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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열한 핼러윈 참사 유가족들 "與, 우리가 우습나…국정조사 복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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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오열한 핼러윈 참사 유가족들 "與, 우리가 우습나…국정조사 복귀하라"

    핵심요약

    與-유가족 간담회…국정조사 불참 질타 "희생자들이 협상 도구냐"
    2차 가해 문제 제기 "국민의힘 간판 가지신 분들 입이 더럽나"
    유가족들 "조속히 국정조사 복귀 협조 약속"…與 "계속 논의"

    연합뉴스연합뉴스
    핼러윈 참사 유가족들이 국민의힘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들을 만나 여당의 소극적 태도와 참사를 향해 쏟아낸 막말을 강하게 비판하며, 국정조사 복귀를 촉구했다.

    배우 고(故) 이지한 씨의 아버지 이종철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정조사특위 위원과의 간담회에서 "국정조사가 동네 이장회의냐, 한다고 했다가 안 한다고 했다가 뭐 하시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저희 희생자들이 협상의 도구냐"고 물으며 "예산안 처리와 (행정안전부) 이상민 장관의 해임건의안 결의가 국정조사와 무슨 관련이 있길래 이거 주면 이거 할게. 애들 장난이냐 국회가, 우리가 그렇게 우습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가 국정조사와 예산안 처리를 연계시키고, 야당이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결의하며 여당이 국정조사에 불참하기로 하는 등 진상규명 작업이 지연되는 점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과 이태원 참사 유가족 간담회에서 조은희 의원이 오열하는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공동취재) 윤창원 기자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과 이태원 참사 유가족 간담회에서 조은희 의원이 오열하는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공동취재) 윤창원 기자
    이날 간담회에 함께한 19명이 유가족들은 다른 참석자들의 발언이 이어질 때마다 크게 흐느끼며 슬픔을 표현했고, 주호영 원내대표와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도 침통한 표정으로 유가족들의 쓴소리를 경청하며, 주요 대목마다 직접 필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가족협의회 이정민 부대표는 "새 정부면 이런 참사가 일어나고 국민이 아파할 때 적극적으로 더 나서줄 것으로 믿었다. 그런데 정부나 여당이나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국정조사를 제대로 해서 아이들이 왜, 어떻게, 무엇 때문에 죽었는지 그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겠나. 제대로 된 국정조사를 해주고 철저히 진상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또 유가족들은 국민의힘 내에서 이번 참사를 겨냥해 막말과 망언이 쏟아진 것에 대해 분통을 터트리며 오열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2차 가해는 다른 국민들이 하시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국민의힘 간판 가지신 분들의 입이 더럽나"라며 국민의힘 김미나 창원시의원이 '자식 팔아 장사한다는 소리 나온다, '시체팔이 족속들'이라고 말한 점이나, 김상훈 의원이 시민대책위원회를 향해 '참사 영업상'이라고 언급한 점을 지적했다.

    고(故) 박가영 씨의 어머니도 "의원님들이 말씀 한마디 하시면 그것에 힘입어 지지하시는 분들이 10배로 돌아온다. 온전히 우리가 몸으로 맞고 있다. 다 우리의 업보가 되고 가슴이 아프다"라며 "험한 말 하실 때, 엄마들은 그 집 새끼들도 내 껀대 잘 키우라 그래야 한다. 그 사람도 새끼 잃으면 그 슬픔 어떻게 감당하겠냐 우리끼리 다독였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 영정에다 대고 개딸들이라고, 이새끼 저새끼 욕을 한다. 그런 소리를 듣다가 저희가 기절한다"고 절규했다.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과 이태원 참사 희생자 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공동취재) 윤창원 기자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과 이태원 참사 희생자 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공동취재) 윤창원 기자
    또 유가족들은 국민의힘을 향해 보수단체 신자유연대가 합동분향소에서 스피커 차량을 동원해 유가족들에게 폭언을 일삼는 것을 저지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지한이 엄마가 지한이 팔아서 돈벌려고 한다고 해서 엄마가 기절했다"며 "경찰들은 서 있기만 하고 확성기로 떠들어 대는데 말리지도 않고 오히려 우리를 말리고 있다. 신자유연대를 철수시켜 달라. 그것이 사람이냐"고 규탄했다.

    이 대표의 감정이 격해지자 주호영 원내대표가 직접 이 대표 옆으로 와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해줬는데, 이 대표는 연신 '제가 잘못을 한 것이냐', '그 사람들(신자유연대) 현장에서 없애달라', '다른 의원들 입단속을 시켜달라', '국정조사에 복귀해달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2시간여 진행된 간담회  이후, 이 대표는 "오늘 저희가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했고 너무 속상하고 억울하고 속에 담아둔 이야기 했다"면서 "주호영 원내대표도 잘 이해해주셨고 조속히 국정조사에 복귀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 했다"고 만남의 성과를 설명했다.

    이정민 부대표는 "저희가 오늘 당부한 것은 국정조사 참여하셔서 성실하게 임해주십사 하는 부분과 2차가해 3차가해 발생하지 않게끔 적극적인 조치 정부에서 해달라는 부분, 생존자들을 위한 더이상의 극단적인 선택 이런 사고 발생하지 않게끔 충분하게 정부에서 배려하고 조치해달라는 말씀 당부드렸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협의회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협의회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윤창원 기자
    주호영 원내대표도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유가족들의 아픔을 함께 이해해달라는 말씀을 나눠주셨고, 녹사평의 합동 분향소가 너무 춥다고, 따뜻하고 괜찮은 곳을 장만해 달라는 말이 있으셨고, 국정조사에 참여해 진실을 밝혀달라는 부탁이 많았다"고 말했다.

    다만, 유가족들의 요구와 달리 이날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복귀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여당 측 특위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국조위원들도 다시 모여서 계속 회의 이어갈 생각"이라며 "결과 나오는대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또, 국정조사 기간 연장 요구와 관련해 이 의원은 "현 단계에서 기한연장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나중에 상황은 추후 고려할게 아닌가 싶다"라며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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