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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이슬람사원 건축 갈등 격화…경찰, 공사 저지 주민 2명 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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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이슬람사원 건축 갈등 격화…경찰, 공사 저지 주민 2명 연행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류연정 기자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류연정 기자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30일 오전 7시, 사원 공사에 쓰일 자재를 실은 트럭이 대현동 주택가에 들어서자 주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주민 반발이 심해 트럭은 사원 바로 앞까지 이어지는 골목길로 진입하지 못했다. 트럭은 사원에서 약 50m 떨어진 곳에 차를 세웠다. 인부들이 여러차례 모래와 자갈 등 자재를 사원 부지까지 나르기로 한 것.

    하지만 주민들은 트럭이 도로 위로 모래를 쏟아내는 것조차 허용할 수 없다고 거세게 맞섰다. 두 할머니가 모래 위에 드러누웠고 십여명의 주민들도 공사 인부, 경찰에게 욕설을 하고 소리를 지르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경찰은 모래를 뿌리는 등 자재 반입을 방해한 할머니 두 명을 현장에서 체포해 경찰서로 연행했다. 경찰은 이들을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이슬람사원 건축이 결정된 후 약 2년 동안 수 차례 마찰이 있어왔지만 주민이 경찰에 연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류연정 기자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류연정 기자
    한 차례 소란 이후 양측의 갈등은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다. 약 3시간 동안 긴장감이 감도는 대치 상황이 이어졌다.

    이후 오후 들어 다시 공사자재 반입이 진행됐고 주민들은 또다시 길을 막아섰다. 충돌이 수 차례 발생했지만 자재 반입은 대부분 완료됐다.

    문제는 아직 본 공사가 시작도 안 했다는 점이다. 앞으로 수 차례 더 이뤄질 자재 반입, 공사 진행 과정에서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심지어 법원의 판결조차 문제 해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슬람사원 건립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사원 건축주가 낸 공사중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과 항소심 모두 패소했지만 그 후에도 공사 저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들은 상고해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시위를 벌인 주민들은 사원 건립을 결사 저지하는 이유에 대해 "무슬림이 싫거나 무슬림을 혐오 해서가 아니다. 종교 활동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고 장소가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경찰과 몸싸움까지 벌이며 강하게 반발한 주민은 사원 부지와 맞닿아 있는 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주택, 원룸이 다닥다닥 밀집해 있는 곳에 대규모 종교 시설이 들어선다고 하니 주민들로선 소음, 통행량 등의 문제로 반대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이슬람사원 건축주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이미 정당하게 건축 허가를 받았고 법원 역시 공사를 재개해도 된다는 취지로 판결했는데, 주민들이 공사를 막아설 명분이 없다고 주장한다. 국가인권위 역시 공사 재개가 이뤄져야하며 이슬람에 대한 차별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대구 북구가 마련한 중재 기회 역시 아무 소용이 없었다. 주민들은 절대로 동네에 사원을 받아들일 수 없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건축주는 경북대와 근접한 이 곳이 학외 사원 부지로 가장 적합하다고 해 양측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북구 관계자는 "양측 모두 조금씩 양보할 가능성이 있다면 다시 중재에 나서겠지만 지금 상황에선 구청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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