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화려한 ''신형 에쿠스(Equus)'' 신차발표회 이후 시승까지는 꼬박 한 달여를 기다려야 했다. 신형 에쿠스는 1999년 첫 출시 이후 10년 만에 출시된 최고급 세단이다.
얼마 전 서울 시내를 1시간여 시승한 현대차의 플래그십 럭셔리 세단 신형 에쿠스(VS380)는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신형 에쿠스는 기존 에쿠스에 비해 전장이 40㎜, 전폭이 30㎜, 전고가 15㎜ 각각 증가해 국내 최대 크기인데다 세련되면서도 역동적인 외관 디자인으로 최고급 럭셔리 세단의 위용을 드러냈다.
차량에 다가가니 스마트키를 인식해 오픈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문을 열고 차안에 들어가니 웰컴(Welcome) 음악이 부드럽게 흘러나와 오후의 피로감을 한 순간에 누그러뜨렸다.
안전벨트를 매니 몸에 한번에 감긴다. 엑셀레이터를 밟자 신형 에쿠스는 부드러우면서도 쭉 나가는 느낌이었다.
에쿠스 VS380
속력이 조금 붙어 시속 40㎞를 넘어서자 안전벨트가 살짝 당겨지면서 타이트해진다. 위험상황을 사전에 인지해 승객을 보호하는 첨단 신기술인 프리세이프 시트벨트(PSB, Pre-Safe Seatbelt) 기술이 국내 첫 적용된 덕분이다.
신형 에쿠스는 속도를 낼 수록 안정감을 내며 아래로 착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었다. 차체가 커서 코너를 돌 때도 미끄러지거나 코너링이 잘 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과는 달리 핸들을 돌리자마자 차체가 곧바로 반응해 안정감을 주었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핸들을 약간 꺾어 차선을 변경하자, 이내 차량에 경고음이 울리고, 클러스터에도 경고 표시가 떴다.
차선이탈시 위험을 경고하는 차선이탈감지시스템(LDWS, Lane Departure Warning System)이 작동한 것이다. 현대차 중에서는 처음 채택됐다.
2~3초 정도 지나자 경고음의 빠르기가 빨라지고, 시트 벨트가 떨리면서 위험상황임을 알려준다.
속도를 더 내 시속 100km까지 올렸는데도 엔진소음이나 타이어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고 흔들림도 없었다.
차량의 천장과 실내에 초극세사 스웨이드 섬유가 바깥소음을 거의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은 물론 내부소음 흡수 기능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에쿠스 내부는 고급차에 걸맞게 운전석보다는 뒷좌석에 더욱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했다.
뒷좌석은 널찍한데다 후륜구동이어서 미세진동도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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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콘솔에는 온장고와 냉장고의 기능까지 있었고, 차량의 반대방향 쪽 유리창문을 올리고 내릴 수 있는 편리한 기능도 있었다.
VS460 모델에는 마사지 기능과 다리 지지대도 있어 마치 항공기 1등석과 같은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고 한다.
1시간여의 시승을 마치고 주차를 하려는 순간에도 신형 에쿠스는 진가가 드러났다.
이 기술은 바로 핸들 방향과 연동해 후진시 예상 진행경로를 표시해주는 조향 연동 주차가이드시스템(PGS.Parking Guide System).
단순히 후방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차량이 후진할 경우의 궤적을 8인치 모니터에 표시해줘 주차가 쉽도록 한 기술이다.
블랙 정면 메인대시
신형 에쿠스는 VS380 모델의 경우 ▲럭셔리(Luxury) 6,370만 원 ▲프라임(Prime) 7,240만 원 ▲프레스티지(Prestige) 8,300만 원이며, ▲VS460 프레스티지(Prestige) 모델은 1억 520만 원이다.
람다엔진을 적용한 VS380 모델은 최고출력 290ps, 최대토크 36.5kg.m, 연비 9.3km/ℓ, 타우엔진을 적용한 VS460 모델은 최고출력 366ps, 최대토크 44.8kg.m, 연비 8.8km/ℓ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
특히 타우엔진은 미국의 자동차 전문미디어 워즈오토(Ward''s auto)의 ''2009 10대 최고 엔진''에 선정되기도 했다.
바디컬러로는 하이퍼 메탈릭, 팬텀블랙, 루나 베이지를 포함한 7가지 색상을, 내장컬러로는 블랙, 브라운, 베이지 등 3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에 3.8ℓ와 5.0ℓ급의 신형 에쿠스 리무진 모델도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에서 1만 3천 대를, 내년에는 국내시장에 1만 9천 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또 올 하반기부터는 중국, 중동 등 글로벌 시장에 신형 에쿠스를 선보여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에쿠스는 지난달 11일 출시 이후 4월 10일까지 한달만에 5,423대가 계약될 정도로 큰 호응을 보였다.
지난 주말까지 계약대수가 6천 대를 넘어섰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프로젝트명 VI로 개발에 착수해 3년여 간의 연구개발기간 동안 총 5천억 원을 투입한 신형 에쿠스.
소형차로 세계를 두드리던 현대차가 이제는 고급차로도 세계적 명차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현대차의 바람대로 ''세계 최고급 브랜드 차량과 경쟁 가능한 대한민국 대표 플래그십 모델''로 떠오르를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