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 20주년을 맞아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월드컵 레전드 올스타전'에서 2002레전드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한일 월드컵 레전드팀은 30살이 어린 14세 이하(U-14) 팀을 상대로 진지하면서도 즐거운 축구 맞대결을 펼쳤다.
박지성을 비롯한 이영표, 김병지 등 2002 레전드팀은 5일 서울월드컵 보조경기장에서 U-14팀과 8 대 8 이벤트 경기를 펼쳤다.
킥오프 직전 20년 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끌었던 레전드팀이 소개되자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힘찬 박수를 보냈다. 사령탑은 그때처럼 거스 히딩크 감독이 맡았다. 여자 축구대표팀 에이스 지소연(수원FC 위민)도 현역 선수로는 유일하게 레전드팀 유니폼을 입었다.
레전드팀을 상대하는 U-14팀 선수들은 긴장감이 역력한 눈치였다. 그러면서도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며 수줍어 했다. 특히 응원차 경기장을 찾은 에드빈 판데르사르 야약스 대표와 악수를 나눌 때는 함박 미소를 보였다.
2002 레전드팀은 골키퍼 김병지를 포함 이영표, 최진철, 오범석, 송종국, 이을용, 조원희, 지소연을 선발로 출전시켰다. U-14팀은 골키퍼 최주호와 박재민, 박성현, 김도연, 박병찬, 김예건, 한승희, 전민승이 맞섰다.
전반 시작 2분. U-14팀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공을 골키퍼 김병지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공이 U-14팀 김예건 앞에 떨어져 곧바로 선제골을 허용했다. 너무 이른 시간 터진 골이라 김병지도 멋쩍은 듯 웃어 보였다. 이후 김병지는 골문을 비워 놓고 드리블을 해 웃음 폭탄을 터뜨렸다.
2002레전드팀 이영표가 역전골을 넣은 후 거스 히딩크 전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레전드팀도 전반 8분 이영표의 패스를 받은 이을용의 만회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쉬엄쉬엄 경기를 풀 수도 있었지만 레전드팀은 반쯤 진심을 섞어 선수들을 상대했다.
전반 10분 히딩크 감독은 첫 교체 카드를 꺼냈다. 동점골을 넣은 이을용을 빼고 김형범을 투입했다. 이어 최진철이 교체될 때는 히딩크 감독이 다리를 주물러주며 주변을 웃게 했다. 조원희는 거친 태클 후 가랑이 사이에 공을 끼우는 반칙을 했지만 오히려 심판에게 항의하는 퍼포먼스도 잊지 않았다.
가장 진심이었던 것은 송종국이었다. U-14 선수들을 상대로 거친 몸싸움을 걸며 상대를 도발했다. 필요할 때는 개인기로 아끼지 않았다. 이영표와 지소연도 부지런히 경기장을 뛰어다녔다.
후반 8분, 이영표는 송종국의 패스를 받은 뒤 역전골을 터드린 후 히딩크 감독에게 달려와 안겼다. 히딩크 감독도 옆에 앉아 있던 박지성을 일으켜 세운 뒤 함께 안으며 2002년 감동을 재연했다. 이어 후반 14분 지소연까지 골을 터뜨려 3 대 1로 앞서갔다.
후반 19분 U-14팀도 이시영의 만회골로 한 점을 따라왔다. 3분 뒤에는 이지호의 동점골로 3 대 3이 됐다. 결국 U-14팀은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정태환이 역전골을 터뜨려 4 대 3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