 파기하고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나왔습니다. 유죄는 유죄예요. 그런데 사체 유기 미수는 인정된 거지만 핵심인 미성년자 약취, 그러니까 아예 바꿔치기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이게 작년 6월에 나온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른 것인데 검사가 상고 여부를 검토 중이지만 어제 판결로 사실상 이 사건 재판은 마무리된 걸로 봐도 됩니다.
     '경북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 여아 친모 석모 씨. 연합뉴스'경북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 여아 친모 석모 씨. 연합뉴스
    ◇ 김현정> 그러면 석 씨, 외할머니로 알려졌지만 엄마인 석 씨는 그냥 어제 풀려난 거예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어제 풀려났고요.
     
    ◇ 김현정> 집행유예니까.
     
    ◆ 손수호> 감옥에 있는 딸을 찾아가고 또 숨진 아이를 위해 기도하겠다는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 김현정> 참 이 기이한 사건에 결국 이런 식의 최종 결론이 난 건데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정리해 볼까요.
     
    ◆ 손수호> 2020년 8월인데요. 구미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아이와 함께 살던 당시 22살 김 모씨가 재혼하면서 이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기르던 생후 29개월 아이를 집에 놔둔 채로 혼자 갔어요. 아이는 전기도 끊긴 한여름 집에서 숨졌고요. 6개월이나 지난 2021년 2월에 심하게 부패한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 김현정> 살해한 후 버리고 도망간 거 아니냐. 처음에는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엄청나게 화제가 됐던 도마에 올랐던 사건이에요.
     
    ◆ 손수호> 당시 김 씨가 전 남편의 아이라서 보기 싫어서 두고 갔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말도 했는데 부검을 통해서 사전에 살해했다는 증거를 찾지는 못했지만 빈 집에 두고 간 것 자체로 살인 고의가 인정됐거든요. 김 씨에게는 2021년 9월에 징역 20년형이 확정된 상태였습니다.
     
    ◇ 김현정> 아이 버리고, 갓난아기 버리고 떠난 엄마, 사건만으로도 충격적이었는데 수사를 하다가 더 충격적인 게 나온 거잖아요?
     
    ◆ 손수호> 당시 이 숨진 아이를 발견한 사람이 바로 김 씨의 친모, 즉 친정 엄마인 석 모씨였는데요. 바로 아래층에 살았어요. 하지만 사이가 안 좋아서 왕래가 없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딸이 아이 버리고 이사 간 거를 반 년 동안 모르다가 계약 끝났으니까 집 비워달라는 집주인의 연락을 받고 위층에 올라가서 아이 시신을 발견한 거죠.
     
    ◇ 김현정> 그런데 바로 경찰에 신고하지도 않았잖아요.
     
    ◆ 손수호> 몰래 시신을 매장하려고 박스에 담아서 옮기려다가 때마침 들린 바람 소리에 놀라서 무서워서 포기했다는 건데요. 그래서 사체 은닉 미수죄가 인정된 겁니다.
     
    ◇ 김현정> 사체를 발견했는데 숨기려고 한 거.
     
    ◆ 손수호> 그것도 미수예요. 이게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유죄 판단 받은 거고.
     
    ◇ 김현정> 이 부분은 계속 유죄예요.
     
    ◆ 손수호> 그래서 이번에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나온 거죠.
     
    ◇ 김현정> 그렇죠. 여기까지가 우리가 처음 알고 있었던 사건의 전모였는데 더 조사를 하다 보니 세상에, 마상에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 손수호> 유전자 검사 결과가 우리를 놀라게 한 거죠. 당연히 우리 모두 아이를 기르던 김 씨가 숨진 아이의 엄마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어요. 혹시나 해서 주변 사람 다 검사해 봤더니 놀랍게도 외할머니라고 생각한 석 씨가 숨진 아이에 친모라는 결과가 나온 거죠.
     
    ◇ 김현정> 유전자 검사는 진짜, 진짜 100% 확실한 건가, 이거는 어떻게 재판부는 봤어요?
     
    ◆ 손수호> 100%는 아니죠. 하지만 사실상 100%다.
     
    ◇ 김현정> 판결문에 뭐라고 쓰여 있어요?
     
    ◆ 손수호> 99.9999% 이상 정확하다.
     
    ◇ 김현정> 판결문에도 99.999% 이상 정확하다.
     
    ◆ 손수호> 9999% 이상이라고 나왔고요. 실제로 검사 결과에 표기된 거는 그 이상입니다. 한 번 한 것도 아니에요. 경찰도 검찰도 반복했는데 하지만 계속 같은 결과가 나왔죠.
     
    ◇ 김현정> 그럼 판결문상에서도 엄마가 석 씨, 외할머니로 알려진 석 씨인 건 판결문이 인정한 거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친부는 누구라고 쓰여 있어요?
     
    ◆ 손수호> 친부에 대한 얘기는 나오지 않습니다. 밝히지 못한 거예요.
     
    ◇ 김현정> 끝내 못 밝혔어요?
     
    ◆ 손수호> 아직까지는 드러나지 않은 겁니다. 결국 당시 남편은 물론이고 내연관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 지인들, 심지어 김 씨의 전 남편, 현 남편 다 검사했는데 친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딸 김 씨도 자기 아이인 줄 알고 키우다 애가 죽은 거다. 이렇게 지금 본 겁니까?
     
    ◆ 손수호> 그렇습니다. 실제로 그랬고요. 실제로 석 씨의 가족들도 석 씨의 임신 사실, 이런 거 전혀 본 적 없다. 이런 진술을 지금까지 했죠.
     
    ◇ 김현정> 그러면 석 씨 아이를 왜 김 씨가 키운 거라고 그러면 이 재판에서 보고 있는 거예요?
     
    ◆ 손수호> 우선 지금까지 재판을 통해서 확인된 걸 먼저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은데요. 첫 번째 산부인과 기록을 보니까 딸 김 씨가 딸을 출산한 건 사실이다. 둘째 석 씨도 아이를 낳은 건 사실이다. 셋째 숨진 채 발견된 아이는 김 씨가 아니라 석 씨의 아이다. 넷째, 딸 김 씨가 낳은 아이의 행방은 모른다.
     
    ◇ 김현정> 여기까지는 다 확인된 거예요. 다 재판에서도 여기까지는 아주 명쾌하다. 맞다. 그러면 이제 남은 쟁점은 그러면 도대체 왜 엄마 석 씨 아이를 딸이 키우고 있었느냐. 그 딸이 낳았다는 그 애는 어디 갔냐 이거였잖아요?
     
    ◆ 손수호> 정리해 보면 첫 번째, 실제로 아이 바꿔치기가 있었는가 두 번째 만약 아이 바꿔치기가 있었다면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바꿨는가. 셋째 석 씨가 바꿔치기 했다면 그럼 김 씨가 낳은 그 아이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 김현정> 살았냐 죽었냐.
     
    ◆ 손수호> 이런 쟁점이 남아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래서 이 사실을 아는 건 결국 석 씨잖아요. 석 씨. 석 씨가 결국 입을 열고 뭔가 증거를 내놓고 결국은 밝혀질 거라고 우리는 봤는데 끝까지 안 된 거예요. 그게?
     
    ◆ 손수호> 임신한 사실도 없고 당연히 출산한 사실도 없다. 낳지도 않았으니까 바꿔치기 하지도 않았다. 이런 입장을 지금까지 유지하는데요. 답답한 상황이지만 검찰이 여러 가지 증거를 모아서 석 씨를 기소한 거예요. 딸 김 씨가 낳은 아이를 어딘가로 데려갔다. 이게 미성년자 약취라는 거죠. 그리고 발견한 자기 아이 사체를 은닉하려고 했다. 사체은닉 미수다. 이 두 가지로 기소했습니다.
     
    ◇ 김현정> 1, 2심에서는 모두 유죄였어요.
     
    ◆ 손수호> 맞습니다. 심지어 검사가 반인륜적 범행이라면서 징역 13년형을 구형했거든요. 1심에서 징역 8년형이 나왔고 항소심에서도 유지가 됐습니다. 딸 김 씨의 임신 출산 사실이 이미 확인됐기 때문에 석 씨의 미성년자 약취, 이 부분이 유죄로 인정되려면 또 이러한 세 가지 사실이 증명되어야 하는 건데요.
     
    ◇ 김현정> 세 가지 어떤 거였죠?
     
    ◆ 손수호> 첫 번째, 석 씨가 숨진 아이의 친모일 것. 두 번째 검찰이 주장한 그 시점과 그 장소에서 또한 그러한 방법으로 아이 바꿔치기가 이루어졌을 것. 셋째, 그 바꿔치기가 다른 사람이 아닌 석 씨에 의해 이루어졌을 것. 하나라도 증명 못 하면 유죄 판결 내릴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1심, 2심에서는 첫 번째 거, 두 번째 거, 세 번째 거 다 확인이 됐다고 본 거예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판사가 본 거예요?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첫 번째부터 보죠. 석 씨가 친모일 것. 일단 여러 정황이 있어요. 출산 관련 동영상을 시청하고 임신 태교 관련된 앱을 설치하고 출산 준비, 셀프 출산 검색하고 온라인으로 생리대를 구입했지만 임신 의심 기간 동안에는 중단했고 다양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전자 검사 결과가 있잖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99.9999%.
     
    ◆ 손수호> 이상. 그런데 석 씨는 이 결과가 나오니까 여러 가지 반박을 하는데요. 키메라증 가능성까지 제기합니다. 즉 한 사람 몸에 다른 유전자, 여러 유전자가 존재할 수 있다. 이런 건데요. 하지만 검사는 계속 일치했고 게다가 키메라증이라면 친자이지만 아닌 것으로 나올 수는 있어도 친자가 아닌데 우연히 친자로 나온다는 건 설명이 안 되거든요.
     
    ◇ 김현정> 그래서 이 첫 번째 것은 지금 3심에서도 계속 유지는 됐다는 거예요. 두 번째로 가겠습니다. 두 번째.
     
    ◆ 손수호> 두 번째, 세 번째를 묶어서 보죠. 두 번째 바꿔치기가 이루어져야 되고요 세 번째 그게 석 씨의 행위여야 합니다. 공소사실 보면 이래요. 석 씨가 2018년 3월 31일 17시 32분경부터 같은 해 4월 1일 08시 17분경까지 사이에 산부인과 의원 건물 안에서 불상의 방법으로 피해자를 자신의 실력적 지배하에 두고 식별띠를 분리한 다음 피해자가 입고 있던 겉싸개 등을 미리 데리고 온 여아에게 입혀서 피해자인 것처럼 가장해서 신생아실에 들여보내고 피해자를 의원 밖 불상의 장소로 데리고 갔다.
     
    ◇ 김현정> 이게 검찰이 쓴 거라는 얘기입니다.
     
    ◆ 손수호> 1, 2심에서 인정된 거고요. 그런데 빈 부분이 좀 많아 보이죠.
     
    ◇ 김현정> 어디요?
     
    ◆ 손수호> 불상의 방법, 불상의 장소, 이런 것들이 나옵니다.
     
    ◇ 김현정> 알 수 없는.
     
    ◆ 손수호> 하지만 1심과 파기된 항소심 판결에서 인정된 거거든요. 산부인과 의원에 외부인 출입이 가능했다는 점 신생아 체중이 급격히 변화했다는 점, 아기의 식별띠가 떨어져 있었다는 점, 출산 의심 시기에 석 씨가 한 달 가량 회사를 쉬었다는 점, 이게 근거가 됐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그리고 이번 파기환송심에서는 이게 인정이 안 된 겁니다.
     
    ◇ 김현정> 다시 정리할게요. 1심과 2심에서는 불상이라는 말이 좀 있긴 있지만 그래도 바꿔치기 한 거 맞네라고 판사가 봤는데 3심과 이번 파기환송심의 판사는 이걸로만은 불충분하다 이걸로만은 아이를 바꿔치기했다고 볼 수 없다. 왜 그렇게 본 거예요.
     
    ◆ 손수호> 대법원 판결에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한번 들어보세요. 아이가 바뀌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추론이다. 아이가 바뀌었다면 산부인과 의원에서 바뀌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석 씨가 범행에 개입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상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석 씨가 범행을 하였다고 보는 데에 큰 무리가 없다.
     
    ◇ 김현정> 그럼 바꿔쳤다는 거잖아요. 인정한다는 거 아니에요?
     
    ◆ 손수호> 그게 또 그렇지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가장 중요한 근거로 든 게 1, 2심 유죄 판결이요. 유전자 검사 결과거든요. 그런데 유전자 검사 결과를 통해 증명되는 게 도대체 무엇인지 한번 좀 곰곰이 생각을 해봐야 돼요.
     
    ◇ 김현정> 석 씨가 친모다.
     
    ◆ 손수호> 그렇죠. 김 씨는 친모 아니다.
     
    ◇ 김현정> 딸 김 씨는 친모가 아니다.
     
    ◆ 손수호> 그런데 그것만으로 바꿔치기 했다는 게 증명이 되나요?
     
    ◇ 김현정> 아니요. 그건 아니죠.
     
    ◆ 손수호> 다른 차원의 문제죠. 대법원이 또 거기에 이어서 이렇게 지적을 합니다. 이 사건과 같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사건에 관해서 유전자 감정 결과에도 불구하고 쟁점 공소사실에 대해서 유죄를 확신하는 것을 주저하게 하는 의문점들이 남아있다.
     
    ◇ 김현정> 말 어렵네요. 유죄로 확신하는 걸 주저주저하게 하는 의문이 너무 많다.
     
    ◆ 손수호> 네.
     
    ◇ 김현정> 남아 있다.
     
    ◆ 손수호> 그렇죠. 의심은 되지만, 강하게 의심되지만 확신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거 아니냐.
     
    ◇ 김현정> 그럼 앞에랑 연결해 보면 그렇게 했을 가능성, 석 씨가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에 큰 무리는 없는데 결정하기에는, 마지막 최종 유죄를 찍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 손수호> 결국 이번에도 합리적 의심이라는 게 핵심 키워드입니다. 바꿔치기 했을 거라는 의심은 들지만 의문점이 남아 있기 때문에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확신할 수는 없다는 거죠. 즉 아이를 낳지 않았다. 바꿔치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번 법원이 확정해 준 게 아닙니다. 바꿔치기를 했다고 확신할 정도에 이르지는 못했기 때문에 유죄가 아니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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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정> 뭔지 알겠어요. 바꿔치기를 안 했다가 아니라 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안 했을 가능성도 좀 있다. 그런 얘기인 거죠?
     
    ◆ 손수호> 한 단계 더 나아가서 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했다고 확신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이렇게 해석하는 게 더 타당할 것 같은데요.
     
    ◇ 김현정> 그러면 끝내 목격자는 한 명도 안 나온 거예요?
     
    ◆ 손수호> 네, 없었습니다. 전혀 없고요. 물론 유전자 검사 결과가 있으니까 아이 바꿔치기 했을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죠. 법적인 시각이 아니라 사회적인 시각에서는.
     
    ◇ 김현정> 상식적으로는.
     
    ◆ 손수호> 하지만 유죄 판결을 하기에는 어렵다는 거예요. 일단 첫 번째, 석 씨가 바꿔치기를 할 동기부터 확실하게 찾아내지 못했다고 봤습니다.
     
    ◇ 김현정> 딸하고 손녀를 왜 바꿔치나.
     
    ◆ 손수호> 1심 법원은 남편과 10년 넘게 성관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임신으로 불륜 사실이 드러날 것이 두려워서 출산 사실을 감추려고 했고 여기에 더해서 손녀보다는 직접 낳은 아이를 더 가까이 두고 싶은 마음에 바꿔치기 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런데요. 무리하게 손녀를 어딘가에 유기하면서까지 친딸을 가까이에 두고 싶었다면 그 아이가 방치돼서 죽을 때까지 왜 몰랐느냐.
     
    ◇ 김현정> 그렇게 끔찍이 여겨서 손녀를 다른 데 어딘가에 치워버리면서라도 가까이 두고 싶었다면 아이가 방치된 채 몇 개월 있을 동안 몰랐다는 게 말이 되냐, 이렇게 무관심했다는 게.
     
    ◆ 손수호> 6개월 동안 죽은 채 방치됐다가 발견된 거거든요. 이 부분은 설명이 안 된다는 거예요. 그리고 신생아의 몸무게는 태변 또는 수분 배출로 인해서 크게 변할 수도 있다. 또 식별띠, 이게 여유 있게 채웠다면 자연스럽게 빠질 수도 있다는 점도 지적이 됐습니다.
     
    ◇ 김현정> 정황상 증거는 있지만 정황 증거만으로는 범죄 확신 못 한다, 이런 거네요.
     
    ◆ 손수호> 게다가 석 씨는 운전을 못 해요. 도와준 사람도 못 찾았거든요. 가족들 역시 도와줄 수 없었다는 게 확인됐습니다. 그렇다면 석 씨가 산부인과 의원에 있었다가 그날 있었거든요. 다시 돌아와서 혼자서 불상의 장소에 있던 아이를 데리고 산부인과 의원으로 다시 가서 들키지 않고 아이를 바꿔치게 한 다음에 피해자를 데리고 나와서 또다시 불상의 장소에 유기한 다음에 집으로 몰래 돌아왔다는 겁니다. 이게 1심에서는 인정된 거거든요. 하지만 대법원에서는 아니, 광범위한 수사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조금 전 말씀드린 그 부분, 그 행적.
     
    ◇ 김현정> 혼자서 그렇게.
     
    ◆ 손수호> 이걸 확신하게 만드는 증거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 김현정> 진짜 이게 참, 이렇게 되면 이 사건 결국 그냥 미스터리로 남는 거예요?
     
    ◆ 손수호> 그렇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겠죠.
     
    ◇ 김현정> 그 아이 어디 갔어요. 그러면 지금 분명히 두 명 다 아이를 낳았다는 것도 확인했다며요, 판결문에서.
     
    ◆ 손수호> 모르는 거예요. 그래서 애초에 이 사체 유기 미수와 미성년자 약취로만 기소했지 바꿔치기 한 다음에 그래서 그 아이를 어떻게 했느냐. 살인인가, 그 부분 기소도 안 됐습니다. 모르니까 기소도 못 한 거예요.
     
    ◇ 김현정> 기소할 정도의 증거도 못 찾은 거군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재판으로도 가지 않은 겁니다. 그 부분은. 대법원이 이렇게 유죄 판결에 미흡한 부분을 따지면서 지적하면서 다시 따지도록 했고요. 그렇게 했지만 이번에도 검사가 새로운 유력한 증거를 찾지 못했고 결국 바꿔치기 부분은 무죄 판결이 나온 건데요. 이번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이런 말을 했어요. 이번 선고와 별개로 국가가 사라진 여자아이의 행방을 더 적극적으로 찾아야 하는 거 아닌가. 즉, 사법부가 아이의 행방을 찾아내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형사 재판은 세상 모든 일을 다 알려주는 게 아니에요. 검사가 기소한 부분, 증거에 의해서 판단해서 유죄냐 무죄냐 판단하는 겁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진실이 밝혀지고 실체적인 사실관계가 드러나겠습니다만 그거 자체가 근본적인 목적은 아니라는 거죠. 유죄, 무죄, 법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다시 한 번 되새겨봐야 합니다.
     
    ◇ 김현정>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도 그리고 유죄 의심이 들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라는 게 형사재판에서 항상 나오는 이야기인 거예요?
     
    ◆ 손수호> 이 사건 판결문에도 언급이 된 부분이 있죠. 결론입니다.
     
    ◇ 김현정> 참 오래 끌어온 사건인데 명쾌한 결론이 나길 우리는 기대했는데 결국 결론이 이렇게 났습니다. 여러분. 좀 답답한 마음, 찜찜한 마음이 남네요. 끝내 수수께끼가 돼버린 이 구미, 구미 여아 바꿔치기 사건. 파기환송심 판결문을 전부 읽고 오늘 분석해 온 손수호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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