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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다 폐암 진단"…'살인 연기' 가득 학교 급식조리실[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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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리하다 폐암 진단"…'살인 연기' 가득 학교 급식조리실[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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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경력 급식조리사, 병원서 폐질환 진단
    "학교는 구조상 공조기 설치 어렵다는 말뿐"
    조리과정서 일산화탄소 30배 발생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1급 발암물질 검출
    법원, 조리사 폐암 사망에 업무상 질병 인정
    예산 부족으로 급식실 환경 개선 '지지부진'
    경기도의회 박옥분 의원 "시설 현대화 급선무"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다 폐 질환에 걸리는 노동자들이 매년 늘고 있습니다.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요리 매연'이 그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급식실 근무환경은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않아 급식노동자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5년 전부터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급식조리사로 일해 온 김미영(가명) 씨는 최근 병원을 찾았다가 뜻밖의 진단에 일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폐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데, 김 씨는 학교 조리실 내 근무 환경이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환기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조리실 내부가 항상 매캐한 연기로 가득했다는 겁니다.
     
    ◇김미영(가명) 급식조리사 : 저희가 급식을 준비하다 보면 메뉴 대부분이 튀김이나 볶음요리인데 그때 발암물질이 발생하잖아요. 저희는 그걸 다 호흡기로 마셔야 되는 일이고 그래서 공조기를 설치해달라고 학교에 요청을 했는데 학교에서는 건물 구조상 공조기 설치가 어렵다고 하네요. 걱정은 되는데 그만둘 수도 없고…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따르면 학교 급식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는 기준치의 약 30배에 달하고, 이산화탄소도 9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벤젠이나 포름알데히드, 조리흄과 같은 1급 발암물질도 검출됐는데 장기간 노출될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조리실에 차오르는 매연을 배출시킬 특수 환기시설이 필요하지만 환기시설을 갖춘 학교는 절반도 채 되지 않습니다.
     경기도의 한 학교 급실조리실 내부 모습. 환기시설이 고장나 조리실에 요리 매연이 가득하다. 학비노조 제공경기도의 한 학교 급실조리실 내부 모습. 환기시설이 고장나 조리실에 요리 매연이 가득하다. 학비노조 제공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최진선 경기지부장 : 문제는 공조기나 환풍기가 돌아가고 있다고는 하는데 충분히 그 기능을 못하는 경우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위로 빨아들이는 흡입구에 티슈를 대보면 미동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뭔가 돌아가고는 있다고 하는데 충분하게 그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게 사실 가장 많고, 심지어 공조기 자체가 고장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2월 급식노동자에 대한 첫 산업재해 인정 사례가 나왔습니다.
     
    경기도 수원의 한 중학교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조리사가 폐암으로 사망했는데 법원은 이를 업무상 질병으로 판단했습니다.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조리실에서 오랜 기간 매연을 마셔 온 것이 폐암의 원인으로 인정된 겁니다.
     
    ◇일환경건강센터 류현철 센터장 : 고온으로 튀기는 요리들을 하는 과정에서 비산되거나 나오는 조리흄이라고 그런 연기 같은 것들인데요. 장시간 노출되면 폐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아주 기본적인 건데 발암 가능성이 있는 위험 물질에 대해서는 환기장치를 설치해서 배기를 잘 하도록 하는 건 기본이고 그런 조치를 하고 난 다음에 다시 또 평가해봐야겠지만 실제로 기본적인 조치를 통해서 개선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급식노동자에 대한 첫 산재 인정 후 노동부에서는 '학교 급식실 환기시설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권고하고 있지만 예산상의 문제로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경기도의회 박옥분 의원(더불어민주당‧수원2) : 지금 급식노동자들의 잠재적인 폐암 비율이 많이 높아지고 있고 여러 가지 상황들이 점점 안 좋아지고 있어요. 가장 중요한 건 계속 위험한 곳에 노출되어 있다 보니 빨리 시설이 현대화돼서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인 것 같아요. 제가 교육행정위원회에 있을 당시 행정감사나 예산 심의할 때 이런 문제를 계속적으로 제기하고 예산을 세울 것을 요청했는데 생각보다 신속하게 처리가 안 되는 것 같아서 현재 조례를 준비하고 있고요. 저 뿐만 아니라 많은 경기도의회 의원들이 이 사안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그래서 현장의 목소리가 잘 전달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요리 매연'으로부터 급식노동자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학교 조리실 작업환경 개선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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