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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적으로" 코트 빛내는 화려한 기술, 김선형에게는 기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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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능적으로" 코트 빛내는 화려한 기술, 김선형에게는 기본기다

    프로농구 서울 SK 김선형, 현대모비스 상대로 역전 '플로터'
    "수비 성공한 팀 위해 책임감 느껴…기술은 본능적으로 나와"
    KBL의 '기술자' 김선형 "농구 스킬 배우는 어린 아이들 많아"

    서울 SK 김선형이 울산 현대모비스 이현민을 앞에 두고 플로터를 시도하고 있다. KBL 제공서울 SK 김선형이 울산 현대모비스 이현민을 앞에 두고 플로터를 시도하고 있다. KBL 제공
    프로농구 서울 SK의 간판 가드 김선형은 2011년 KBL 데뷔 때부터 특별한 선수였다. 다양한 드리블 기술과 플로터 등 감각적인 플레이로 농구 팬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당시 리그에는 그런 기술을 갖춘 선수를 보기가 어려웠다.

    김선형은 지난 4일 오후 울산에서 열린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 원정경기 승패가 걸린 마지막 승부처에서 자신의 '스킬 본능'을 마음껏 발휘했다.

    김선형은 SK가 1점 차로 뒤진 4쿼터 종료 1.4초 전 플로터를 성공시켜 94대93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직전 수비 성공 이후 리바운드를 잡은 안영준이 김선형에게 공을 건넸을 때 경기 종료까지 9초가 남았다. 김선형은 드리블하며 공격 코트로 전진했다.

    이때 SK의 스페이싱은 완벽했다.

    최준용은 오른쪽 베이스라인 부근에 자리를 잡았고 안영준은 김선형과 함께 달리다가 왼쪽 45도 지역에 섰다. 두 선수의 외곽슛 능력을 감안하면 현대모비스는 김선형에게 도움수비를 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김선형보다 키가 작은 이현민이 그를 막아야 했다.

    김선형은 "1점 차 지고 있는 마지막에 우리 선수들이 수비로 공격권을 가져왔다. 선수들이 만들어준 공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슛을 넣어야겠다, 옆에 동료들이 비어있든 아니든 내가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 김선형은 자신의 장점을 아낌없이 꺼내들었다.

    먼저 크로스오버 드리블로 돌파를 시작했다. 이현민이 빠르게 다가오자 곧바로 두 발을 지그재그로 밟는 유로 스텝을 시도했다. 이현민을 제치고 슛을 던질 공간을 확보했다.

    김선형의 마지막 선택은 플로터였다. 정석적인 자세로 슛을 던지지 않고 몸이 가는대로 리듬을 타며 자연스럽게 한 손으로 공을 높게 띄웠다. 김선형의 손에서 떠난 공은 종료 1.4초를 남기고 림을 통과했다.

    김선형은 "크로스오버 드리블을 왼쪽 방향으로 쳤는데 수비가 확실하게 뚫리지 않은 느낌이라 본능적으로 유로 스텝을 밟았다. 유로 스텝 이후 (정석적인 자세로) 슛을 쏠 수 없기 때문에 자밀 워니가 쏘듯이 자연스럽게 바로 플로터가 나왔다"고 말했다.

    KBL의 '기술자'로 불리는 김선형의 진가가 발휘된 장면이었다.

    프로농구 서울 SK의 '플래시' 김선형. KBL 제공프로농구 서울 SK의 '플래시' 김선형. KBL 제공
    아무리 개인기를 연마해도 실전에서 바로 활용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농구의 공격 기술은 수비의 움직임과 위치에 반응해서 나오기 때문이다. 따라한다고 바로 되는 게 아니다. 반복된 연습과 훈련으로 기술이 몸에 익숙해져야 한다.

    김선형이 팀 승패가 걸린 마지막 공격권에서 다양한 기술을 쏟아낼 수 있었던 이유는 크로스오버 드리블과 유로 스텝, 플로터 등의 기술이 그에게는 기본기였기 때문이다.

    다양한 개인 기술은 선수를 발전시키고 팀 득점력에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 스킬에서 비롯되는 화려한 플레이는 농구 팬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KBL을 보는 팬들은 국내농구가 지금보다는 조금 더 화려하고 박진감이 넘치기를 원한다. 김선형이 이 리그에서 변함없이 특별한 존재인 이유다.

    김선형은 농구 기술과 관련한 관점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선형은 "앞으로 한국 농구가 기술적으로 발전을 많이 할 것 같다"며 "스킬트레이닝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고 가서 보면 중고등학생이나 초등학생들이 고급 기술을 벌써부터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인 때는 나와 같은 유형의 선수가 많지 않아서 제가 부각된 것 같은데 지금은 리그에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며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드리블을 굉장히 잘하는 아이들이 프로에 오면 다양하고 화려한 기술이 기본적으로 KBL 무대에 깔리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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