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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국민당 주석이 던진 폭탄 "'92 공식은 합의없는 합의"…中 발끈

대만 국민당 주석이 던진 폭탄 "'92 공식은 합의없는 합의"…中 발끈

핵심요약

차기 총통 선거 관심있는 주리룬 주석
워싱턴 방문해 "국민당은 항상 친미…92합의는 창의적 모호성'
발끈한 중국 "친미 반중의 길에서 민진당과 대결하면 져"

지난 2015년 시진핑과 악수하는 주리룬 현 국민당 주석(왼쪽). 자유시보 캡처지난 2015년 시진핑과 악수하는 주리룬 현 국민당 주석(왼쪽). 자유시보 캡처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미·중간 합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중국을 자극하고 있는 가운데 대만의 야당인 국민당 주석도 미국을 방문해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발언을 쏟아냈다.
 
2일부터 8일까지 미국을 찾은 주리룬 국민당 주석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를 방문해 "국민당은 언제나 친미 성향이었고 중국과 대화에 적극적이면서도 대만의 방어에 전념해 왔다는 점에서 친중이라는 꼬리표를 붙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대만이 다시 논의의 초점이 되었으며 베이징의 비슷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국민당은 양안 관계를 안정시키고 위협을 줄이며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베이징과 "원칙에 입각한 교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연설이 끝난 다음이었다. 그는 언론에서 연설에 없는 1992년 합의에 대해서 물었을 때 "창의적 모호성"이고 "합의없는 합의"라고 답했다.
 
이른바 92공식으로 불리는 1992년 합의는 중국과 대만의 정부 간 접촉이 아닌 반관영기구 사이의 회담에서 공유된 내용으로 '양안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인식을 같이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각자 해석한다는 합의다.
 
중국은 92공식을 근거로 '하나의 중국' 원칙에 입각해 대만을 통일한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그나마 얘기가 된다는 국민당 주석이 미국에 가서 애매하게 말하자 발끈하고 나섰다.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마샤오광 대변인은 9일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며 양안의 문제는 양안 동포의 가족 문제이며 가족이 처리해야하며 외부인이 필요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양안관계가 날로 복잡해지고 긴장되는 상황에서 양안 관계의 발전에 헌신하는 모든 당, 기관, 개인은 냉정한 정신을 견지하고 넓은 시야를 갖고 역사의 바른 편에 서야 한다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의 불만은 더 노골적이었다. 글로벌타임스는 10일 사설에서 국민당이 친미·반중의 길에서 민진당과 경쟁한다면 지는 수밖에 없다며 이 길의 끝은 대만 독립의 벼랑이라고 쏘아 붙였다.
 
주리룬은 지난해 9월 주석 선거에서 변화를 통한 정권 창출을 내세우며 장치천 주석을 누르고 당수에 올랐다. 그는 2016년 총통 선거에서 차이잉원 현 총통에 참패한 적 있으며 2024년 차기 총통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당은 총통선거에서 연거푸 지고 2020년 총선에서도 대패한데다 미중 갈등 구도 속에 중국의 위협이 가중되면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주 주석의 미국에서의 발언은 이런 당의 상황과 차기 대권 출마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당내에서 반대파들의 강한 비판에 부딪히는 등 대만 내에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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