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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권력과 싸우던 盧, 1년만에 ''완전히''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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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산 권력과 싸우던 盧, 1년만에 ''완전히''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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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를 버려달라"...홈페이지도 폐쇄키로...조만간 공식 사과할 듯

    노무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침내 검찰 수사에 두 손을 들었다. 혹시나 하는 일말의 기대를 버리고 자신을 욕하고 떠나라고 주문했다.

    노 전 대통령은 22일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올린 글을 통해 "저는 이미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져 있다"며 "여러분은 이 수렁에 함께 빠져서는 안된다. 저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퇴임 이후 세상과 대화하던 창이었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형님 노건평씨 구속으로 크게 휘청이고, 부인 권양숙 여사의 박연차씨 돈 수수 사실을 인정하며 한번 다운을 당했던 노 전 대통령.

    그러나 끊임없이 자신을 옭죄오는 검찰 수사에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다''는 글을 올리면서 특유의 ''뒤집기 한 방''이 있는 것 아니냐는 호기심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친구이자 심복이나 다름없었던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이 청와대 공금을 횡령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의(戰意)를 완전히 상실하고 주저 앉았다.

    화려한 귀향...현정권에 맞섰던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민의의 전당'' 국회에서 화려한 취임식을 거행한 지난해 2월 25일 오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 만큼은 아니지만 언론의 관심을 받으며 기차를 타고 고향 봉하마을로 내려갔다. 마을 사람들은 귀향하는 퇴임 대통령을 위해 잔치를 벌였고 전국에서 팬들이 몰려왔다.

    정부가 한미 쇠고기 협상을 급하게 타결하고 이에 대한 반발이 촛불 시위로 번지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석 달도 안돼 큰 위기를 맞았다.

    언론과 국민들은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노 전 대통령이 있는 봉하마을을 주목했다. 방문객도 쇄도해 지난해에 9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기도 했다. [BestNocut_R]

    촛불이 잦아들면서 전 정권에 대한 현정권의 공세가 시작됐다. 노 전 대통령은 정면으로 대응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현실정치 참여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쇠고기협상 책임론'', ''대통령기록물 유출사건'', ''쌀직불금 부당수령 은폐의혹'' 등...현정권과 전정권은 주제를 옮겨가면서 정면출돌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작은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선방했다. 전.현정권의 싸움에서 노 전 대통령을 지켜준 것은 도덕성이었다.

    도덕성을 바탕으로 정치개혁을 추진한 대통령이라는 ''트레이드 마크''로 인터넷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을 통해 세상과의 접촉면을 넓혀가는 사이 검찰은 한 번 사고를 쳤던 형님 노건평씨의 목을 조여오고 있었다.

    지난해 10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신이 기획해 세상에 선을 보인 고품격 토론 사이트 ''민주주의 2.0''에 올린 글을 올렸다.

    "(사정기관들이) 칼을 들고 나서기 시작했고 저와 가까운 사람들을 샅샅이 뒤지고 다닌다", "많은 사람들이 겁을 먹고 있는 눈치"라며 검찰 등 사정 기관을 정면 비판했다.

    그러나 한 달여 뒤 그렇게도 믿었던 형님이 세종증권 매각비리에 연루돼 구속됐다. 노 전 대통령은 방문객들에게 착잡하다는 말을 남긴 채 세상과 통하는 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서슬퍼렇던 분노가 참담함으로 바뀐 것이다.

    검찰 수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입법전쟁''과 ''용산참사'', ''연쇄살인범 강호순'' 등에 여론이 쏠린 사이 검찰의 포위망은 노 전 대통령 측근과 가족으로 좁혀졌다.

    정상문 청와대 공금횡령에 할말 잃어...."친구가 저를 위해 한 일"{IMG:3}

    이윽고 박정규 전 민정수석을 필두로 이광재 의원, 이강철 전 수석, 강금원 회장 등 ''노무현 사람들''이 검찰의 칼을 맞고 쓰러졌다. 안희정 최고위원과 서갑원 의원 등 다른 측근들도 치명상을 입었다.

    노 전 대통령의 수난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지난 7일에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씨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하며 사과했고 권 여사가 검찰 조사까지 받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아들 건호씨는 조카사위 통장에 입금된 박씨 돈 500만달러 최종 종착지 문제로 아직까지 검찰에 불려다니고 있는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이 영수증없이 사용할 수 있는 특수활동비 12억여 원을 빼돌려 보관하고 있던 사실이 드러나 구속되었다.

    "그는 저의 오랜 친구입니다. 그 친구가 저를 위해 한 일입니다. 제가 무슨 변명을 할 수 있겠습니까? 저를 더욱 초라하게 하고 사람들을 더욱 노엽게만 할 것입니다."는 말 속에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노 전 대통령의 심경이 그대로 묻어나 있다.

    한 때 ''정치개혁'', ''깨끗한 정치''의 상징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 이제 그는 모든 것을 놓은 채 시류(時流)에 몸을 맡긴듯 하다.

    노 전 대통령은 이제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죄하는 일만 남았다며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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