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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이용료' 법안 내놓고 집안 단속 못하는 與野…멀어지는 연내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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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망 이용료' 법안 내놓고 집안 단속 못하는 與野…멀어지는 연내 처리

    핵심요약

    빅테크 겨냥 '망 이용료' 의무부과 법안 처리 지연
    민주당, 내부 이견…국민의힘, 속도조절론에 무게
    연내 처리 불발 가능성 높아져…공영방송 지배구조 법안 갈등

    연합뉴스연합뉴스
    '망 이용료' 의무 부과를 골자로 한 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장기간 표류하면서 국내 통신업계와 구글‧넷플릭스 등 빅테크 기업들 간 물밑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해당 이슈 관련 법안은 7개나 발의된 상태지만, 여야 모두 각각 내부 당론을 정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연내 처리는 멀어지는 분위기다.

    3일 국내 ISP(Internet Service Provider‧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와 글로벌 CP(Content Provider‧콘텐츠제공사업자) 업계에 따르면 '망 이용료' 관련 법안에 대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각각 내부 당론은 정해지지 않았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현 시점에서 딱히 당론이 있는 건 아니다"라며 "각자 이유는 다양하지만 의견이 엇갈리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도 통화에서 "당론은 없지만 큰 틀에서 '망 이용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방향성에는 당내 의원들이 동의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인터넷 망을 이용할 경우, 사용료를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지금까지 7개가 발의된 상태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다수 의원들이 대동소이한 법안을 내면서 관심을 끌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기업들은 매년 최대 약 700억원에 가까운 망 이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구글과 넷플릭스 등 글로벌 CP들은 그동안 비용 부담을 거부하면서 '무임승차' 논란이 일었다.
     
    과기부 제공과기부 제공
    과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국내 트래픽 중 구글은 27.1%, 넷플릭스는 7.2%를 사용하고 있었다. 네이버(2.1%)와 카카오(1.2%) 등은 구글‧넷플릭스에 비해 트래픽을 훨씬 더 적게 사용하고 있음에 불구하고 상당한 이용료를 지불하고 있다는 점에서 형평 논란이 일었다. 이후 업계의 문제 의식을 국회가 공유하면서 본격 입법 작업에 불이 붙은 것이다.
     
    당초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은 글로벌 CP에 이용료를 부과하는 데 공감대를 모았지만, 법안 처리가 임박해지자 정작 내부 의견 수렴에 실패하며 법안은 표류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관련 방송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가 격돌한 탓에 다른 법안들은 뒷전으로 밀리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지난 2일 방송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들은 KBS·EBS‧MBC의 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 인원을 확대해 여권의 영향력을 축소하는 취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과방위 내부에서부터 여야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당초 예정했던 망 이용료 관련 공청회도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과방위 소속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방문진 문제를 놓고 지금 여야 모두 격앙된 상태라 솔직히 망 이용료 법안 등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다른 관계자도 "공영방송 장악을 위해 야당이 저렇게 달려드는데 지금 망 이용료 공청회 같은 행사를 열 수 있겠냐"라고 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윤창원 기자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윤창원 기자
    실제로 민주당은 최근 정기국회 중점법안에서 망 이용료 관련 법안을 뺐다. 망 이용료 이슈가 당초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사이 소송으로 촉발된 만큼 2심 결과를 보고 추이를 정해도 늦지 않다는 설명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법안에 찬성하는 일부 의원들조차 유럽 등 규제 움직임을 보고 나서 판단하자고 주장하는 등 조건부 신중론에 무게가 실린다.
     
    통상적으론 법안 발의를 주도한 세력이 상대 측 반대를 무릅쓰고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최종 의결이라는 결과를 얻어낸다. 지금과 같이 여야 모두 내부에서 신중론이 일거나 이견이 교차하는 상황에선 불발될 확률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일각에선 '망 중립성 법제화'가 정부안으로 발의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망 이용료 법안 처리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망 중립성이 법으로 명문화될 경우엔 그동안 망 중립성 개념을 활용해 반대 주장을 펼쳐온 구글 측의 주장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입법 과정에서 정책적인 부분을 꼼꼼히 따져야 하는데 이슈가 다른 곳으로 번지고 있다"며 "총선이 다가올수록 표심을 노린 주장들만 난무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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