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포항CBS <김유정의 톡톡동해안> FM 91.5 (17:05~17:30)
■ 진행: 김유정 아나운서
■ 제작: 김선영PD
■ 대담: 한동대학교 언론학회 언로너스 허윤 학생
◇ 김유정> 청년들과 함께하는 최신정보수다, 청정수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동대학교 언로너스 '허윤' 학생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허윤> 안녕하세요. 한동대학교 허윤입니다.
◇ 김유정> 네, 오늘은 어떤 주제를 준비하셨나요?◆ 허윤> 오늘은 'MZ세대의 깊이 있는 디깅 생활'에 대해 준비했습니다.
◇ 김유정> 디깅이란 단어를 뉴스와 SNS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허윤> 디깅(Digging)이란 본래 채굴이나 채광같이 깊이 파묻혀 있는 것을 캐내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선호하는 것을 깊이 파고 들어가는 활동을 표현하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주로 MZ세대 사이에서 이러한 모습이 자주 관찰되고, 소비활동만이 아니라 취미생활에서도 '디깅'이 나타나는데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깊이 파고 들면서 자아실현과 성취감을 경험하는 것으로도 이어집니다.
예전에는 디깅이 단순히 흥미 있는 분야를 더 잘 알기 위해 검색해 보는 행위를 가리켰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디깅은 예술, 식품,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며 관련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에 들어섰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깊이 파고 들면서 자아실현과 성취감 경험하는 '디깅(Digging)'. 디깅매거진 캡처◇ 김유정> 그래서 오늘 주제에 "깊이 있는"이라는 말이 들어갔군요. 특정 분야를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을 표현하는 단어는 예전에도 있었는데요. 예를 들면 '마니아'란 용어가 있죠. 마니아와 디깅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허윤> 말씀해 주신 대로, 마니아는 열광적으로 무엇인가 좋아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반면 디깅은 선호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소비하고, 관련된 지식을 쌓고, 지속적으로 향유하는 등 총체적인 과정을 가리킵니다.
특정 분야를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을 뜻하는 '마니아'. iStock 캡처◇ 김유정> 마니아는 사람, 디깅은 행위를 가리킨다는 점에서 다르네요. 예전에도 마니아들은 디깅을 했을 텐데, 최근 들어 MZ세대를 중심으로 디깅이 부각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허윤> MZ세대는 취향과 가치관을 중심으로 소비하는 경향성이 매우 강한데요. 자신의 취향이나 가치관에 딱 맞는 제품을 찾고, 정보를 모으고, 자신과 비슷한 취향의 사람들끼리 소통합니다. 여기에서 제가 지난 시간 소개했던 '태그니티'와 연결되는데요. 태그니티와 디깅 모두 취향과 가치관 중심의 소비가 두드러지는 MZ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소비 트렌드입니다.
그리고, MZ세대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깊이 있게 알아가는 과정을 하나의 놀이로 여깁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디깅이 마니아라는 소수의 활동에 국한됐다면, 최근에는 누구나 관심 있는 분야만 있다면 참여할 수 있는 보편적인 활동이 된 것이죠.
코로나19도 디깅이 부각되는 데 영향을 줬습니다. 코로나19가 전파되면서 집에만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타인과의 접촉이 줄어들었습니다. 이러한 고단한 일상에서 '사소한 기쁨'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새로우면서도 안전하고, 자신이 지속적으로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는 활동에 대한 갈증이 커졌는데요. 그래서 디깅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됐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 김유정> MZ세대가 디깅을 통해 새로운 소비문화를 구축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실제로 MZ세대가 소비활동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고 하는데요.◆ 허윤> 네, 맞습니다. MZ세대가 소비활동에 미치는 영향력의 수준은 통계 수치 상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울시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MZ세대는 서울특별시 인구의 35.5%를 차지하는 가장 큰 세대 집단이었습니다. 또, MZ세대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67.2%로 부모 세대의 경제활동 참가율인 13.4%를 훨씬 능가했습니다. MZ세대의 경제활동이 늘어나면서 새롭게 등장한 디깅도 하나의 소비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울특별시 인구 중 가장 큰 세대 집단인 MZ세대. 국민일보 캡처◇ 김유정> MZ세대가 소비활동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한 만큼 기업도 마케팅에 디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을 것 같아요.◆ 허윤> 그렇습니다. 기업은 디깅을 마케팅의 일환으로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요. 특히 중고거래 플랫폼은 디깅 소비를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MZ세대가 선호하고 많이 검색하는 브랜드를 메인 화면에 보여줍니다. 또, 브랜드를 기반으로 상품을 배치해서 MZ세대 고객의 디깅을 강화합니다.
취향 기반의 중고거래 플랫폼이 발표한 2021년 상반기 중고거래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만 약 774만 건의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하루 평균 4만 3000건의 거래가 이뤄진 셈입니다. 취미 관련 거래량은 2020년에 비해 91%나 증가했습니다. 중고거래 되는 품목은 골프, 캠핑, 낚시, 등산, 피규어, 인형, 생활용품 한정판 스니커즈 등 다양했습니다.
취미 관련 거래가 대폭 증가한 중고거래 현황. 번개장터 캡처특히 한정판 스니커즈는 디깅 소비가 다른 영역으로 확장된 것을 잘 보여주는데요. MZ세대 고객이 한정판 스니커즈를 디깅하던 중 원하는 제품을 찾지 못하면, 커스터마이징에 나서기도 합니다. 본인이 직접 자신이 원하는 스니커즈를 제작하는 것이죠. 이러한 MZ세대의 성향을 반영해서 한 신발 브랜드는 커스터마이징을 도입해서 고객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색상과 소재를 고르면 '맞춤 제작'을 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도입한 신발 브랜드. 클래스 101 캡처◇ 김유정> 앞서 디깅을 소개할 때에는 소비활동만이 아니라 취미생활에서도 디깅이 나타난다고 했는데요. 지금까지 이야기를 들어보면, 꼭 돈을 써야만 디깅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디깅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허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취미로 인기를 끌고 있는 캠핑, 차박, 골프 등 장비가 따로 필요한 취미생활에도 디깅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장비를 구입하려면 비용이 크게 들다 보니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디깅은 돈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부담이 들 수도 있는데요.
이처럼 소비활동과 취미생활이 결합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장비가 필요하지 않은 취미생활을 누리면서도 디깅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발매한 모든 음악을 플레이리스트에 넣고 듣거나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모두 빌려 탐독하는 것도 일종의 디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유정> 허윤 학생도 디깅을 해본 경험이 있나요?
◆ 허윤> 네, 저는 지금도 디깅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하고, 취미생활로 삼고 있는데요. 쉬는 시간에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가만히 앉아서 한 아티스트의 음악을 시대별로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디깅을 통해 취미생활을 즐겁게 누리고 있습니다. 저만의 플레이리스트가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괜스레 뿌듯한 느낌도 듭니다.
장비 필요없이 플레이리스트 만들어 음악 감상하는 것 또한 디깅의 일종. 네이버 VIBE(일러스트레이터 류군) 캡처◇ 김유정> 지금까지 디깅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허윤 학생은 디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허윤> 디깅을 하다 보면 즐겁고 뿌듯합니다. 하지만 디깅의 가장 큰 힘은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것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깊이 파고 들면서 정보를 모으고, 취향과 가치관에 부합하는 제품이 늘어나면서 만족감을 느끼는 것은 디깅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죠. 또, 취미생활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자아실현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도 디깅의 장점입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으면 디깅에 참여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디깅하는 캠핑, 차박, 골프 등이 좋아 보여서 따라 한다면 지속적으로 이어 나갈 수 없고, 좋아하지 않는 것에 돈을 헛되이 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좋아 보이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구분해야 오랫동안 행복하게 디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유정> 오늘 청년들과 함께하는 최신정보수다, 청정수 시간은 'MZ세대의 깊이 있는 디깅 생활'을 주제로 이야기 나눴습니다. 한동대학교 허윤 학생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허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