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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공무원의 영혼과 윤석열식 실용주의



칼럼

    [칼럼]공무원의 영혼과 윤석열식 실용주의

    6개 정부에서 장차관과 총리를 맡는 한덕수 지명자
    문재인 정부 비판은 의외
    영혼의 탄생이 아닌 국정운영의 소신이길
    공직자에게 영혼을 강요하는 정치권 갈라치기 없어야
    지방선거 앞두고 고민하는 공직자들에게 모범사례 되길

    윤석열 정부의 첫 신임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덕수 전 총리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바라보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윤석열 정부의 첫 신임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덕수 전 총리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바라보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공직자에게는 영혼이 없다'라고 말한다.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영혼이 없는 것'이 아니라 '없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덕수(73) 전 총리처럼 관운이 강한 공직자도 드물다.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공직생활 40여년 동안 요직을 섭렵했고 장차관을 쉼없이 지냈다.
     
    김영삼 정부 때 특허청장과 통상부 차관을 시작으로 김대중 정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청와대 수석을 지냈다. 노무현 정부에서 총리를 맡았고 이명박 정부에서는 주미대사를 지냈고 박근혜 정부에서도 무역협회장을 했다.
     
    국회에서 인준을 받게 되면 6개 정부에서 차관급 이상을 지내는 그야말로 직업이 장차관에 총리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김종필, 고건 총리에 이어 보수와 진보 정권을 넘나들며 총리에 오르는 세 번째 인물이 된다.
     
    그래서, 한덕수 총리 지명자에게는 중도라는 색깔표시가 붙는다. 그런데, 중도라는 말은 보수와 진보의 한 가운데라는 말도 되지만 정치적 색깔이나 입장이 없다는 시선도 맞다.
     
    당선인 주변에서는 신선함이 없는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국회 인준을 생각하면 '신의 한 수'라는 분석이 많다. 민주당도 인준에 무작정 반대하기 난감한 상황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한덕수 지명자를 향해 "정파와 무관하게 실력을 인정받은 분"이라고 표현했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서울 상대를 수석졸업했으며 하버드대에서 석박사를 지냈으니 잠재력 능력은 의심할 수 없다.
     
    그러나, 공직을 수행하면서 정권의 철학과 자신의 소신이 항상 일치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한덕수 총리가 그런 소신을 발휘했다는 기록은 거의 없다.
     
    항상, 현재 정부의 국정철학에 맞춰 무난하고 유연하게 일해온 셈이다.
     
    한덕수 총리는 3일 지명을 받자마자 윤석열 정부의 코드에 맞췄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무리한 정책"이라고 지적했고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으며 최저임금도 급히 올려 문제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에게 갑자기 영혼이 생겨난 것일까? 한덕수 총리 지명자가 지명받는 자리에서 물러나는 정부를 대놓고 비판한 것은 의외다.
     
    문재인 정부의 소주성과 탈원전, 최저임금제가 많은 부작용을 노출했지만 기왕이면 새 총리로서 자신의 4대 중장기 과제를 강조한 것으로 갈음했어도 좋았을 것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동 한국생산성본부 건물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첫 출근을 하며 본격적인 청문회 대비를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동 한국생산성본부 건물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첫 출근을 하며 본격적인 청문회 대비를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한덕수 총리 지명자는 지명 소감에서 "협치와 통합에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지명자는 윤석열 정부의 실용주의 인사관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윤석열 당선인이 한덕수 전 총리를 다시 총리로 지명한 것은 호남 출신이라거나 진보 정부에서 중책을 맡았던 경력에 무게 중심이 가서는 안된다.
     
    오로지, 한 지명자의 능력과 정파적 입장에 휩쓸리지 않는 업무 스타일을 평가한 것이어야 한다.
     
    윤석열식 실용주의에 계속 파란불이 켜지려면 이같은 기조가 계속 유지돼야 한다.
     
    윤석열 당선인이 한덕수 전 총리를 지명한 것은 그의 영혼을 본 것이 아니라 그의 능력을 본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은 영혼의 탄생이라기보다 국정운영의 소신이어야 바람직하다.
     
    공직자에게 영혼을 강요하는 권력과 정치권의 갈라치기가 더 이상 공직사회를 위협하지 않아야 한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고위 공직자들이 옷을 벗는 경우를 수없이 많이 봤고 반대로 정권이 교체되면 다시 복권되는 공직자도 늘었다.
     
    두 달 뒤 전국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지방정부에서도 대대적인 권력교체가 이루어질 것이다.
     
    한덕수 총리의 재기용이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영혼을 두고 고민하는 많은 공직자들에게 모범사례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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