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지인 리스크'와 관련해 야당의 '비선' 프레임을 정면 공격하고 나섰다. 그간 수세적인 해명에서 변화된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의 6촌 외가 친척이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는 것과 관련해 "공적 조직에서 공적 업무를 하는 분을 두고 비선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명백한 오보이자, 악의적 보도"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비선이라는 것은 공적 조직 내에 있지 않을 때 성립되는 것"이라면서 "공적 조직에서 공적 업무를 하는 사람에게 비선이라는 악의적 프레임을 씌우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관련 내용에 대한 의미를 축소하거나 배경을 상세히 설명하는 데 주력해왔다.
이원모 인사기획비서관의 배우자 A씨가 나토 정상회의 일정에 참여했던 것과 관련해선 "(A씨가) 단 한 차례도 김건희 여사를 수행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은 뒤 "민간인이라도 외교부 장관 결재를 통해 기타 수행원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김 여사가 지난달 봉하마을을 찾아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을 당시 김 여사의 지인이 동행했던 것에 대해서도 "김 여사의 지인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며 "그저 노무현 전 대통령을 함께 추모했을 뿐"이라고만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는 '비선' 프레임에 대해 "명백한 오보이자, 악의적 보도"라고 강하게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같은 변화는 야당의 과도한 '비선 프레임'을 서둘러 불식시켜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도 "민간인 신분으로 A씨가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5층 부속실을 매일 드나들며 김 여사의 일정과 의전 등을 챙겼음이 드러났다"며 "대통령실 내부에서 '여사 특보'로 불렸다는데, 공식 직함이 없는 사람이 특보로 불리는 게 바로 비선"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야당이 대통령 부부에 대해 '비선 프레임'을 덧대려고 하자 대통령실은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진환 기자대통령실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적법하게 일하는 사람들에게 비선의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부당한 정치 공세"라며 "그간 최대한 겸손하게 설명해왔지만 악의적인 왜곡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6촌 선임행정관의 경우, 대선 때부터 출입했던 기자들은 많이 알고 있었고 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비선 프레임'을 씌워 내부에서는 당혹스러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언론 지형이 우리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팩트를 왜곡해 보도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면서도 "지지율이 높지 않은 현실에서 만의 하나 실수라도 나오면 직격탄이 될 수 있기에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