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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대선 투표한 10代…"차악 고르는 느낌, 고민 컸죠"



사건/사고

    첫 대선 투표한 10代…"차악 고르는 느낌, 고민 컸죠"

    선거연령 하향으로 만 18세부터 투표 가능
    "어른이 된 기분" "책임감 느껴 공약 찾아봐"
    유권자 중 10대 2.2%…"10대 위한 정책 많아지길"

    지난 4일 서울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지난 4일 서울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뭔가 제가 어른이 된 기분이고 우리나라를 위해 힘을 쓸 수 있는 정도의 나이가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지난 4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이윤재(18)군은 생애 첫 투표를 하고 난 뒤 이같이 말했다. 이 군은 "본투표 날에는 바쁠 것 같아서 미리 투표를 하러 왔다"며 "코로나 때문에 지금 상황이 안 좋은데 이를 잘 헤쳐나갈 것 같은 지도자를 뽑았다"고 밝혔다.

    2019년부터 선거 연령이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낮아지면서 이번 대선에는 2004년 3월 10일생까지 투표를 할 수 있게 됐다. 만 18세의 경우 고등학교를 갓 졸업했거나 현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전체 유권자 4419만 7692명 중 10대(만 18~19세)는 98만 546명으로 2.2%에 달한다.

    투표할 나이가 되자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이 군은 "부모님은 (제가) 투표했으면 하는 분이 있었는데 저는 다른 사람을 뽑았다"며 "솔직히 제가 뽑은 사람이 대통령이 될 거라고 보지는 않지만 소신 투표를 했다. '최선보다는 최고가 더 좋다'는 생각으로 떨어지더라도 제 한 표를 꼭 의미 있게 드리고 싶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 후보들의 공약 중 일자리와 관련된 공약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면서도 "다만 일자리를 늘려주더라도 IT산업 등 국가를 위해 필요한 직업보다는 그냥 사람들이 쉽게 얻을 수 있는 일자리들을 많이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역 사거리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한형 기자서울 서대문구 독립문역 사거리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한형 기자
    또 다른 투표소에서 만난 박모(18)군은 "처음 하는 투표니까 잘 알아보고 하려고 했다"며 "뿌듯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제 손으로 직접 뽑는 거니까 책임감이 많이 느껴졌다"며 "얼마 전까지 고등학생이었어서 유튜브로 대선 후보의 교육 관련 공약을 주로 봤는데, 이를 근거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다만 "10대 유권자가 전체에서 많이 적다 보니까 10대를 위한 공약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교육 관련 공약도 추상적으로만 나와 있고 구체적인 부분에서는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새 대통령은) 교육 관련 개선을 좀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긴 투표 행렬 사이에서 본인의 차례를 기다리면서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등 첫 투표의 설렘을 기록했다. 투표가 끝나고는 투표소 이름이 적힌 곳 앞에서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서울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서울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오전 7시 30분쯤 사람이 붐비기 전에 투표소에 도착했다는 조은서(18)양은 "학교에서 학생회장 투표하는 것처럼 간소하게 빨리빨리 진행돼 생각보다 아무렇지도 않았다"면서도 "생각보다 안내말이나 이런 게 없어서 조금 당황스럽긴 했다"고 첫 투표 소감을 밝혔다.

    조 양은 "제 첫 투표이기도 하고 앞으로 제 삶에 투표가 많이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을 해서 최대한 저한테 불이익이 없을 만한 후보를 고르려고 했다"며 "이번 투표는 최선을 고르는 게 아니라 약간 차악을 고르는 느낌이라서 고민을 조금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출산율이 굉장히 많이 떨어지고 있다. 제가 여자다보니까 어쩔 수 없이 저출산과 관련한 공약에 눈이 많이 가게 됐다"며 "또 제가 나이가 조금 더 들면 집을 구하게 될 테니까 주택 공약 같은 것도 매우 눈여겨봤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는 사실 대선 토론 같은 게 훨씬 더 많이 있었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정책이나 이런 걸 홍보하기보다는 서로 공격하는 것을 뉴스에서 너무 많이 봤다"며 "이번 대선에서는 특히 대선 토론이 적게 이뤄진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10대들은 SNS를 통해 후보들의 생각이나 공약 등을 살펴보기도 했다. 서대문구 신촌동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A(19)군은 "선거가 처음인데 뽑을 사람이 없었다"면서도 "그럼에도 제 한 표는 소중하니까 투표하러 왔다. 선택하기 전 후보들의 공약이랑 각 SNS 계정도 들어가봤다"고 말했다.

    A씨는 "그 중에서도 제 입장에서 가장 눈여겨본 것은 여성가족부 관련 공약이었다"며 "어느 후보가 대통령이 되든 공약을 뒤엎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투표소에서 만난 김모(19)군 또한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갖고 정치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짜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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